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십오야가 15일 새롭게 선보인 웹예능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

채널 십오야가 15일 새롭게 선보인 웹예능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 ⓒ 에그이즈커밍

 
지난해 "날것 그대로의 유튜브 콘텐츠" 덕분에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채널 십오야'(에그이즈커밍)가 2024년 신규  웹 예능 하나를 선보였다. 15일 본격적인 첫 회를 내보낸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따라>가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나영석 PD 주도의 웹 콘텐츠는 기존 나PD 제작 예능을 통해 인연을 맺은 연예인들이 중심 인물로 참여하는 경향이 강했다.   

단순히 밥 한 끼 먹는 내용으로 채운 <나불나불>만 하더라도 차승원, 유해진, 이서진, 정유미 등 그동안 tvN 예능을 빛내준 출연진들과의 즐거운 시간으로 채워졌다. 유튜브 생방송 또한 라미란, 신원호 PD, 피오, 세븐틴, 아이브 등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물들이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실시간 채팅 및 전화 연결로 재미를 키워준 바 있다.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따라> 역시 마찬가지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예능 <슬기로운 산촌생활> 등을 통해 이우정 작가 및 나영석 PD와 호흡을 맞춘 배우 김대명을 전면에 내세운 20여 분 남짓한 유튜브 프로그램이다. 기본 구성은 김대명이 추천하는 맛집 탐방이라는 흔한 소재로 꾸며졌다. 이 정도 초반 설계라면 크게 눈길을 끌기 어려울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는 첫 회부터 뭔가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내뿜는다.   

"조회수 안 나오겠는데?" 첫 만남 속 충격 발언(?)​
 
 채널 십오야가 15일 새롭게 선보인 웹예능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

채널 십오야가 15일 새롭게 선보인 웹예능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 ⓒ 에그이즈커밍

 
지난 8일 프리뷰 형식의 사전 미팅 영상이 공개되었고 왜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가 제작된 이유가 여기에 담겨져 있었다. 김대명은 사실 은근히 맛집 탐방을 자주하는 자신만의 취미를 갖고 있었다. 종로-광화문-경복궁-남대문-서울역 등 이른바 '사대문' 이내 오래된 식당, 주점 등을 섭렵해온 그의 휴대폰에는 빼곡히 업소 리스트가 쌓여있을 정도였다.  

대학 5수생 출신이었다는 그는 당시 수유리 집에서 버스 타고 종로로 나와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나름의 즐거움을 터득했다. 그러다가 호기심 차원에서 하나 둘씩 들러본 식당, 술집의 메뉴와 분위기는 그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 본격 제작에 앞서 김대명과 동행했던 최재영 작가 또한 서로 어색한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

이 프로그램의 책임자 나 PD는 "이 프로그램 조회수 안 나오겠는데?"라는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꼰대(?)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 문화 체험에 열을 올렸던 나영석으로선 다소 올드한 감성의 내용에 대한 우려를 살짝 드러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 찾아간 식당부터 제대로 나 PD의 취향저격을 이뤄낸다.

"이런 곳에 냉면집이?" 20분 분량 3곳 방문 파격 구성​
 
 채널 십오야가 15일 새롭게 선보인 웹예능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

채널 십오야가 15일 새롭게 선보인 웹예능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 ⓒ 에그이즈커밍

 
김대명의 맛집 탐방에는 힘든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많이 걸어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충무로-을지로-종로 등을 오가다보니 1차 들러 한잔 하고 도보로 장소를 옮겨 2차를 하는 등 제법 많은 체력 소모가 뒤따랐다. 대신 자연스럽게 술이 깨면서 맨정신으로 2차-3차를 치른다는 나름의 장점도 존재했다.  

불 꺼진 남대문 시장 골목 구석진 곳에는 오래된 냉면집이 자리잡고 있었다. 진한 육수로 예사롭지 않은 맛을 보여준 냉면부터 돼지기름으로 구워낸 빈대떡, 닭무침 등 독특한 메뉴는 자칭 '냉면 애호가' 나 PD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이어진 보너스 영상에선 옛날 분위기 물씬 풍기는 치킨집, 고 김광석의 공연 백보컬을 했었다는 사장님이 운영하는 작은 선술집 겸 라이브 카페가 소개되었다.  

특히 김광석의 사진, 노래로 채워진 선술집에선 상상 이상의 공연까지 열리면서 그의 노래를 좋아했던 나 PD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단 22분 짜리 영상으로 무려 3곳의 숨은 맛집을 찾아간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 덕분에 구독자들도 마치 흥겨운 회식 자리에 동석한 것 마냥 기분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프로 아닌 것 같애..." 반어법으로 드러낸 만족감​
 
 채널 십오야가 15일 새롭게 선보인 웹예능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

채널 십오야가 15일 새롭게 선보인 웹예능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 ⓒ 에그이즈커밍

 
먹방, 술방, 맛집 탐방 등은 유튜브 속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영상 소재다. 시청자들에게 맛의 대리 만족을 안겨주는 것 뿐만 아니라 "나중에 저기 가 봐야겠다" 등 호기심을 키우는 내용은 안정적인 조회수를 보장하곤 한다.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로선 얼핏 보기에 모험 대신 검증된 주제의 반복이라는 약점을 지닌 프로그램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그런데 김대명이라는 인물을 중심에 내세우면서 이 프로그램은 기존 먹방, 맛집 유튜브 예능과는 조금 다른 결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푸근하면서도 진솔한 그의 화법과 태도는 최불암, 김영철, 허영만 화백 같은 인물 이상으로 묘하게 영상을 주시하게 만든다. 단순히 옛 감성의 부활, 그 시절의 추억담 뿐만 아니라 마치 새로운 교양 예능 진행자를 발굴한 것 같은 느낌까지 선사하는 것이다. 

 <미생>과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작품 속 인물이 아닌, 평범한 손님의 위치로 찾아간 김대명의 도움을 받아 그곳에서 우리는 담백한 맛과 멋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었다. "이 프로 안 좋다. 꼰대 이미지 깨려고 노력했는데 이게 뭐냐"라며 김대명을 타박(?)하던 나영석 PD는 사장님과 가게 단골 손님들의 라이브 무대에 심취한 나머지 "이 프로 아닌 것 같애"라는 반어법적 표현으로 감탄할 정도였다.  ​

초보 유튜버 마냥 최소한의 장비외 제작인원만으로 완성된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는 뻔할 수 있는 소재로도 충분히 남들과 차별화된 내용과 볼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입증한다. TV와 유튜브 모두를 성공적으로 아우르는 '예능꾼' 나영석 PD로선 또 하나의 수작 웹예능을 탄생시켰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나영석 김대명 채널십오야 맛따라멋따라대명이따라 에그이즈커밍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