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2024 시즌 선발 마운드를 책임질 외국인 투수 구성을 완료했다.

KIA 타이거즈 구단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출신의 우완 제임스 네일과 총액 95만 달러(계약금20만+연봉35만+옵션15만+이적료25만)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KIA의 심재학 단장은 "제임스 네일은 대학 시절과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많은 경기를 출장했고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 앞으로 KBO 리그에 잘 적응해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93cm, 83kg의 체격을 가진 네일은 2022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통산 17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7.40의 성적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245경기(선발 96경기)에 등판해 49승37패10세이브4.01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 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출신의 윌 크로우와 총액 1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던 KIA는 이날 네일과 계약하며 우완 2명으로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다.
 
 빅리그 2년 경력의 우완투수 네일은 총액 95만 달러에 KIA와 계약을 체결했다.

빅리그 2년 경력의 우완투수 네일은 총액 95만 달러에 KIA와 계약을 체결했다. ⓒ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구성된 토종 좌완선발

현재 KIA는 자타가 공인하는 KBO리그 최고의 '좌완 왕국'이다. KIA에는 KBO리그 역대 다승 2위(168승)에 빛나는 '대투수' 양현종이 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2021 시즌을 제외하면 2007년 KIA 입단 후 단 한 번도 KIA를 떠난 적이 없는 '원클럽맨' 양현종은 2014년부터 작년까지 무려 9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양현종이 올해 만36세 시즌을 맞는 베테랑 선수임을 고려하면 대단히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2021년에는 KIA에 또 한 명의 재능 있는 좌완 이의리가 입단했다. 광주일고 시절부터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던 이의리는 입단 첫 시즌부터 KIA의 선발로 활약했고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 한일전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의리는 루키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아 4승에 그쳤지만 1985년 이순철(SBS 스포츠 해설위원) 이후 36년 만에 타이거즈의 신인왕 수상자가 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이의리는 양현종이 돌아온 2022 시즌부터 더욱 위력적인 투수로 거듭났다. 2년 차 시즌에 154이닝을 던진 이의리는 2022년 생애 첫 10승을 기록하며 '소포모어 징크스'를 가볍게 날렸고 작년 시즌에도 28경기에서 11승7패3.96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손가락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것을 제외하면 이의리는 고졸 3년 차 투수로서 완벽에 가까운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양현종과 이의리라는 확실한 토종 좌완 원투펀치를 보유한 KIA는 선발진의 다양화를 위해 우완 또는 잠수함 투수로 5선발을 채우려 했다. 하지만 임기영, 한승혁(한화 이글스) 등 KIA의 5선발 후보들은 김종국 감독과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렇게 또 다시 5선발이 숙제로 남는 듯 했던 KIA는 작년 시즌을 통해 양현종, 이의리와 함께 토종 선발진을 꾸릴 듬직한 투수를 발굴했다. 바로 좌완 루키 윤영철이었다.

충암고 시절부터 '완성형 좌완'으로 불리던 윤영철은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KIA에 입단했지만 느린 구속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김서현(한화), 신영우(NC 다이노스) 등 다른 강속구 유망주들이 고전하는 사이 윤영철은 조용히 KIA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해 8승7패4.04로 매우 준수한 루키시즌을 보냈다. '준비된 중고신인' 문동주(한화)가 없었다면 작년 신인왕은 당연히 윤영철의 몫이었을 것이다.

현역 빅리거 크로우-네일의 2024년 활약은?

KIA는 2022년 양현종과 이의리로 이어지는 토종 좌완 원투펀치가 22승을 합작하자 작년 시즌을 앞두고 163만6000달러를 투자해 우완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영입하며 외국인 투수를 구성했다. 구위가 좋은 우완 외국인 투수 2명과 경험과 패기가 어우러진 토종 좌완투수 2명이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며 조화를 이룬다면 KIA는 좌우균형이 잘 이뤄진 이상적인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이상적인 선발진을 노리던 KIA의 바람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14경기에서 4승7패3.76이라는 애매한 성적을 올린 앤더슨은 7월 토마스 파노니로 교체됐고 메디나 역시 12경기에서 2승6패6.05로 부진하다가 대만리그 출신의 마리오 산체스로 교체됐다. 하지만 KIA의 승부수였던 파노니와 산체스 역시 각각 6승3패4.26, 4승4패5.94의 성적에 그치며 KIA를 가을야구로 이끌지 못하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작년 시즌을 통해 토종 선발 3명을 좌완투수로 구성한 KIA는 올해도 2명의 우완투수를 영입하며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다. 피츠버그에서 배지환과 한솥밥을 먹었던 크로우는 4년 동안 94경기에 등판해 10승21패5.30의 성적을 올린 바 있다. 특히 2021 시즌에는 25경기에 선발등판했던 '빅리그 풀타임 선발' 경력도 있다. KIA에서는 내심 크로우가 작년의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버금가는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네일은 빅리그 통산 17경기 등판으로 크로우에 비하면 빅리그 경력이 상대적으로 초라한 편이다. 무엇보다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빅리그 선발경험이 전무한 네일은 마이너리그에서도 2016년부터 2019년까지만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유행한 후 네일이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등판한 경기가 단 6경기에 불과했다. 낯선 선발마운드 적응과 투구수 관리는 올 시즌 네일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타이거즈가 해태에서 KIA로 바뀐 후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시즌을 보면 아킬리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2009년), 헥터 노에시와 로저 버나디나(2017년) 등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올해도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올 시즌 토종 좌완 3인방과 함께 KIA의 선발진을 책임질 외국인 투수 크로우와 네일의 활약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KIA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제임스네일 윌크로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