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0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 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팀의 네 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2023년 12월 10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 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팀의 네 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토트넘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이 최근 소속팀과 재계약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영국매체 <풋볼 인사이더> <기브미스포츠> 등 현지 언론들은 최근 잇달아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논의중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손흥민의 계약 기간은 2025년 6월까지고 1년 계약 연장 조건이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새로운 재계약을 체결한다면 계약 기간이 더 연장된다. 현재 31세인 손흥민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사실상 토트넘과의 종신계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손흥민의 현재 주급은 19만 파운드(약 3억 1500만 원)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현재 임대중인 탕귀 은돔벨레(갈라타사라이)에 이어 팀내 2위에 해당한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그간 팀 공헌도와 현 클럽 주장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여 엄청난 수준의 급여 인상을 보장받을 것도 유력하다.
 
손흥민은 독일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쳐 지난 2015-16시즌부터 토트넘에 입단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누비고 있다.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9시즌 동안 통산 284경기에 출전해 113골 5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현재 EPL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꾸준히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2021-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벌써 10골을 기록하며 EPL 역대 7번째에 '8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또한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로 토트넘의 주장으로 선임되며 리더십까지 증명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미 유럽 축구계가 공인한 '월드클래스' 선수이자 토트넘과 EPL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과 약 3년 주기로 총 3번의 계약을 맺었다. 토트넘에 처음 입단한 2015년에 이어 지난 2018년과 2021년에 재계약을 맺으며 동행을 연장해왔다.
 
올 시즌이 끝나면 기본 계약 만료까지 1년이 남는 상황이었고, 마침 손흥민도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쾌조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서 재계약을 협상하기에 적절한 시기다. 토트넘이 에이스인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정황은 분명하고, 손흥민 역시 그동안 토트넘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냈던 만큼 협상에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숫자로 평가받는 수준 넘어선 손흥민

다만 손흥민이 빅클럽에서 우승 트로피를 드는 모습을 기대했던 팬들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울 수 있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이래 클럽무대에서 모든 메이저대회(정규리그, FA컵, 유럽클럽대항전)를 통틀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토트넘은 이영표가 현역으로 활약하던 2007-08시즌 리그컵(당시 칼링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15년째 각종 대회에서 무관에 그치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리그와 컵대회, UCL 등 준우승만 세 번이나 기록했다. 어느덧 손흥민의 전성기가 몇 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토트넘의 전력을 감안할 때 잔류한다면 앞으로도 우승 트로피를 장담하기는 쉽지않다.
 
그간 손흥민의 팀동료였던 많은 선수들은 토트넘을 떠난 이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일 워커(맨시티)로, 토트넘 시절까지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그는 맨시티 입단 이후로 지난 시즌 트레블(3관왕)을 포함한 총 16개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유)도 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심지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첼시)도 프랑스 PSG에서 우승을 겨험하며 무관 탈출에 성공했다.
 
손흥민과 '손케콤비'로 불리우며 토트넘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도 오랜 무관에 지쳐 올시즌 결국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이적했다. 바이에른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10년 연속 제패하고 있는 최강팀이다. 올시즌에는 레버쿠젠에 이어 2위를 기록중이지만 케인이 바이에른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
 
반면 손흥민은 그간 높은 명성과 활약에 비하여 의외로 빅클럽 이적설이 잘 나오지않는 대표적인 선수였다.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소문이 나오기도 했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이 EPL을 비롯하여 유럽 빅클럽 어느 팀에 가도 충분히 주전으로 뛸수 있는 실력이라고 평가했다. 주제 무리뉴나 안니오 콘테 같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명장들도 손흥민을 월드클래스라고 인정한 바 있다. 빅클럽의 관심을 못 받았다기보다는 손흥민이 굳이 토트넘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는 게 유력하다.
 
손흥민이 만일 20대였다면 우승을 위하여 새로운 도전을 꿈꿀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손흥민은 어느덧 30대를 넘긴 베테랑이 되었고, 토트넘에서 명실상부한 클럽 레전드이자 에이스로 대우받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미 한국과 아시아축구사에 있어서는 비교대상이 없는 독보적인 GOAT(역대 최고 선수)로 자리잡았다.
 
이제 와서 손흥민이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의 빅클럽으로 옮겨서 트로피를 한두 개 들어올릴 수도 있지만, 굳이 그간 손흥민이 '토트넘의 전설'로서 쌓아온 명예와 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영국과 독일에서 오랫동안 활약해온 손흥민이 이제와서 또다른 팀이나 리그를 옮겨서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토트넘에서만큼 안정적인 위상과 영향력를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선수에게 있어서 커리어의 가치는 단순히 소속팀의 위상이나 우승으로만 평가받는 것은 아니다. 손흥민은 이미 우승 트로피의 숫자로 평가받는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오히려 손흥민이 앞으로 토트넘에서 언젠가 들어올릴 수도 있는 우승 한 번의 가치는, 트로피가 보장되는 빅클럽에서 손쉽게 들어올릴 너댓 번의 우승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닐 수도 있다. 또한 설사 토트넘에서 끝내 무관에 그친다고 해도 손흥민이 토트넘과 EPL에서 이룩한 '명예'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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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토트넘홋스퍼 해리케인 계약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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