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랜드 FC

서울 이랜드 FC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민국 프로 축구가 출범한 지 40년이 흘렀다. 그 과정에서 4분의 1의 역사를 함께 한 이 축구팀은 호기롭게 K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창단 햇수로 1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1부 리그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2014년 8월 26일, 대한민국 수도를 연고로 한 축구 클럽이 팬들의 많은 관심 속에서 베일을 벗었다. 바로 서울 이랜드 FC였다.
 
이랜드 그룹의 강력한 후원에 힘입어 구단 창단 이후 한국 축구 전설인 이영표(은퇴)의 스승으로 알려진 마틴 레니(스코틀랜드) 감독 선임 후, 국가대표 출신 조원희(은퇴), 김재성(은퇴), 김영광(성남)을 영입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선언했으며 훗날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는 주민규(울산), 김성주(충남), 전민광과 같은 자원을 수혈하며 빠르게 성장을 도모했다. 또한 구단 창단 시 내세웠던 목표인 2년 내 K리그 1 진입, 2018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2020년도에는 K리그 1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렇게 맞이했던 K리그 참가 첫해인 2015시즌, 이랜드는 마틴 레니 감독의 공격적인 지휘와 함께 해당 시즌 도움왕에 올랐던 김재성(12도움), 개인 득점 2위에 올랐던 주민규(23골 7도움), 타라바이(18골 3도움)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4위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K리그 1의 문턱을 가까스로 넘지 못했으나 창단 첫해 성적치고는 만족스러웠다.
 
계속된 실패와 감독 이별
 
이랜드는 이듬해 추락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초대 감독이었던 마틴 레니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으며 공격 핵심이었던 주민규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설상가상으로 FA 컵에서는 당시 설기현 감독이 지휘하던 성균관대학교에 패배를 기록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리그에서의 성적은 전 시즌보다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이랜드는 레니 감독과 결별을 선언했다.
 
이후 감독 대행으로 자리에 오른 인창수 대행이 짧게 지휘봉을 잡은 이후 박건하 감독을 선임하며 반전을 노렸다. 박 감독 부임 후 리그 4경기에서 2승 2무를 기록하며 상승 궤도에 진입했고 선수들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공격적인 전술로 후반기 상승 곡선을 그리며 플레이오프 진입까지 노렸으나 아쉽게도 부산에 다득점으로 밀리며 시즌을 마무리해야만 했다. 시즌 종료 후 박건하 감독은 이랜드와 이별을 택했다.
 
이듬해 이랜드는 대학 무대에서 환상적인 지도력으로 프로 구단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김병수 감독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김 감독과의 계약 기간은 3년, 충분한 시간을 주고 구단을 맡겼던 이랜드였으나 시즌 종료 직후 충격적인 결별을 선언했다. 김병수 감독의 이랜드는 10개 팀 중 8위를 기록하며 씁쓸한 마무리를 지었으나 김 감독의 프로 첫 데뷔 무대였다는 점, 1시즌 만에 추구하는 축구의 색채가 나오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시즌 동행은 어느 정도 예고된 상황이었다.
 
실제로 김병수 감독이 시즌 최종전을 치른 이후 팬들에게 "내년에는 분명히 달라질 것입니다, 틀려질 것입니다"라고 말했으나 이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급격하게 자진 사임으로 팀을 떠났다. 충분한 지휘권과 시간을 부여받지 못한 채 김병수 감독은 이랜드를 떠났고 이랜드는 다시 새로운 감독 구인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선임된 감독은 대행을 경험했던 인창수 감독. 초짜 감독이긴 하나 구단 사정과 선수들의 면면을 알고 있다는 부분은 장점으로 작용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맞이한 2018시즌, 이랜드는 더욱 깊은 추락을 맛봤다. 프로 첫 감독 경력직을 수행한 인창수 감독은 팀의 추락을 막지 못했고 결국 꼴찌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종료 후 인 감독과 결별한 이랜드는 또 프로 무대에서 처음 감독 경력을 시작하는 김현수 감독을 앉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랜드와 김현수 감독의 동행은 시즌 개막 후 2개월 보름 만에 끝나게 된다. 이후 우성용 감독 대행이 자리에 올라 팀을 수습했으나 성적은 2년 연속 꼴찌. 벼랑 끝에 몰린 이랜드는 2019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이라는 화려한 결과물을 낸 정정용 감독을 선임하며 반전을 시도했다.
 
