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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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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닮았다. 휠체어를 탄 하늘이, 피부색이 어두운 다문화가정 출신 마리, 자폐 스펙트럼장애를 가진 별이, 태권도를 좋아하는 여자아이 하리, 할아버지와 단둘이 함께 사는 조아까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이 모였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면 흔히 보이는 휠체어 이동을 위한 경사로도 보였다. 이곳은 EBS 1TV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 촬영장. 그동안 EBS가 선보인 펭수, 번개맨, 뿡뿡이와 같이 비현실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환상 속 세계와 달랐다. 어린이 프로그램의 리얼리즘이랄까.
 
10월 24일 EBS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 촬영장에 다문화가정 출신 마리,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조아, 태권도를 좋아하는 하리,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별이, 휠체어를 탄 하늘이가 함께 모여있다.(오른쪽부터)
 10월 24일 EBS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 촬영장에 다문화가정 출신 마리,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조아, 태권도를 좋아하는 하리,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별이, 휠체어를 탄 하늘이가 함께 모여있다.(오른쪽부터)
ⓒ 김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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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에게 이렇게까지 관심 가져주실 줄은 몰랐어요"

지난 8월 18일 국내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최초로 자폐 스펙트럼 아동 별이가 <딩동댕 유치원>에 등장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지난 24일 경기도 일산 EBS 본사에 있는 촬영현장에서 <딩동댕 유치원> 이지현 PD를 만났다. 별이 등장 이후 사람들 반응과 달라진 점들을 들어봤다. 이 PD는 "사람들의 관심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하다"고 했다.

"별이에 대한 많은 관심은 여전히 사회가 자폐 아동에 익숙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죠. 그동안 자폐 아동을 등한시해왔던 건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현실에선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여전히 장애아동을 특이하고 특별한 존재로 보는 것 같습니다. 갈 길이 머네요."
 
24일 EBS 딩동댕 유치원 촬영 세트장에 휠체어 경사로가 있다.
▲ <사진 2> 24일 EBS 딩동댕 유치원 촬영 세트장에 휠체어 경사로가 있다.
ⓒ 김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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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관심 덕분에 별이 비중 늘어나

- 별이가 등장한 지 두 달이 지났는데 달라진 점이 있나요.

"'안녕 별아'(8월 18일 별이가 처음 등장하는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 별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후속작이 언제 나오는지 묻는 질문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별이 출연 빈도를 늘렸습니다. 원래는 일주일에 한 개 코너 정도 출연시키려 했는데 이젠 일주일에 세 번은 고정적으로 나와요."

- 어려운 점은 없나요?

"별이가 등장하는 회차는 1.5에서 2배 정도 시간이 더 걸려요. 마음대로 원고를 쓰지 못하고 자문을 받아야 합니다. 인력 여건도 넉넉하지 않다보니 PD들도 촬영하면서 한 장면을 찍더라도 조금 더 생각을 많이 해야죠."

- 어떤 부분에서 생각을 더 많이 하나요.

"별이는 보통 자기 것에 몰입해있는 상태라 대사가 많지 않아요. 주변 상황이 왁자지껄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별이가 뭘 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하는 게 되게 어려운 것 같아요. 자문을 받아도 현장에서 촬영하고 모니터로 보면 별이가 뭘 하고 있는지 신경 쓰여요. 그래서 인형 연기자분과 저 그리고 성우 셋이 현장에서 별이 반응을 고민합니다."

- 별이가 등장하는 회차의 기준이 있나요.

"신체활동이나 그림 그리기 코너에는 별이가 등장하지 않아요. 별이가 등장하면 극적인 요소가 들어가 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신체활동이나 그리기는 아침에 아이들이 보면서 직관적으로 따라하게 하는 게 목적이라 별이가 코너와 조금 덜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별이를 주인공으로 다루려는 시도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 어떤 시도인가요.

"별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후속작을 지난주에 촬영했고 12월 방송 예정입니다. 스포일러를 한다면 제목은 '잘했어 별아'에요. 별이가 처음 등장했던 '안녕 별아'는 자폐 스펙트럼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개론이었죠. '잘했어 별아'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이와 비장애 아이들이 통합학급에서 어울릴 때 발생하는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지 보여주는 실전 응용 편이에요."

-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있나요.

"예를 들어 다른 아이들이 레고 블록을 쌓는데 별이가 무너뜨렸다면 아이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해결할지, 장애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가이드를 제시하는 거죠."

