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모험 이야기는 언제나 두근거린다. 그건 아마도 내 안에 모험과 방랑을 좋아하는 기질이 숨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할 때는 언제나 자유배낭여행으로 다녀왔고, 국내여행할 때도 기차나 버스를 타고 혼자서 참 잘 돌아다녔다. 그리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라스무스와 방랑자>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모험을 꿈꾸게 되었다.

우리가 모험을 주저하게 되는 건,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를 위험이 걱정돼서가 아닐까. 실제로 흉흉한 뉴스도 많이 접하게 되고, 전 세계적으로 불황 및 전쟁으로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아무래도 걱정이 많아지게 된다.
 
라스무스와방랑자 표지
▲ 라스무스와방랑자 표지 라스무스와방랑자 표지
ⓒ 시공주니어

관련사진보기

 
이 동화 <라스무스와 방랑자>에서도 고아 소년인 라스무스와 방랑자인 오스카는 많은 시련과 고비를 겪게 된다. 강도를 만나서 죽을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경찰에게 오히려 의심을 당해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 가난하고 약하고 만만한 방랑자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동화가 쓰인 1957년의 현실도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고아원 출신 고아 소년인 라스무스는 누구보다 양부모를 간절히 원했다. 그리고 실제로 아주 부유하고 교양 있고 아름다운 양부모를 가질 뻔했다. 그러나 이내 자신의 마음속 진실을 깨닫는다. 자신은 그 누구보다 방랑자인 오스카와 떨어져 살 수 없음을. 오스카와 방랑하는 동안에 오스카에게 완전히 스며들었음을.

오스카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토록 원하던, 부유하진 않지만 누구보다 라스무스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오스카와 가족이 되어 정착한다. 아주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도 생긴다. 이 동화를 읽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주는 커다란 기쁨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도 이 동화를 읽으면서 마음속에서 벅차오름을 느꼈다.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오해도 받고 불운한 일도 겪고 고비도 많았지만, 라스무스에게 오스카가 있듯이 나에게도 오스카와 같은 존재가 곧 다가와줄 것만 같은 희망이 생겼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어 주는 존재, 떨어져 있으면 그리움의 눈물부터 흘리게 되는 존재, 아주아주 소중한 존재 말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작가는 이 이야기를 쓰기 전부터 그런 존재가 살아가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잘 알고 있었던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미혼모로 아이를 홀로 키웠지만 후에 좋은 남편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스웨덴에 많은 공헌을 세웠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작가의 상상력과 재치, 필력에 감탄하며 나도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소망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선 내 인생이라는 모험도, 그리고 인생 안에 숨어 있는 선물 같은 방랑도 잘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어떤 어려움이나 위기가 닥쳐도 라스무스와 오스카가 해냈던 것처럼 침착하고 사려 깊고 순발력 있게 대처한다면 결국엔 사람들의 오해와 배척을 불식시키고 진실되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으로 기억되리라 믿는다. 그리하여 아주 평온하면서도 때론 극적이고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여정을 걸어가고 싶다. 그 여정에는 소중한 사람들과 귀여운 동물들과 아름답고 포근한 자연이 함께할 것이다.

따분하고 똑같은 일상에 지친 분들이라면 잠시 이 동화를 읽으며 책 속으로 모험을 떠나보자. 그리고는 매일매일을 동화 속 라스무스와 오스카처럼 자유롭게 방랑하듯 구름에 달 가듯이 살아보자. 삶이란 것이 꽤 즐거운 모험이며 방랑이며 흥미진진한 놀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 https://brunch.co.kr/@lizzie0220/678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라스무스와 방랑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은이), 호르스트 렘케 (그림), 문성원 (옮긴이), 시공주니어(2020)


태그:#스웨덴, #동화, #아스트리드린드그렌, #모험, #방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꿈을 심어주고 싶은 선생님★ https://brunch.co.kr/@lizzie0220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