2023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행사로 열린 부천영화제 괴담캠퍼스 피칭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김영덕 마켓위원장 내정자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행사로 열린 부천영화제 괴담캠퍼스 피칭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김영덕 마켓위원장 내정자 ⓒ 부산영화제 제공

 
부산국제영화제가 집행위원장을 정하지 못한 채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위원장에 김영덕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내정했다.
 
부산영화제는 2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집행위원장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중요한 가치로 판단한 '세대교체'에 부합하는 지원자가 없어 적격자 없음으로 재공고를 실시하고,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위원장은 임추위의 2배수 후보 추천과 이사장의 최종 추천을 거쳐 김영덕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가 단독 후보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김영덕 신임 마켓위원장 후보는 영화산업의 기획∙투자∙제작∙배급 업무를 두루 거친 베테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프로그램 팀장, 아시아필름마켓 마케팅팀장 등을 거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를 역임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운영위원이기도 하다.
 
2002년 류빙지엔 감독 <크라이우먼> 제작을 시작으로 2008년 홍상수 감독<밤과 낮> 프로듀서, 2012년 박루슬란 감독 <하나안>을 제작했고, 2020년 <미싱타는 여자들> 제작투자를 담당했다.
 
대학 시절 미학을 전공했고, '노동자문화운동연합'의 영화분과 '11월 13일' 회원으로 활동했다. 민중영화 <파업전야>에 탄압 대응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가 만들어졌을 때는 '연구위원회'에 참여했다. '영화공간 1895'에 영화 강의를 듣는 등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영화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출범한 아시영화연대기구(AFAN. Asian Film Alliance Network)의 결속을 다지는 포럼 등의 행사를 부천영화제에서 개최했고, 아시아 주요 국가의 영화산업을 조명한 자료집을 준비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범아시아영화의 조직화에 부천영화제의 역할이 도드라지면서 부산의 비중이 약화되는 모습이었으나, 이번에 부산영화제 마켓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아시아영화의 주도권을 부산이 계속 쥐게 될 전망이다.
 
임추위 권한 적정성 논란은 여전
 
하지만 최종적으로 집행위원장 선임이 불발되면서 부산영화제 집행부 구성은 늦어지게 됐다. 부산영화제 측에 따르면 집행위원장에는 7명,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위원장에 5명, 이사와 감사에는 각각 57명과 3명이 지원하는 등 영화∙영상산업, 학계, 지역사회 등의 관심이 상당했다고 한다.
 
임추위 측은 '자격요건의 각 항목에 대한 신중하고 면밀한 심사과정을 거친 결과 집행위원장 지원자 중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는 입장이나, 영화계 일부에서는 자의적인 기준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세대교체만을 강조해 오랜 기간 누적된 해외 영화계의 네트워크와 경륜 등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는 임추위에 대한 우려와 비판은 이미 여러 곳에서 제기된 바 있다. 실권 없는 이사장에 힘이 실리게 되는 집행위원장 구조가 비정상적이고, 인사권마저 외부 인사들이 좌우하려는 태도에 일부 영화계 인사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관련기사 : 무거운 짐 떠안은 부국제 박광수 이사장 "영화계 상황 어렵다").
 
국내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일부 임추위원에 대해 "지난해 부산영화제 논란 때 갈등과 분열의 언어로 마구잡이 비난에 열을 올렸던 사람이 임추위원을 맡은 게 이해가 안 된다. 본인이 사양했어야 하는 것 아니었냐"며 불신을 나타냈다.
 
한편 부산영화제 측은 "3월 4일(월)에 개최될 임시총회를 통해 2024년도 사업계획안과 예산안을 승인하고 마켓위원장, 이사, 감사를 선출한다"며 "집행위원장 재공고는 3월 7일(목)부터 19일(화)까지 진행되고,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쳐 4월 중 개최될 임시총회를 통해 선출을 완료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영화제 김영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