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종목 경기가 열리고 있는 강릉컬링센터의 모습.

제105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종목 경기가 열리고 있는 강릉컬링센터의 모습. ⓒ 박장식

 
한국 컬링의 가장 중요한 대회, 하지만 어떤 팀이라도 단 한 경기 만에 대회를 마칠 수 있는 경기가 펼쳐진다. 한국 컬링 유일의 토너먼트 대회인 제105회 전국동계체육대회가 13일부터 강릉컬링센터에서 일반부 경기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경기도청 '5G'와 강릉시청 '팀 킴'은 물론, 동호인으로 활동하는 비실업 팀까지 참전하는 이번 대회는 그 중요도가 더욱 크다. 그런 만큼 대회 전에 일찌감치 강원과 경북 등 지역에서 복수의 실업팀이 출전한 가운데 치러진 지역 선발전에서부터 불꽃 튀는 대결이 펼쳐졌을 정도.

2023년 의정부에서 열렸던 전년도 동계체전에서는 우승을 차지한 여자부 경기도청과 남자부 강원도청이 넉 달 뒤 국가대표에 선발되기까지 했다. 그런 만큼 이번 대회는 '미리 보는 국가대표 선발전'으로서의 의미도 크다. 

역대 최강 경쟁... '강팀'들, 벼랑 끝 토너먼트 선다

'전통의 강팀'에게는 언제나 어려운 동계체전이다. 라운드로빈을 거치기 때문에 한두 번의 패배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다른 국내대회와는 달리 토너먼트로 치러지고, 대진표라도 설령 '죽음의 경쟁'으로 짜이면 첫 경기부터 탈락하는 불상사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일단 남자부에서는 8강에서 실업팀 간의 라이벌 대결이 성사되었다. '전통의 강호' 경북체육회(김수혁·김창민·유민현·김학균·전재익)와 '신흥 강호' 서울시청(정병진·김민우·이정재·김태환·김정민)이 맞붙는다. 이미 예선에서 동호인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두 팀은 14일 오후 2시에 결전을 펼친다.

반대편 시드에서도 비실업팀이지만 실업팀 못지 않은 선수들이 맞대결한다. 대구 대표로 출전하는 경일대학교(권준서·박성민·설동석·양우진)와 경기도컬링경기연맹(김산·김승민·박세원·박진웅·황현준)의 8강 맞대결이 유력하다. 13일 오후 7시 예선에서 동호인 팀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14일 오후 2시에 두 팀이 맞붙는다.

여자부에서는 첫 경기부터 실업팀 간의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성사되었다. 서울시청(김지윤·박유빈·양승희·이은채)와 전북특별자치도청(강보배·김민서·정재희·김지수·송유진)이 예선에서부터 맞붙었다. 결과는 전북도청이 서울시청을 12대 1이라는 큰 점수차로 누르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2023년 열렸던 제104회 동계체전에서 우승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

2023년 열렸던 제104회 동계체전에서 우승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 ⓒ 박장식

 
지난 스위스 베른 여자 국제 컬링 컵 결승에서 맞붙었던 여자 컬링의 간판 강릉시청 '팀 킴'(김은정·김경애·김초희·김선영·김영미)과 국가대표 경기도청 '5G'(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의 맞대결은 이번에도 결승에서야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청과 경기도청이 반대 시드를 배정받았기 때문이다.

베른 컵에서는 경기도청이 승리하며 스위스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지만, 누가 우승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만큼 동계체전의 결과가 기대되는 두 팀. 물론 경기도청은 4강에서 대학 팀을, 강릉시청은 4강에서 다른 실업 팀을 뚫어야 결승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결승전은 15일 오후 2시로 예정되어 있다.

'대구 대표' 경일대, '최강 스쿼드' 전북도청 대기한다

이번 대회 주목할 '루키 팀'은 어디가 있을까. 먼저 국내 유일의 대학 컬링 팀을 운영하고 있는 경일대학교의 변화가 주목된다. 그간 경일대는 학교가 경상북도 경산시에 소재하고 있어 지역 대항전인 동계체전에서는 의성군청·경북체육회와 지역 예선을 거쳐야 한다는 난점이 있었다.

하지만 대구광역시체육회와의 협약을 통해 동계체전에서의 '연고 이전'에 성공하면서 지역 선발전을 뚫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새로운 선수들이 경일대에 입학하면서 권준서·박성민·설동석·양우진으로 구성된 남자 팀과 김수령·김해정·박한별·안정원으로 구성된 여자 팀이 대회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999년생 '맏언니' 송유진과 2000년대 출생 선수들로 '최강 스쿼드'를 결성한 전북특별자치도청도 기대를 모은다. 전북도청은 지난 1월 고교 여자컬링 최대어로 손꼽히던 송현고등학교의 강보배 선수를 영입했다. 2005년생인 강보배 선수는 영입과 동시에 한국 컬링 실업팀의 '최연소 스킵' 자리를 경신하기까지 했다. 

고등학생 때 주니어 국가대표로 나서기도 했던 강보배 선수도 있지만, 기존 '송현고 르네상스'를 이어갔던 정재희·김지수와 더불어 봉명고의 선전을 이끌었던 김민서 선수도 제자리를 지킨다. 이로서 전북도청은 00년대생 선수들로만 리드부터 스킵까지 라인업을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대진표가 쉽지 않다. 경일대 남자 팀은 상기했듯 경기도연맹과의 경기에서 승리해야 4강에 진출할 수 있고, 전북도청은 '지옥의 토너먼트'에 빠진 탓에 서울시청을 이기고도 의성군청과 강릉시청을 차례로 이겨야만 결승 무대를 맛볼 수 있다. 

15일까지 펼쳐지는 일반부 경기는 유튜브 '컬링한스푼'을 통해 중계된다. 아울러 일반부 경기가 끝난 이후에는 고등부·중등부 등 미래의 국가대표들이 펼치는 한판승부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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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전국동계체육대회 동계체전 팀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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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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