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치른 첫 공식 게임에서 귀중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전북 현대가 지난 시즌 불명예를 지우기 위해 새로 데려온 선수들의 실력이 출중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데려온 공격수 에르난데스가 벼락같은 결승골을 터뜨렸고, 라이벌 울산 현대에서 데려온 국가대표 오른쪽 풀백 김태환이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멋진 추가골을 도운 것이다.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가 2월 14일(수) 오후 7시 전주성에서 벌어진 2023-24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첫 게임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물리치고 8강으로 올라가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에르난데스, 김태환, 티아고, 이영재' 맹활약

어웨이 팀 포항 스틸러스의 박태하 신임 감독은 충북 청주 FC에서 데려온 조르지를 맨 앞에 내세워 기존 멤버 이호재와 강철 더블 타워를 구성했지만 그들은 상대적으로 잘 어울리지 못하고 따로 놀았다. 

반면에 홈 팀 전북 현대의 새 공격수 둘(에르난데스, 티아고)은 매우 유연하게 움직이며 포항 스틸러스의 새 수비 조합(박찬용, 아스프로포타미티스)을 게임 내내 괴롭혔다. 특히 에르난데스는 경우에 따라 왼쪽 측면 미드필더나 쓰리톱의 왼쪽 날개 공격수로 변신하여 상대 수비수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티아고 또한 폭넓은 움직임을 통해 동료들에게 더 좋은 공격 공간을 열어준 것이다. 그 뒤에 자리잡은 송민규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축구 도사의 경지에 오른 듯 기막힌 패스 실력과 번뜩이는 공간 침투 실력을 맘껏 뽐냈다.

이 게임과 다음 주 두 번째 게임 모두 리그가 아니라 홈&어웨이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이처럼 공격 조합에서 성공을 거둔 팀이 당연히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흐름이 나왔다. 게임 시작 후 16분만에 홈 팀 전북 현대의 벼락골이 에르난데스의 오른발 끝에서 나왔다.

먼저 센터백 홍정호의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슛이 황인재가 지키는 포항 스틸러스 골문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리고 나온 뒤, 계속 이어진 전북의 왼쪽 측면 크로스(김진수) 2차 공격 상황에서 이동준 머리에 맞고 떨어진 공을 에르난데스가 잡아서 반 박자 빠른 오른발 하프발리슛을 시원하게 꽂아넣은 것이다.

전북 현대 또 한 명의 새 얼굴 티아고는 에르난데스의 첫 골 이후 7분 뒤에 페널티킥을 이끌어내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숀 에반스(호주) 주심이 VAR 온 필드 리뷰로 포항 스틸러스의 새로운 수비수 아스프로포타미티스의 걸기 반칙이 아니라 티아고가 아스프로의 다리를 밟고 넘어진 것으로 최초 판정을 뒤집었다.

미드필드 쪽에도 이영재를 수원 FC에서 데려와 날카로운 왼발 킥 실력을 뽐내게 했다. 전반 34분에 날린 왼발 직접 프리킥은 아찔한 궤적으로 날아들어가는 듯 보였지만 상대 골문 왼쪽 기둥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것이다. 

어웨이 팀 포항 스틸러스는 볼 점유율(포항 61.8%, 전북 38.2%)은 물론 패스 성공률(포항 81.6%, 전북 67.7%), 크로스 적중률(포항 25%, 전북 16.7%) 등 주요 공격 지표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16개의 전체 슛 기록 중 3개의 유효슛만 찍어내며 끝내 전북 현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홈 팀 전북 현대는 공격수로 변신한 안현범의 다이빙 헤더 추가골(64분)까지 보태며 전주성 홈팬들에게 2024 시즌 시작을 알리는 뜻 깊은 승리 선물을 안겨줬다. 

이제 두 팀은 오는 20일(화) 오후 7시 장소를 포항 스틸야드로 옮겨 8강 진출 티켓을 놓고 한 번 더 만나야 한다.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첫 게임 결과(2월 14일 오후 7시, 전주성)

전북 현대 2-0 포항 스틸러스 [골-도움 기록 : 에르난데스(16분,도움-이동준), 안현범(64분,도움-김태환)]

전북 현대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에르난데스(46분↔김태환/90분↔정우재), 티아고, 송민규
MF : 이영재(90분↔정태욱), 이수빈(45분↔맹성웅), 이동준(77분↔한교원)
DF : 김진수, 박진섭, 홍정호, 안현범
GK : 김정훈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조르지, 이호재(66분↔김동진)
MF : 완델손, 윤석주(46분↔김준호), 한찬희(82분↔강현제), 김인성(55분↔김륜성)
DF : 어정원(46분↔홍윤상), 박찬용, 아스프로포타미티스, 신광훈
GK : 황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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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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