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5일 카타르 알 와크라에 있는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AFC 아시안컵 E조 말레이시아와 요르단의 경기. 말레이시아의 아피크 파자일(오른쪽)과 아리프 아이만(왼쪽)과 경합 중인 요르단의 누르 알 라와브데(가운데).

2024년 1월 15일 카타르 알 와크라에 있는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AFC 아시안컵 E조 말레이시아와 요르단의 경기. 말레이시아의 아피크 파자일(오른쪽)과 아리프 아이만(왼쪽)과 경합 중인 요르단의 누르 알 라와브데(가운데). ⓒ REUTERS/연합뉴스

 
말레이시아의 수비 실수가 있었지만 요르단의 골 결정력은 이번 아시안컵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려준 첫 게임이었다. 오른발 킥 능력이 뛰어난 마흐무드 알 마르디, 왼발의 달인 무사 타마리, 빠른 공간 침투 능력을 지닌 야잔 알 나이맛 트리오가 만들어내는 공격 기회는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 14개의 전체 슛 중에서 무려 8개(57.1%)를 유효슛으로 찍어냈고 그 절반을 실제 골로 기록한 것만으로도 두 번째 게임 상대 한국 수비수들이 긴장해야 할 일이다.

모로코 출신의 후세인 아무타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요르단 남자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16일(화) 오전 2시 30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있는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E조 첫 게임에서 말레이시아를 4-0으로 물리치고 한국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예고했다.

'알 마르디, 무사 타마리, 알 나이맛' 트리오 경계해야

아시안컵 새 공인구의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한 팀이 나타났다. 수비력이 비교적 허술한 상대 팀을 첫 게임에서 만난 운도 따른 것이지만 요르단 핵심 선수들이 보여준 골 결정력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VAR 시스템으로 잡아낸 오프 사이드 판독(25분)과 후반전 추가 시간 4분에 말레이시아 골문 오른쪽 기둥을 강하게 때리고 나온 알 아부 아쉬시의 왼발 중거리슛까지 골이나 다름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저 놀라울 뿐이다.

게임 시작 후 12분 만에 왼쪽 측면에서 슈퍼 골이 터져나온 순간부터 요르단 공격력은 예사롭지 않았다. 야잔 알 나이맛의 짧은 패스를 받은 마흐무드 알 마르디가 말레이시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모서리 밖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공이 기막힌 궤적으로 날아들어간 것이다. 말레이시아 골키퍼 하즈미가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랐지만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공이었다. 새 공인구에 좋은 임팩트가 가해지면 어떤 위력까지 나오는가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1분 만에 요르단은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며 게임을 쉽게 풀어나갔다. 말레이시아 주장 매튜 데이비스가 무리한 걸기 반칙으로 유연한 방향 전환 드리블을 시도하는 요르단 공격수 야잔 알 나이맛을 넘어뜨린 것이다. 2부심의 오프 사이드 깃발이 올라갔지만 모하메드 압둘라 하산(UAE) 주심은 온 필드 리뷰를 통해 온 사이드와 페널티킥을 확인하고 피치 위로 돌아왔다.

이 추가골 기회를 요르단의 왼발 실력자 무사 타마리가 놓칠 리 없었다. 골 라인 위에 선 말레이시아 하즈미 골키퍼를 속이며 왼발 인사이드 킥을 왼쪽 방향으로 띄워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무사 타마리는 25분에도 골문 앞으로 달려들며 위력적인 왼발 인스텝 킥을 시원하게 차 넣었다.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에 3-0 점수판이 완성되는 듯 보였지만 무사 타마리의 왼발 슛 직전 알리 올완의 오프 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다.

그래도 기세를 끌어올린 요르단은 32분에 오른쪽 옆줄을 따라 기막힌 역습 라인 브레이킹 실력을 자랑하며 완벽한 추가골을 터뜨렸다. 무사 타마리의 스루패스를 받은 야잔 알 나이맛이 상대 골키퍼까지 완벽하게 따돌린 뒤 끝줄 바로 앞에서 얼리 크로스를 보내줬고, 첫 골 주인공 마흐무드 알 마르디가 미끄러지며 오른발 밀어넣기를 성공시킨 것이다. 이 세 번째 골 순간이 요르단 트리오의 위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된 셈이다. 공간 패스, 라인 브레이킹, 빠른 드리블 실력도 모자라 날카로운 골 결정력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삼박자를 척척 맞추는 최고의 선수들이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는 말레이시아가 전반전 추가 시간 2분 만에 미드필더 스튜어트 윌킨의 왼발 중거리슛으로 요르단 골문을 노렸지만 아슬아슬하게 왼쪽 기둥을 벗어나고 말았다. 말레이시아는 62분에도 로멜 모랄레스가 빠져 들어가며 오른발 로빙슛을 시도했지만 과감하게 골문을 비우고 나온 야지드 아부라일라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말레이시아 후반전 교체 선수 파울로 조슈에도 81분에 요르단 수비수의 결정적인 실수를 틈 타 위력적인 왼발 슛을 날렸지만 요르단 아부라일라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요르단은 85분에 쐐기골까지 보태며 이번 대회 현재까지 가장 큰 점수 차 승리를 자랑했다. 아나스 알 아와닷의 후방 로빙 패스를 받은 왼발 능력자 무사 타마리가 말레이시아 수비수 디온 쿨스의 마크를 뿌리치며 달려들어가 절묘한 로빙슛으로 게임을 끝내버린 것이다. 

이처럼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승리를 거둔 요르단은 오는 20일(토) 오후 8시 30분 도하에 있는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만나 조 1위 자리를 다투게 된다. 김판곤(한국)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을 만난다. 

2023 AFC 아시안컵 E조 결과
(1월 16일 오전 2시 30분, 알 자누브 스타디움 - 알 와크라)

요르단 4-0 말레이시아 [골-도움 기록 : 마흐무드 알 마르디(12분,도움-야잔 알 나이맛), 무사 타마리(18분,PK), 마흐무드 알 마르디(32분,도움-야잔 알 나이맛), 무사 타마리(85분,도움-아나스 알 아와닷)]

요르단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알리 올완, 야잔 알 나이맛(67분↔아나스 알 아와닷), 무사 타마리(89분↔함자 알 다르두르)
MF : 마흐무드 알 마르디(35분↔모하마드 알 아부 아쉬시), 누르 알 라와브데, 니자르 알 라쉬단(67분↔라자에이 아예드), 에산 하다드(67분↔페라스 쉴바야)
DF : 살렘 알 아얄린, 야잔 알 아랍, 압달라 나시브
GK : 야지드 아부라일라

말레이시아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로멜 모랄레스(63분↔아크야르 라시드), 다렌 록(46분↔샤룰 사드), 파이살 할림(80분↔사파위 라시드)
MF : 라베르 코르빈-옹, 스튜어트 윌킨, 아피크 파자일(80분↔모하마두 수마레), 아리프 아이만(63분↔파울로 조슈에)
DF : 디온 쿨스, 주니오르 엘드스탈, 매튜 데이비스
GK : 시한 하즈미

E조 현재 순위
1 요르단 3점 1승 4득점 0실점 +4
2 한국 3점 1승 3득점 1실점 +2

3 바레인 0점 1패 1득점 3실점 -2
4 말레이시아 0점 1패 0득점 4실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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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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