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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 등 국방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르면 2030년부터 군 복무를 마친 여성에 한해 경찰·해양경찰·소방·교정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왼쪽은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맡기로 한 양향자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 등 국방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르면 2030년부터 군 복무를 마친 여성에 한해 경찰·해양경찰·소방·교정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왼쪽은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맡기로 한 양향자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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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이 빠르면 2030년부터 경찰, 해양경찰, 소방, 교정 분야 공무원을 하려는 여성은 군 복무를 마쳐야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부담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대한민국 시민의 절반가량만 부담했다"면서 "나머지 절반이 조금씩 더 부담해 나가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신속한 입법과 생활관 개선 사업 등의 준비 과정을 통해 빠르면 2030년부터 공개채용을 통해 경찰, 해양경찰, 소방, 교정 직렬에서 신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성과 여성에 관계없이 병역을 필할 것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여성도 일반 병사로 근무하는 희망 복무제"

개혁신당 공약 발표 이후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행 징병제에서 여성이 병역을 마칠 수 있는 방법은 직업군인이 유일하다. 부사관은 의무복무기간이 4년이며, 학군장교(ROTC,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는 임관 후 2년 4개월이다. 여성이 부사관으로 의무 복무를 마치거나 대학생 1·2학년 때 학군장교로 신청한 뒤 대학을 졸업하고 임관한다고 가정해도 최소 4년, 기본적으로 5년 이후에나 공무원 시험을 치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듯 개혁신당은 "여성 희망 복무제를 통해 징병의 대상이 아닌 여성이 지원을 통해 장교나 부사관과 같은 간부가 아닌 일반 병사로 근무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1년 6개월의 단기 복무를 마친 이후에 해당 직렬에 공무원으로 지원할 수 있게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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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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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여성 희망 복무제를 통한 단기 여성 병사 제도 도입이 쉽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한다. 먼저 단기 복무 여성 병사의 군사(병과) 특기와 부대 배치부터 간단하지 않다. 훈련소부터 주특기 교육, 자대 배치 등 전반적인 군대 내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지적이다. 여성 병사 전용 생활관도 마련해야 하고 남성 병사와의 혼성 부대 편성에 따른 대책도 필요하다. 

병역 제도 개선부터 교육 훈련, 부대 내 시설 개선까지 치밀한 준비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개혁신당은 2030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용 졸속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준석 "남녀 갈라치기? 표 떨어질 수 있지만 꼭 필요하다"

이준석 대표는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가 '남녀 갈라치기'라는 주장에 대해 "어떤 부분이 남녀 갈라치기에 해당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출산과 병역을 연계하는 순간 젠더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형 병역 제도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페이스북에 "갈라치기니 혐오니 이런 말은 이제 그냥 개혁에 대한 상투적인 반대용 언어유희일 뿐 반론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앞서 이 대표는 기자회견문에서 "2023년 하반기 경기 북부지역 순경 공채에서 남성의 경쟁률은 24.3대 1, 여성의 경쟁률은 무려 57.7대 1에 달했다"면서 "노량진에서 수험생활을 하면서 몇 년을 보내고, 형사법과 경찰학, 영어 등의 능력을 측정하여 몇 문제 더 맞고 덜 맞고의 우열을 가리는 경쟁보다는 국가를 위해 군 복무를 자발적으로 한 진정성 있는 사람들로 지원 자격을 제한해 경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경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역 군인에게 채용시험에서 일정 비율의 가점을 부여하는 군가산점 제도가 1999년 여성 및 장애인 등의 평등권, 공무담임권, 직업선택의 자유의 침해라는 사유로 위헌 판결을 받아 폐지된 만큼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대표는 "병력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연도별로 채용자 수와 지원자 수의 변동 폭이 큰 편이지만 위에 열거한 직렬의 연간 약 7000명의 채용 규모와 20대 1을 상회하는 경쟁률을 감안하면 연간 1만~2만 명가량의 병역자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권에서는 표 떨어지는 이야기가 될까봐 이 논의를 주저하고 있지만, 미래를 대비해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하겠다"면서 꼭 필요한 국방 정책임을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이준석, #개혁신당, #여성신규공무원병역의무화, #여성희망복무제, #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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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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