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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 관련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개최에 즈음한 기자브리핑 및 피켓팅'을 하고 있다.
▲ 이태원 참사 책임자 기소하라!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 관련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개최에 즈음한 기자브리핑 및 피켓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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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아래 수사심의위)는 15일 8시간에 걸린 마라톤 회의 끝에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경찰의 최고책임자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공소제기를 권고했다. 이는 수사심의위에서 불기소 의견을 표했던 검찰의 입장과 반대되는 결과다. 반면,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에 대해서는 불기소를 권고했다.

이날 밤 늦은 시간인 9시53분 수사심의위(위원장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공소제기 의견 9명, 불기소 의견 6명으로 공소제기 의견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최성범 전 서장의 경우 불기소 의견 14명, 공소제기 의견 1명이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최종적으로 두 사람의 기소 여부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외부 전문가 위원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의 결정은 권고적 효력을 가질 뿐 검찰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회의에서 검찰은 두 사람 모두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밝혔다. 반면 피해자 입장에서 참가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은 모두 기소 의견을 피력했다.

수사심의위 결과를 두고 수사를 담당해온 서울서부지검은 "현재까지의 수사결과와 오늘 대검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한 내용을 종합하여 증거, 사실관계 및 법리를 면밀하게 분석한 다음 최종적인 처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수사심의위에 올렸던 만큼 이번에 나온 권고 의견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앞서 지난해 1월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김 청장·최 서장을 비롯해 23명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최고 지휘부인 두 사람에 대해서는 1년동안 결정을 미뤄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서부지검 수사팀 내에서는 구속 수사와 기소 의견이 나왔는데, 검찰 지휘부가 뭉갰다는 의혹도 나왔다. 결국 해가 바뀌어 지난 4일 이원석 검찰총장은 직권으로 두 사람의 공소제기 여부를 수사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올렸다( [관련기사] 이태원 참사 유가족 "의심스럽지만, 김광호 수사심의위에서 진술" https://omn.kr/26zei).

8시간 마라톤 회의... 검찰-피의자-피해자 순 의견 진술... 검찰은 '불기소' 의견
 
강일원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리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현안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강일원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리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현안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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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15일 오후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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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사심의위원회는 오후 2시에 시작해 검찰 - 피의자 - 피해자 쪽 의견 진술 순서로 진행됐다. 이후 심의를 거쳐 결과가 발표된 시간은 약 8시간 후인 9시 53분이었다.

심의에서 검찰은 두 사람 모두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냈다. 피의자 측은 당연히 불기소 의견을 냈기 때문에, 수사심의위에서는 불기소 의견이 기소 의견보다 더 많은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수사심의위 결론도 결국 불기소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변호인단은 의견 진술을 통해 김 청장과 최 전 서장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피의자 김광호는 분명히 위험을 예견하고 있었고, 위험을 회피할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면서 "그 결과 생명이라는 최고의 법익이 침해되었고 피해자가 무려 159명에 이르는 참담한 결과가 발생하였다면, 피의자 김광호는 마땅히 무거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성범 전 서장에 대해서도 "현장에 도착한 이후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신속한 지휘와 대응을 하지 않았다. 피의자의 주의의무 위반과 사상의 피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존재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과 변호인단은 검찰이 불기소 의견을 낸 데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이 위원장은 의견진술을 끝낸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불기소를 주장하면, 수사심의위를 왜 열어야 하고 또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굉장히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때는 아직 결론이 나오기 전이었다.

유가족 "환영...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즉각 기소해야"

김광호 청장 기소 권고 결과가 나오자, 유가족들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검찰에서 적극적으로 수사심의위에 불기소 당위성을 설명했는데도 위원들은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한 것 같다"면서 "기쁘게 생각하고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검찰이 즉각 기소 권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려 외부전문가 의견을 듣고 판단하기 위해 수사심의위를 연 것 아니냐"면서 "김광호 청장에 대한 기소 의견으로 수사심의위 결과가 나왔는데, 이제 와서 법리를 면밀하게 분석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만약 불기소처분을 내리면 명분도 없고 검찰 꼴만 우스워진다"라고 지적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 관련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개최에 즈음한 기자브리핑 및 피켓팅'을 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 관련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개최에 즈음한 기자브리핑 및 피켓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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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태원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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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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