정 감독의 이랜드 데뷔 시즌이었던 2020시즌 대전 하나 시티즌에 다득점으로 밀리며 5위를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으나 순위 변동 폭이 컸으며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창단 이후 2번째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마무리했다. 그렇게 희망을 품고 맞이한 2021시즌, 이랜드는 다시 실패를 맛보게 된다. 시즌 초반 승리를 거듭하며 리그 1위 자리를 맛보게 돼지만 시즌 중반 다시 패배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하락을 거듭했고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김인성(포항), 이재익, 이규로(은퇴), 고바야시 유키와 같은 K리그 1에서도 준척급 자원으로 꼽히는 자원까지 영입했으나 후반기 흐름을 살리지 못하고 9위로 마무리했다.
 
이어진 2022시즌에도 채광훈, 배재우(김포), 이동률, 츠바사와 같은 준척급 자원들을 영입하며 호기롭게 시즌을 시작했으나 결과는 아쉬웠다. 시즌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두고 충남 아산-부천-경남과 경쟁했으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며 뒤처졌고 결국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7위로 마무리하게 됐다. 3시즌 간 팀을 이끌었던 정정용 감독과 이별한 이랜드는 전북 현대와 중국-베트남 무대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던 박충균 감독을 선임하며 반전을 노렸다.
 
신생 구단 천안과 충북 청주의 참가로 13개 팀으로 늘어난 첫 시즌, 박충균 감독의 이랜드는 개막전부터 충북 청주에 패배를 기록하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시즌 중반으로 향할수록 패배를 기록하는 횟수가 잦아들기 시작했고 결국 구단 역사상 최악의 순위인 11위에 안착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종료 후 이랜드는 박 감독과 또 석연치 않은 과정을 통해 이별을 단행했고 결국 지난 11월 30일, 공식적으로 이별을 알렸다.
 
 2023시즌, 리그 11위로 마무리한 서울 이랜드

2023시즌, 리그 11위로 마무리한 서울 이랜드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랜드 축구단의 '현주소'

프로 리그 참가 햇수로 9시즌, 감독 교체 횟수는 6회, 대행까지 포함하면 이랜드 지휘봉을 잡은 인물은 무려 9명이다. 무려 5명의 인물이 1시즌 혹은 1시즌도 채 지휘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구단과 이별했으며 프로 감독 경험이 없는 인물이 구단 지휘봉을 잡은 횟수는 무려 5회다. 여느 K리그 구단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감독 교체 횟수가 빈번한 것은 사실이다.
 
더불어 구단 연봉 총액을 놓고 봤을 때 매 시즌 상위권(지난해 K리그 2, 2위)을 기록하고 있는 이랜드는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인 구단으로 꼽히고 있다. 잦은 감독 교체와 목적성 없는 구단 운영과 더불어 계속된 승격 실패, 현재 이랜드 축구단의 현주소다. 성적 부진으로 빠르게 시즌을 종료한 이랜드는 다가오는 2024시즌, 창단 도전장을 내민 지 어언 10년이 된다.
 
구단 창단 시 세웠던 목표는 어느새 축구 팬들 사이에서 밈처럼 승화되고 있다. 이랜드 축구단의 호기로운 목표는 10년이 지난 현재, 웃음거리가 됐으며 고비용을 투자하고 있으나 K리그 1 근처에도 두드리지 못한 그저 K리그 2의 평범한 하위권 팀이 됐다. 그들이 말했던 목표와 야망은 어디 있을까. 2023년 현재, 서울 이랜드는 여전히 하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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