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와중에 한동훈 위원장도 영화를 관람해 화제입니다. 

한 위원장은 12일 영화를 관람한 후 "그분(이 전 대통령)의 모든 것이 미화돼야 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결단이 있었고, 그 결단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보수 지지자들과 보수 유튜버들은 이 전 대통령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면서 <건국전쟁> 관람을 독려합니다. '런승만'이라는 말도 왜곡됐다고 주장합니다('런승만'은 이 전 대통령이 한국전쟁 당시 정부 방송을 틀어 놓고 대전으로 피난 간 사실을 빗댄 말입니다). 

런승만은 왜곡? 전쟁 이틀 만에 서울 떠난 대통령 
   
당시 방송 내용을 두고 다양한 주장이 나오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서울을 두고 대전으로 피한 것은 사실입니다. 1977년 <조선일보>는 미 국무성이 공개한 문서를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이 대전 피난을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미 국무성 문서에 따르면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 대통령은 '총과 탄약'만 있으면 북한의 전면 남침을 이겨내고 통일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미국에 '총과 탄약'만 요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과 12시간 만에 그의 태도는 돌변했습니다. 밤 12시 무초 미 대사를 경무대로 부른 이 대통령은 정부를 대전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말합니다. 당시 무초 대사는 정부가 서울에 남아있지 않으면 전투에서 패배할 수 있다며 서울 잔류를 종용했지만 이 대통령은 거절합니다. 결국,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은 가더라도 나는 서울에 남겠다"고 말하고 경무대를 떠납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27일 새벽 3시에 특별열차편으로 서울을 떠납니다. 

미국 대사조차 싸워야 한다고 말하며 본인은 서울에 남겠다고 했지만 정작 한국의 대통령은 전쟁 발발 이틀 만에 수도를 떠난 것입니다. 

일본 정부에 망명 정부 타진한 이승만 

1996년 <조선일보>는 "50년 일 야마구치현에 이승만, 망명정부 구상"이라는 제목으로 이 전 대통령이 망명정부를 수립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쟁 발발 이틀 만에 서울을 떠난 것은 물론이고 일본에 망명정부를 타진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야마구치현 지사였던 다나카 전 지사는 회고록에서 이 전 대통령은 야마구치현에 망명정부 수립을 타진했으며,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자신에게 6만여 명을 수용할 시설과 식량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나카 전 지사는 야마구치현의 소학교를 망명정부 시설로 확보하는 방안과 일 정부에 특별 식량배급 요청 여부를 검토했다고 합니다. 

미 군정 비밀문서에도 '(야마구치 현 지역) 아부 등 4곳에 20개 피난캠프를 건설하고 250개 임시 막사에 5만 명을 수용한다'라는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미 국무부가 펴낸 '미국의 외교관계'라는 책 중 '1950 korea'라는 항목에는 "한국정부는 절망하고 있으며 대통령과 내각으로 구성된 망명정부를 일본에 수립하는 방안을 주한 미 대사에게 문의해왔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건국전쟁>이 개봉되면서 누리꾼들은 한국전쟁 당시 이 전 대통령의 행적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북한의 남침으로 낙동강까지 밀린 상황이었다면 일본으로의 망명도 타진할 수 있지만 전쟁 발발 불과 이틀 만에 망명정부를 구상했다는 자체가 '런승만' 답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건국전쟁>을 두고 "대한민국 건국 과정과 그 중심에 서있었던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라고 호평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