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여자 일반부에서 우승한 경기도청 선수들. 왼쪽부터 설예지·설예은·김수지·김민지·김은지 선수.

15일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여자 일반부에서 우승한 경기도청 선수들. 왼쪽부터 설예지·설예은·김수지·김민지·김은지 선수. ⓒ 박장식

 
제105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경기도청 '5G'가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동계체전 2연패 달성은 경기도청이 지난 2018년과 2019년 연이어 세운 기록 이후 5년 만의 기록이다.

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로 구성된 경기도청 선수들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동계체전 여자 일반부에서 '라이벌' 강릉시청 '팀 킴'(스킵 김은정) 선수들을 결승에서 만나 8대 4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경기 중반까지 앞서나가지 못하며 고전했던 경기도청은 다득점을 만든 끝에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시즌 강릉시청과 부쩍 맞붙는 일이 많았던 경기도청. 특히 지난해 세계랭킹도 경기도청이 2위, 강릉시청이 6위까지 기록하며 두 팀은 최고의 시즌을 벌였다. 특히 지난 가을 투어 시즌부터 한국은 물론 캐나다, 스위스 투어에서 세 차례나 맞붙었지만, 선수들은 동계체전 결승전이 가장 쉽지 않았다며 진땀을 흘렸다.

모두가 예상했던 대진... 접전 끝 후반전 웃었다

이번 동계체전에서는 영건 선수들로 정비를 마친 전북특별자치도청이 실업팀 중 최연소인 2005년생 스킵 강보배의 활약으로 서울시청·의성군청을 차례로 뚫고 4강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강릉시청 '팀 킴'의 단단한 방어막을 뚫지 못하며 결승 티켓을 내줬다.

경기도청 역시 주니어 대표팀인 경일대학교 선수들을 준결승에서 만나 '성인 국가대표 대 주니어 국가대표'의 대전을 펼쳤지만, 경기도청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어렵지 않게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결국 모두가 예상하던 경기도청과 강릉시청의 결승 대진이 완성되었다.

경기도청이 우승한 지난해 6월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강릉시청 '팀 킴'과는 이번 시즌에만 벌써 네 번을 맞붙게 된 경기도청. 한국에서 열린 의성군수배 결승, 캐나다에서 열린 웨스턴 쇼다운은 물론 스위스 베른 레이디스 컵 결승전에서 맞붙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라이벌리가 펼쳐졌다.

승패도 팽팽했다. 의성군수배와 웨스턴 쇼다운에서는 강릉시청 팀 킴'이 승리를 거뒀고, 베른 레이디스 컵 결승에서는 경기도청이 승리를 거뒀다. 시즌 네 번째 맞대결은 한국선수권 못잖은 위치를 자랑하는 동계체전 결승다운 대전이었다.

전반까지는 팽팽했다. 강릉시청이 2엔드 선취점을 딴 이후 경기도청이 3·4엔드 두 점과 한 점을 연달아 득점하며 앞서나가는가 싶었다. 하지만 강릉시청은 5엔드 두 점을 얻어내는 데 성공, 앞서 내준 스틸의 아쉬움을 씻으며 3대 3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하지만 경기의 균형이 후반전에서 깨졌다. 6엔드 두 점을 얻으며 앞선가기 시작한 경기도청은 8엔드 두 점의 득점을 더 만든 데 이어 9엔드 한 점을 스틸하는 데까지 성공, 경기의 무게추를 자신들에게 맞췄다. '팀 킴' 역시 분전했지만 7엔드 한 점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점수 차는 넉 점 차. 서드 샷에서 이미 승리를 확정지은 경기도청 선수들은 강릉시청 선수들이 패배를 인정하는 악수를 건네자 이를 받은 뒤, 서로 포옹하며 5년 만에 세운 동계체전 2연패의 기쁨을 나눴다. 

"우승 항상 행복해... 세계선수권 최선을 다하겠다"
 
 15일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여자 일반부 결승전에서 경기를 마친 경기도청과 강릉시청 선수들이 서로 악수하고 있다.

15일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여자 일반부 결승전에서 경기를 마친 경기도청과 강릉시청 선수들이 서로 악수하고 있다. ⓒ 박장식

 
대회가 마무리된 후 만난 선수들은 후련함과 동시에 아깝게 도전하지 못했던, 그리고 정말 오래간만에 도전하는 세계선수권 무대에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김은지 스킵은 먼저 "우승은 항상 행복한 것 같다. 해도 해도 행복한 것 같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팀 킴'과의 경기는 언제나 쉽지 않다. 김은지 스킵은 "사실 '팀 킴'은 붙어도 붙어도 힘든 팀이고, 경기할 때마다 긴장을 많이 하는 팀"이라면서, "베른 컵 때보다 오늘 동계체전이 더 힘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동계체전 특유의 긴장감을 알 수 있는 답이었다.

베른 레이디스 컵 때에도 '팀 킴'을 상대해 승리했던 김은지 선수는 "우리만 잘하면 결승에서 '팀 킴'과 붙으리라고 생각했다. 서로 승리해야만 결승에서 붙는 대진이라, 우리만 잘하면 강릉시청은 워낙 잘하는 팀이라 무난히 결승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되돌아봤다.

오는 3월에는 캐나다 시드니에서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2020년에 이미 출전의 기회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현지에 가고도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김수지 선수는 "갈 길이 아직 멀다"면서, "조금 쉬고 남은 기간동안 집중해서 훈련을 하려고 한다. 세계선수권은 체력도 필요한 경기니, 더욱 집중해서 준비하겠다"는 훈련 계획을 전했다. 그러며 김수지 선수는 "이번 시즌 최고를 유지하는 팀으로 이번 시즌 마무리까지 가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올림픽도 경험한 김은지 선수였지만, 세계선수권 출전은 2016년 캐나다 스위프트커런트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김은지는 "그 때는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까마득하다"며, "그 때는 스위핑만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는 스킵으로 나가는 것이니 설렌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선수에게 기대되는 맞대결이 있을까. 김은지는 "'팀 레이첼 호먼'(캐나다)이 올해 그랜드슬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캐나다 국가대표 선발전인 스코티즈가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서 우승한다면 우리와 세계선수권에서 맞붙을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막내 서드' 김민지 선수는 더욱 도전적인 맞대결을 기대했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세계선수권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는 스위스의 '팀 실바나 티린초니'를 꼽은 김민지는 "티린초니에게 여러 번 졌던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티린초니의 우승을 끊어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청 선수들은 휴식을 취한 뒤 3월 캐나다 시드니에서 열리는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한국 첫 금메달'을 꿈꾸는 선수들은 2월 말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이어간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컬링 전국동계체육대회 경기도청컬링팀 강릉시청컬링팀 팀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