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뒤덮었던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순서가 엉키기도 했지만 스포츠 팬들은 2년에 한 번씩 매우 중요하고 큰 규모의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바로 올림픽과 월드컵이다. 올해는 오는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제33회 하계올림픽이 개최된다. 2020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인해 1년 늦게 무관중으로 개최됐던 만큼 이번 파리올림픽은 2016년 리우 올림픽 이후 무려 8년 만에 개최되는 '축제의 부활'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축구에서는 오는 12일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이 기다리고 있다. 아시안컵은 월드컵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아시아에서는 유로대회나 코파 아메리카에 버금가는 권위 있는 규모의 메이저 대회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FC)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FC), 김민재(FC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FC) 등 역대 최강 멤버를 꾸린 클리스만호는 무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작년 800만 관중 동원과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추락했던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한 야구는 올해도 작년에 이어 인기행진을 이어가려 한다. 특히 만36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건재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1988년생 베테랑 선수들과 신체도 기술도 전성기 구간에 접어드는 만24세 시즌을 보내게 되는 2000년생 선수들은 '푸른 용의 해'를 맞아 2024년을 자신들의 해로 만들려 하고 있다.

김광현-양현종-손아섭 등 레전드 즐비

1988년생 용띠 중에는 한국야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기라성 같은 두 명의 좌완 투수가 있다. 바로 한 살 위의 류현진과 더불어 한국야구의 '좌완 3대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SSG랜더스)이 그 주인공이다. 2007년 입단동기인 양현종과 김광현은 각각 1년과 2년의 미국진출 공백이 있었음에도 KBO리그 역대 다승순위에서 각각 2위(양현종 168승)와 4위(김광현 158승)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대 중반까지 뛰어난 구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해마다 기복이 다소 심했던 양현종은 2014년부터 작년까지 9년 연속(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한 2021년 제외) 17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꾸준한 투구를 선보였다. 어느덧 정민철(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161승)까지 뛰어넘어 역대 다승 2위에 오른 양현종은 송진우의 210승을 향해 꾸준히 길을 내딛고 있다. 올해도 양현종은 이의리와 KIA의 토종 좌완 원투펀치로 활약할 예정이다.

김광현 역시 2010년대 초반 뇌경색과 2016 시즌 후에 받았던 팔꿈치 수술,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했던 2년의 공백에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통산 158승을 챙겼다. 특히 SK 와이번스 시절 4회, SSG 시절 1회 등 통산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큰 경기에 더욱 강한 투수다. 양현종과 마찬가지로 작년 9승에서 아쉽게 멈췄던 김광현은 용의 해를 맞아 올해 다시 10승 투수로 복귀하려 한다.

야수 중에선 작년 타율 .339로 타격왕 타이틀과 함께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손아섭(NC다이노스)이 대표적인 1988년생 용띠스타로 꼽힌다. 작년까지 통산 2416안타를 기록한 손아섭은 올해 89안타만 추가하면 박용택(KBS N 스포츠 해설위원,2504안타)을 넘어 KBO리그 역대 최다안타의 주인공에 등극한다. 여전히 건재한 손아섭의 기량을 고려하면 부상만 없다면 시즌 중·후반 어렵지 않게 기록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통산 157세이브를 기록 중인 NC의 마무리 이용찬과 작년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유틸리티 내야수 김민성, 두산 베어스의 불펜투수 김강률 등이 새해 활약할 1988년생 용띠선수다. 물론 kt 위즈의 김강 타격보조코치와 롯데 자이언츠의 성민규 전 단장, KIA의 이동걸 불펜코치처럼 다소 일찍 현역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 또는 프런트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인물들도 적지 않다.

노시환-원태인, 2024년 이끌 2000년생 스타

15년이 넘는 프로경력을 가진 1988년생 용띠선수들과 달리 2000년생 용띠선수들은 한창 기량이 상승하고 있는 젊은 신예스타들로 구성돼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작년 정규리그 홈런 및 타점왕이자 이미 '국가대표 4번타자'라는 타이틀을 얻은 한화 이글스의 노시환이다. 노시환은 2019년 프로입단 당시부터 김태균(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뒤를 이을 한화의 간판타자이자 대형 3루수 후보로 불리면서도 좀처럼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 5년 차가 되던 작년 타율 .298 31홈런101타점85득점의 성적으로 홈런왕, 타점왕과 함께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휩쓸었다. 여기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4번타자로 금메달을 견인하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제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강타자가 된 노시환에게 올 시즌 엄청난 견제가 들어올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를 바라보는 노시환이 넘어야 할 과제다.

삼성 라이온즈가 자랑하는 '로컬보이' 원태인도 어느덧 프로 6년 차가 돼 만24세 시즌을 맞는다. 루키 시즌부터 꾸준히 선발수업을 받으며 성장한 원태인은 2021년과 작년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렸다가 작년 3.24의 좋은 평균자책점에도 팀의 부진한 성적과 함께 7승에 그치며 주춤했다. 이제 명실상부한 삼성의 토종에이스가 된 올해는 팀 성적과 개인성적을 동시에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감격적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작년 시즌 LG의 핫코너를 지켰던 문보경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LG 3루의 새로운 주인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문보경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노시환에게 3루 자리를 내주고 1루수로 변신해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멀티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만 새해에는 2022년 6개에서 작년 20개로 급격히 늘어난 실책을 줄일 필요가 있다.

이 밖에 입단 당시 큰 기대를 모았던 김대한(두산)은 아직 1군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20년 NC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던 우완 송명기도 아직 풀타임 선발이라 부르긴 힘들다. 오히려 2001년 1월 23일생으로 아슬아슬하게 용띠에 포함된 손동현(kt)이 군복무를 마친 올해 64경기에 등판해 8승5패1세이브15홀드3.42의 성적으로 박영현과 함께 마법사들의 불펜을 든든히 지켜내며 새로운 용띠스타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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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용띠스타 김광현 양현종 노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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