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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 사전환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 사전환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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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인천 계양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서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며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축소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에 이번에도 반대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반대 안 한다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정수는 올해 4월 25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한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우리 헌법은 국회의원 정수를 200명 이상으로만 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우리 국회가 하는 일에 비해 (의원)숫자가 많다 생각한다. 저도 그렇다"면서 "국민들은 지금 의원 300명에게 투입되는 세비, 세금을 감안할 때 그만큼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줄여도 더 집약적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신다. 그 판단에 따라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며 국회의원 정수 축소가 국민 여론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국회의원 정수 축소는 국민의힘에서 지속적으로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4월,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은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국회의원 수를 30석 이상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또한 지난 11월, 2호 혁신안으로 국회의원 수 10% 감축을 내놓았다.

한 위원장의 국회의원 정수 축소 발언에 정치권의 비판도 잇따랐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국회의원 정수 250명 축소'는 나쁜 포퓰리즘의 정수"라고 비판했고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도 <동아일보>의 유튜브 채널 생방송에서 "국회의원 정수 줄이기와 같은 정치혐오에 편승해서 정책을 내면 망한다"고 힐난했다.

의원 1인당 인구, 한국 OECD 4위... 정치 선진국 평균의 3배 수준 달해

이처럼 국회의원 정수 축소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정치 선진국들의 의원 1인당 인구를 살펴보면 한국의 국회의원 수가 이들 국가에 비해 현저히 적음을 알 수 있다.

2022년 인구 기준 한국의 국회의원 1인당 인구는 17.1만 명이다. 이는 2022년 인구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의 평균 의원 1인당 인구인 10.8만 명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한국의 국회의원 1인당 인구는 미국, 콜롬비아, 일본에 이어 OECD 4위에 달한다. 한국의 국회의원 정수가 OECD 평균 의원 1인당 인구에 도달하려면 국회의원 정수는 475명으로 늘어야 한다.

상원과 하원이 있는 양원제가 아닌 단원제 OECD 국가의 평균 의원 1인당 인구(한국 제외)는 5.7만 명으로 한국의 1/3 수준이다. 한국이 단원제 OECD 국가 수준의 의원 1인당 인구에 도달하려면 현재 300명에서 3배 늘린 900명의 국회의원 정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OECD가 아닌 정치 선진국의 의원 1인당 인구는 어떨까.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지수'를 발간한다. 민주주의 지수는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이면 '완전한 민주국가'로 분류한다. 한국은 2022년 기준 8.03점으로 완전한 민주국가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2022년 민주주의 지수는 한국을 포함한 24개국을 완전한 민주국가로 분류했다. 한국을 제외한 23개국의 의원 1인당 인구를 분석해봤다.

이들 정치 선진국 23개국의 의원 1인당 인구 평균은 5.7만 명으로 단원제 OECD 국가의 의원 1인당 인구 평균과 같았다. 한국보다 의원 1인당 인구가 높은 국가는 대만뿐이었다. 의원 1인당 인구가 10만 명이 넘는 국가 또한 한국과 대만을 포함해 독일(12.6만 명), 호주(11.5만 명) 등 4개국 뿐이었다.

시민 500여 명 숙의 토론 후 '국회의원 줄여야 한다' 의견 절반 가까이 줄기도

한편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숙의 토론 이후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결과도 있다.

지난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실시한 시민참여단 공론조사 결과 성인남녀 534명은 숙의 토론 이후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은 65.3%에서 37.1%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 반면,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13.2%에서 33.3%로 절반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정개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공론조사 결과를 보고한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정치학자 10명 중 9명 내지 10명은 의원정수 늘리는 게 맞다고 답변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정치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으로 조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토론, 발제 과정에서 정치학자분들이 주도한 의견에 경도된 여론조사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며 해당 결과의 신빙성을 의심하기도 했다.

이에 박 교수는 "연구를 진행한 분들에게 바이어스(편견)가 있어서 한쪽으로 몰고 갔다는 데 대해선 반대 의견"이라며 "참여한 정치학자 모두 학계에서 존경받고 중요한 업적을 남긴 분들"이라고 답했다.

태그:#한동훈, #국회의원정수축소, #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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