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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마음>
▲ 책표지 <도전하는 마음>
ⓒ 최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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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온 '니라이카나이'라는 출판사 상호가 특이합니다. 알아보니 '니라이카나이'는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전망대 다리(교량)입니다. 책표지의 디자인은 요즘 유행하는 책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책의 디자인은 조금 밋밋하지만 책의 주제와 이야기는 현재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글링 프로 퍼포머 김창행이 온 몸으로 써낸 책, <도전하는 마음>을 소개합니다. '니라이카나이' 한정윤 대표가 직접 번역하고 책을 펴냈습니다. 한 대표는 오키나와 대학을 졸업한 일본통입니다.

학생과 선생님, 모두가 힘들어 하는 곳이 오늘의 대한민국 학교입니다. 이 책의 저자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한국의 학생과 선생님이 한 번 봤으면 좋겠습니다. 시험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기운을 북돋아 줄 수 있을 듯 해서입니다.

어쩌면 왕따로 힘들어 하는 학생들에게 희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지만 일본의 학교를 다닌 저자가 왕따를 극복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왕따를 극복하고 자신의 관심과 적성을 살려서 세계적인 퍼포머로 거듭났습니다. 공연과 강의를 하면서 세계의 많은 학생들에게 자신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함께 소통하고 있습니다.

한국어판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만의 속도와 타이밍으로도 괜찮으니 어떤 일에 흥미가 생긴다면 조금이라도 좋으니 공부해보고, 조금이라도 좋으니 실제 부딪혀 경험해 보면 좋겠습니다.' (p7) 

왕따를 당하며 학교 친구들로부터 심하게 괴롭힘을 당하던 저자를 구해준 건 동네 아저씨 '사나다' 씨입니다. 다음은 마음고생이 심했던 저자의 마음에 깊숙이 박힌 '사나다'씨의 말입니다.

'인생을 지금만 보면 힘든 때일지 몰라도, 길게 보면 행복하다고 생각될 때가 분명히 올끼다. 그라이까네 죽는다거나 그런 건 절대 생각하지 마라!' (p65)
   
이 말을 믿고 '죽지 말고 살자' 라고 생각한 저자는 미니카와 요요를 거쳐서 저글링에 빠져들며 퍼포머의 길을 걷게 됩니다. 1985년생인 저자는 올해 39세입니다. '퍼포머'라는 직업이 생소하던 시절에 요요와 저글링에 몰입하면서 일본을 벗어나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무대를 경험합니다. 퍼포머로 성장한 비결에 대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담담하게 말합니다.

'뒤늦게 시작한 사람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하나로 매일 연습에 매진했다. 하루 일 중 1순위가 요요 연습이 되어 있었다.' (p77)

저자의 말대로 매일 매일 시도하는 습관 힘보다 강력한 것은 없습니다. 오늘 하루만 살 것처럼 미친 듯이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날마다 꾸준하게 반복하면 티끌모아 태산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학교 폭력으로 힘들어 하던 저자는, 하이퍼 요요에 흥미를 느끼고 매일같이 연습을 하면서 실력을 키웠습니다.

저자가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하이퍼 요요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았습니다. 장난감 회사가 주최하는 전국 하이퍼 요요 이벤트에도 참가했고, 학교 축제의 장기자랑 무대에서는 그동안 갈고 닦았던 난이도 높은 기술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렇게 학교 축제 무대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요요 연습에 매진하던 저자가 '저글링 숍' 을 발견하면서 '저글링'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책을 읽다보니 저글링 퍼포먼스가 궁금해졌습니다. 유튜브에서 '왕따 재일동포 소년, 저글링으로 세계를 품다 / YTN KOREAN' 영상(링크)을 찾아봤습니다. 가지각색의 저글링을 선보이는 저자의 표정을 보면 몰입과 집중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저자가 일본어로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면서 그가 재일 코리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일독을 권하는 책입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도전하는 마음 -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재일코리안 저글러의

창행. (지은이), 한정윤 (옮긴이), 기무라 유키히코 (구성), 니라이카나이(2023)


태그:#저글링, #왕따, #도전, #퍼포머, #재일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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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작은책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인물과 사상은 휴간 전까지 10년이상 구독했습니다. 책장에는 약 1천권 정도의 책이 있으며 한겨레출판, 개마고원, 인물과사상사, 한길사, 돌베게에서 나온 책이 많습니다. 좋아하는 저자는 김동춘, 박홍규, 유시민, 마광수, 박노자, 홍세화, 강준만, 박민영, 김규항, 고종석, 윤성근 등 입니다. 도서관에 놀러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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