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글로벌 케이팝 송' 상을 수상한 정국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글로벌 케이팝 송' 상을 수상한 정국 ⓒ Billboard Music Awards

 

지난 11월 20일(한국 시간 기준),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가 열렸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그래미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불린다.

올해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지난해와 달리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올해 빌보드 음악상이 유독 주목을 받은 이유가 있다면, 이 시상식 역사상 최초로 '케이팝 부문'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우선 총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던 걸그룹 뉴진스가 '베스트 케이팝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데뷔 16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방탄소년단 이후 미국 시장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 보이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베스트 케이팝 앨범'상을 수상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최근 발매한 <정규 3집 '★★★★★ (5-STAR)>을 포함해, 지금까지 4개의 앨범을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렸다.

방탄소년단 정국의 솔로곡 'Seven'은 '베스트 케이팝 송'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정국은 이 곡을 발매하자마자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올랐고,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는 10억회 이상의 재생수를 기록했다. 동시에 정국은 싸이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빌보드 음악상을 수상한 한국 솔로 가수로도 기록되었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베스트 케이팝 투어링'상을 수상했다. 이 부문에는 방탄소년단 슈가, 트와이스가 함께 후보에 올랐다. 최근 서울에서 'Born Pink' 투어를 마무리한 블랙핑크는 이 투어를 통해 18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세계 최대의 뮤직 페스티벌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간판 공연자)로 공연하는 업적도 세웠다.

뉴진스는 이 시상식에서 'Super Shy'와 'OMG'의 무대를 선보였고, 스트레이 키즈 역시 '특'과 '락(樂)'을 공연했다.

'케이팝 부문' 신설 우려 있지만...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베스트 케이팝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뉴진스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베스트 케이팝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뉴진스 ⓒ Billboard Music Awards

 
국내외 팬덤과 일부 케이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케이팝 부문을 신설하면서 '케이팝의 유리 천장'이 공고해졌다는 비판과 함께 주요 경쟁 부문에서 케이팝이 다른 팝 음악과 경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적어졌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피프티 피프티와 뉴진스, 방탄소년단 지민이 비 케이팝 부문(톱 듀오 그룹, 톱 빌보드 글로벌 아티스트, 톱 셀링 송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방탄소년단이 과거 이 시상식에서 톱 듀오/그룹,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상 등을 수상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정국의 'Seven' 정도를 제외하면, 영미권의 팝스타와 주요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는 만큼의 히트곡이 탄생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한편 올해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총 69개 부문을 시상했다. 올해 'Last Night' 열풍을 일으킨 컨트리 뮤지션 모건 월렌은 톱 남자 아티스트, 톱 핫 100 아티스트, 톱 컨트리 아티스트, 톱 스트리밍 송 아티스트 등 총 11개의 트로피를 독식했다. 현세대 최고의 팝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 역시 톱 아티스트, 톱 여성 아티스트 등 총 10개의 상을 받았다.

음악 산업 분석 업체 루미네이트(Luminate)의 7월 12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미국 음원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곡의 언어 비중 3위는 한국어(0.9%)였다. 1위를 차지한 영어(88.3%), 그 뒤를 이은 스페인어(7.9%)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지만, 꾸준한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미국 시상식이다. 빌보드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영미권 아티스트들이 주역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2021년에는 톱 라틴 남/녀 아티스트상, 톱 라틴 듀오/그룹상을 신설하면서 시장의 다양성에 응답했다. 올해에는 케이팝 뿐 아니라 '아프로비츠(Afrtobeats/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부흥한 댄스 음악의 한 갈래)'를 위한 하위 부문도 신설되었다. 케이팝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위상이 입증된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의 결과를 두고 단순히 '케이팝 홀대론'만을 논할 수 없는 이유다.
빌보드뮤직어워드 정국 뉴진스 스트레이키즈 블랙핑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 음악과 공연,영화, 책을 좋아하는 사람, 스물 아홉.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