- 현실적이라 주목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요.

"요즘엔 장애아동 때문에 비장애 아동이 손해를 본다는 역차별 문제도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중재자인 선생님 역할이 중요하죠. 중재자로서 PECS(펙스)라는 도구를 이용해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걸 더 제대로 표현하게 하고 통학학급에서 원만하게 어울릴 수 있게 하는 거죠."

- PECS(펙스)가 무엇인가요.

"자폐 아동의 소통을 돕기 위한 시각 보조물이죠. 자폐 아이들은 사회적인 언어 소통이 어렵잖아요. 대신 시각적인 이미지로 대화하면 원하는 게 뭐고, 하고 싶은 게 뭔지 더 잘 알 수 있게 해주죠. 자폐 학부모님들 커뮤니티에도 펙스를 사용했다는 후기들이 있고 자문 해주시는 교수님도 펙스 사용이 가능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PECS는 Picture Exchange Communication System의 줄임말로, 그림교환 의사소통 체계를 말한다. 의사소통 및 언어능력이 제한적인 자폐 범주성 장애나 기타 장애를 지닌 아동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사진과 그림을 이용해 의사소통하는 것이다. - 기자 말)

- 준비를 많이 하시네요. 자문은 어떻게 받나요.

"자문은 두 분께 받습니다. 특수학교 교장선생님은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시기 때문에 아이템뿐 아니라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별이 대사 하나하나까지 다 봐주시죠. 정신의학과 교수님은 의학적 차원의 조언을 해줍니다. 지능발달 수준과 자폐 수준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 대사와 행동을 하는 게 적절한지 의학적으로 진단해주시죠. PECS를 활용할 때도 어떤 그림을 써야 할지 자문을 해주셨습니다."

- 별이 나이가 궁금한데요.

"별이는 6~7살입니다. 자폐 정도는 고기능자폐로 설정했어요."

- '잘했어 별아' 반응도 기대되네요. 별이 등장 이후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요.

"제가 눈물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학부모님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글을 보고 동감하면서 마음이 짠했습니다. 14살 자폐 남자아이와 4살 비장애 아이를 키우시는데 큰 아이가 돌발 행동을 하면 힘으로 제어하기에 한계가 와서 힘들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하던 상황이셨어요. 방송을 같이 보면서 작은 아이에게 '별이가 형이랑 비슷하지'라고 말했는데 작은아이가 형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되었다고 해서 좋았고 위로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작은아이 말을 듣고 화장실에 가서 물 틀어놓고 세수하는 척하면서 울었다고 하셨는데요. 보고서처럼 엄청 길게 써주셨습니다."

- 장문의 후기인데 마음에 남는 부분이 있나요.

"(이지현 PD는 핸드폰에 캡처해 저장해 놓은 게시글을 직접 찾아 읽어줬다.) 14살이면 사춘기잖아요. 주변에 비장애 아이 엄마들은 아이가 사춘기라 문 닫고 혼자 들어가서 서운하다는 얘기를 하는데 자기는 그게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고 말한 대목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와 자신의 인생이 동일시되는 게 버거운데 별이 등장으로 자기가 응원을 받은 것 같다며 함께 손잡고 걸어가 주시려는 마음에 감사드린다는 내용이었죠. 이런 피드백이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림교환의사소통체계(PECS) 예시
 그림교환의사소통체계(PECS) 예시
ⓒ 망고 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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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 젖듯 동료를 설득해 별이를 만들다

지난 8월 15일 별이가 등장하는 첫 방송 <안녕 별아> 방영을 3일 앞두고 딩동댕 유치원 제작진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별이가 탄생하기까지 1년여의 시간 동안 준비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내용이 담겼다. 별이를 준비하며 여러 분들의 심사숙고 과정이 있었다고 했다.

- 심사숙고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1년 동안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시작이 반이잖아요. 별이 캐릭터를 해야 할지 말지 몇 달을 고민했습니다. 저희 팀에 PD가 저 포함 5명이고 작가도 5명인데 제 의지와 욕심만으로 시작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죠. 한배를 탔기 때문에 팀원들 모두 설득해야 했습니다. 제 자신이 별이에 대한 확신을 갖고, 팀원들을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 어떻게 설득하셨나요.

