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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는 선거제 개편 논의로 한창입니다. 선거제를 어떻게 바꿀지도 문제지만, 국회가 결단해야 할 정치개혁 과제들도 산적해있습니다. 선거제 개편이 아닌 개혁이 되기 위해, 나아가 정치개혁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매주 칼럼을 통해 논하고 평가해보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정’치개혁이니까요.[기자말]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정치개혁!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정치개혁을 위해 필요한 이야기를 전달해드립니다.
▲ 중꺾정헤드이미지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정치개혁!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정치개혁을 위해 필요한 이야기를 전달해드립니다.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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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8일, 선거제도 개정과 관련하여 묵묵부답으로 초지일관하던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선거는 승부다. 이상적인 주장으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있겠나".

이 발언은 직접적으로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분명하게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병립형 비례대표제라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발언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위성정당을 방지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을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올 초부터 본격화된 선거제도 개편 논의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성, 대표성 그리고 정치 다양성 강화와 위성정당 방지를 위해 비례의석 배분방식, 비례의석수 확대, 비례명부투표방식(폐쇄형 vs. 개방형), 비례대표 선거구(전국단위 vs. 권역단위) 그리고 위성정당 방지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법안도 제출되었다.

즉,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는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제도 개편안으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발언 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제1당을 뺏기지 않기 위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 반면 위성정당을 방지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서 국민과 한 약속과 당론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총선을 넉 달여 앞둔 시점에, 아니 예비후보자 등록일을 2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된 민주당 내 갈등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지금 민주당의 네 가지 문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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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정당임을 포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인의 공약과 정당의 당론은 국민과 한 약속이다. 정치인과 정당이 현실을 핑계로 말을 뒤집고 당론을 파기하는 것은 국민과 한 약속에 대해 책임 지지 않는 것이며, 더 나아가 국민의 희망과 미래를 짓밟는 것이다. 이렇듯 국민과 한 희망과 미래에 대한 약속을 저버린 정치인과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과연 그 약속을 지킬까? 국민은 전혀 믿지 않을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과 정당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과연 누가 그들에게 표를 주겠는가?

둘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편 목적을 자신들의 승리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제도 개편 목적은 정당 승리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데 있다. 즉, 선거제도 개편 목적은 정당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겉으로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속으로는 당의 승리와 원내 제1당의 지위를 유지하려고 한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지지하는 이들은 제1당이 되어야만 윤석열 정부의 독단과 독선 그리고 민주주의 퇴행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과연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과반의석을 넘는 제1당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이 된다고 해서 민주주의 퇴행을 막을 수 있을까?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국민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당을 신뢰하지 않고 표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이 쟁취하고 지켰음을 우리의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다.

셋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을 위한 정당(공당)이 아닌 개인화된 정당(사당)이라는 점이다.

당 대표의 발언이나 의중에 따라 당론과 국민과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는 말과 행위를 한다는 건 국민의, 그리고 당원들의 정당이 아닌 당 대표의 정당임을 방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즉, 정당이 당 대표에게 사유화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당내 민주주의와 결속력을 약화하고 국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공당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다. 국민은 결코 사당화된 정당을 원하거나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넷째, 더불어민주당은 당론과 약속을 지키면서 승리할 수 있는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안을 외면하고 있다.

11월 30일에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우리가 맨주먹으로 싸우자고 했는데 저쪽이 총(위성정당)을 들고 있다.... 우리 가족이 다 죽는 것 아니냐" 라고 발언하였다(한겨레 2023/11/30).

그렇다고 당론과 약속을 저버리고 싸워야 하는가? 아니다. 당론과 약속을 지키면서 저쪽이 총을 못 쏘도록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위성정당 방지법이다. 즉,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 방지법이란 무기를 들고 있다. 그러나 그 무기를 들려 하지 않고 자신과 가족을 위해 국민과 한 약속을 저버리고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위성정당방지법 통과시키고 아름답게 승리하라
 
이탄희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추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탄희, 김한규, 김두관, 민형배, 이용빈, 윤준병, 강민정, 김상희, 이학영 의원.
 이탄희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추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탄희, 김한규, 김두관, 민형배, 이용빈, 윤준병, 강민정, 김상희, 이학영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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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 병립형 비례대표제 주장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할 경우에 위성정당을 만든 국민의힘이 20~30석을 더 획득하고 원내 제1당이 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그 시뮬레이션은 많은 문제가 있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위성정당 방지법이 존재할 경우를 계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위성정당 방지법이 없는 상황에서는 위성정당을 만든 정당이 만들지 않은 정당보다 많은 의석을 획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발의된 위성정당 방지법(선거에 참여하는 모든 정당은 지역구 및 비례대표 선거에 후보자를 각각 추천하고,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비율은 지역구 후보자 추천 비율의 100분의 20 이상이 되도록 하는 법안, 총선 후 2년내에 지역구 의석이 많은 정당과 비례대표 선거에만 참여한 정당 간에 합당할 때 국가보조금의 50%를 삭감하게 한 법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위성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정당이 20-30석의 비례의석을 획득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정당투표 용지에 지역구에 출마한 정당명이 존재하고 그 정당이 만든 꼼수정당명이 동시에 기재됨으로써 유권자의 표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성정당 방지법이 존재한다면 시뮬레이션과 같이 위성정당을 만든 정당이 더 많은 의석을 획득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국민은 추악한 승자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국민은 멋지게 승리하는 자에게 박수와 신뢰를 보낼 것이다. 멋지게 아름답게 승리하는 방법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면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것이다. 그것이 국민이 원하는 공정이며, 정의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멋진 승부를 위해, 그리고 승리를 위해, 병립형 비례대표제 주장을 접고 위성정당 방지법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하길 바란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위성정당 방지법을 통과시켜 제22대 총선에서는 멋지고 아름다운 경쟁을 국민에게 보여주길 바란다. 이것이 국민의 명령이며, 이를 실천할 때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당으로 우뚝 설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김형철 한국선거학회장(성공회대학교 교수,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부소장)이 작성했습니다. 이 기사는 슬로우뉴스와 참여연대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태그:#중꺾정, #정치개혁, #위성정당방지법, #이재명, #연동형비례대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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