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시즌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한국야구위원회는 1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FA 자격 선수 34명(A등급 8명,B등급14명,C등급 1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중 처음 FA자격을 얻은 선수가 12명이고 재자격을 얻은 선수가 8명, 그리고 작년에 이미 FA자격을 취득했지만 FA승인신청을 하지 않고 올해도 자격을 유지한 선수가 14명이다. 구단 별로는 SSG가 6명으로 가장 많고 LG, 삼성 5명, 롯데 4명, kt,두산, KIA키움이 3명, NC와 한화가 각각 1명씩이다.

FA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공시 후 2일 이내인 오는 17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에 FA권리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하고 KBO는 18일 FA 승인 선수를 공시하게 된다. 그리고 FA 승인선수들은 공시 다음날인 11월 19일부터 해외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선수계약을 위한 교섭을 할 수 있다. 과연 FA자격을 얻은 많은 선수들 중에서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굴 화제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잠실구장 20홈런 거포' 양석환의 진로는?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LG 트윈스)과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의 통산 홈런 기록(467개)에 단 9개를 남겨두고 있는 최정(SSG 랜더스), '안경에이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사자군단의 간판타자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의 주전포수 김태군. 이 선수들은 올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었지만 이번 FA시장에는 나오지 않는다. 이미 FA 자격을 얻기 전 구단과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들처럼 구단과 비FA다년계약을 맺은 FA 선수는 총 8명이다. 그리고 올해까지 통산 132승을 기록한 두산의 베테랑 좌완 장원준은 현역 은퇴를 선택했다. 따라서 실제로 이번 FA시장에 나올 수 있는 선수는 34명이 아닌 25명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올 시즌 본인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FA재수' 또는 '3수'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FA를 신청해 시장에 뛰어드는 선수들의 숫자는 더 줄어들 것이다.

각 구단의 슈퍼스타급 선수들이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묶인 가운데 이번 FA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야수는 두산의 거포 1루수 양석환이다. 올 시즌 140경기에 출전한 양석환은 타율 .281 147안타21홈런89타점73득점을 기록하며 28홈런96타점을 기록했던 2021년에 이어 프로 데뷔 후 두 번째로 좋은 시즌을 보냈다. 실제로 양석환은 타율과 안타, 득점 등 여러 지표에서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양석환이 LG에서 데뷔해 두산으로 트레이드되면서 선수생활 내내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는 점도 커다란 프리미엄이다. 실제로 작년 LG에서 12홈런을 기록했던 채은성(한화 이글스)은 올 시즌 대전으로 홈구장을 옮긴 후 홈런개수가 23개로 늘어난 바 있다. 따라서 장타력 보강을 노리는 구장 규모가 작은 구단에서는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네 번이나 20홈런 시즌을 만들었던 양석환의 장타력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이 밖에 베테랑 내야수 김선빈(KIA)과 안치홍, 전준우(이상 롯데) 등은 올 시즌이 끝나고 생애 두 번째 FA자격을 얻는다. 물론 전준우는 새해가 되면 만38세, 김선빈은 만34세, 안치홍도 만33세가 되는 만큼 FA로 영입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여전히 전성기에 버금가는 기량을 유지하며 각 팀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고 보상선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B급' FA인 만큼 스토브리그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FA재수' 임찬규에게 펼쳐진 따뜻한 겨울

선발투수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올 시즌 다승 3위(14승)평균자책점 9위(3.42)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LG의 토종에이스 임찬규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FA신청을 포기하고 '재수'를 선택했던 임찬규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한껏 끌어 올렸다. 이번 FA시장에서 유일하게 돋보이는 선발자원이라 많은 구단의 관심이 예상되지만 LG에 대한 충성도가 워낙 높아 LG로부터 좋은 대우를 받고 계약을 맺을 확률도 적지 않다.

불펜에서는 지난 2년의 부진을 씻고 올해 최고의 활약으로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 함덕주가 최대어로 꼽힌다. LG 이적 후 2년 동안 29경기 등판에 그쳤던 함덕주는 올해 57경기에 등판해 4승4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1.62로 맹활약했다. 만28세(1995년생)의 젊은 나이에 좌완이라는 프리미엄도 있지만 나이에 비해 부상이 비교적 잦다는 점이 FA시장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재윤(kt 위즈)은 올해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1패15.00(3이닝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최근 3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했을 정도로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마무리 투수다. '마법사군단의 뒷문지기'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하지만 마무리가 불안한 구단에서는 충분히 탐낼 만한 자원이라는 뜻이다. 다소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두산 이적 후 4년 동안 44세이브39홀드를 기록한 강속구투수 홍건희도 매력적인 구위를 가진 불펜투수다.

하지만 선수생활을 하면서 몇 번 찾아오지 않을 FA기회가 마냥 반갑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SK 와이번스와 4년69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한 포수 이재원은 두 번째 FA를 앞둔 올 시즌 27경기에서 타율 .091 무홈런2타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시즌 50경기에서 타율 .234에 그쳤던 이용규(키움 히어로즈) 역시 통산 3번째 FA자격을 얻었지만 자신 있게 FA를 신청하기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2020년 홀드왕을 비롯해 2019년부터 작년까지 98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kt의 불펜에이스로 맹활약했던 주권은 FA를 앞둔 올해 1승2패5홀드4.40으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올해 성적으로는 FA를 신청하더라도 좋은 계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한 때 삼성의 마무리로 활약하기도 했던 사이드암 심창민 역시 작년 11경기에 이어 올해도 5경기 등판으로 NC이적 후 극심한 부진이 이어지며 FA신청여부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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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FA시장 양석환 임찬규 함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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