"설득한다기보다 그냥 하고 싶다는 걸 계속 말했죠. 미국 PBS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자폐 아동 인형 줄리아를 인상 깊게 봤어요. 우리는 왜 못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한두 달 동안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팀원들에게 관련 링크들을 보내주면서 우리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할 수 있을까를 계속 물어봤죠. 그러니 그럼 한 번 해보자는 말이 나왔죠. 결국, 다들 가랑비에 옷이 젖어버렸네요.(웃음)"

- 가랑비에 옷 젖듯이, 좋은 전략 같네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도 초반엔 다른 팀원들이 덜 힘들도록 별이 생김새나 말투, 목소리 톤 등을 작가님과 둘이서 자폐 아동 특성을 공부하면서 잡아갔습니다. 그렇게 처음 별이를 선보였죠."
 
- 공부를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요.


"자폐 아동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 어떤 프로였나요.

"BBC 드라마 < The A word >와 < There she goes >를 봤어요. < The A word >는 별이 만한 아이가 나오는 드라마고 < There she goes >는 발달 장애인이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드라마에요. 발달 장애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이 자기 아이의 일상 브이로그를 유튜브에 꽤 많이 올리세요. 이것도 참고했죠."

- 그렇게까지 별이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 것 같습니다. 친인척 중에 심하지는 않지만, 자폐가 있는 분이 있어 발달장애가 낯설지 않아요. 또 큰 아이가 8살 때 초등학교 입학을 했는데 자폐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수업 중에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하고, 친구들을 때린다는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때 큰 아이에게 그 친구를 좀 도와주라고 했는데 아이가 가까이 안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애도 아이인데 제 말이 얼마나 이해가 되겠어요. 현실적으로 맞닥뜨리는 문제를 다뤄보고 싶어서 만들게 됐습니다."

- 현실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는 영화도 실화를 주로 보는 사람이에요. 최근엔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를 인상 깊게 봤죠. 그래서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가 나오는 대본을 보면 '이게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내용일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내용들은 수익성이 보장되니 얼마든지 OTT에서 많이 다루고 있잖아요. 돈이 안 돼도 필요한 현실의 이야기를 EBS이기 때문에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배워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휠체어 탄 사람들이 지나가면 저희 아이들이 '엄마 저거 타보고 싶어'라고 말해요. 또 딩동댕 유치원에 장애, 비장애 아이들이 모두 출연을 하는데요. 비장애 아역들이 휠체어를 탄 아이에게 '나도 좀 타보게 일어나보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은 몰라서 그런 거니까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또 어른들도 시청자 게시판에 휠체어 타는 게 연기인지 물어보시기도 하는데 어른들도 장애인이 방송에 나와도 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숙해져야죠."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 별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 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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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걸 하냐'는 물음에 '왜 그런 걸 하면 안 되나'로 답해

- 앞으로 또 해보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사실 별이와 같은 발달장애를 고민하던 시기에 비슷하게 고민을 많이 했던 건 성교육이에요. 올해부터 6개월간 매주 1편씩 총 26편에서 성교육을 다루려고 했습니다. 자료 조사뿐 아니라 준비를 해서 회사에 보고했는데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를 들어서 특집처럼 분량을 줄여서 방송할 예정입니다."

- 어렵다고 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성교육만으로 26편을 다루면 민감한 부분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고 하셨죠. 성교육 관련해선 여전히 사회적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내년에 성교육 특집 방송이 나갈 거라는 보도 자료가 나간 이후에 엄마들 카페에서 '선을 넘으려고 하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죠. '성소수자까지 나오겠네' 같은 댓글도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장애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 같은데 성교육 등 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훨씬 더 닫혀있는 것 같습니다.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면 저희도 이제까지 쌓아왔던 노력들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듭니다. 지금까지는 취지를 인정해주시고 잘하고 있다는 격려가 더 많은 상황이니까요. 장애아동의 경우는 손 인형 캐릭터뿐 아니라 실제 시각, 청각 장애를 가진 아역 배우들이 딩동댕 유치원에 출연했습니다. 지상파 매체다 보니 한 발을 가면 비난을 받는 경우가 있었으니, 선을 타면서도 반 발씩 앞으로 나아가야죠."

- 선을 타는 비결이 있나요.

"국민 정서를 고려하면서도 필요한 얘기를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왜 그런 걸 해야하냐'라고 말할 때, 전 반대의 질문을 던집니다. '왜 그런 걸 하면 안 되나' 같은 식으로요. 필요한 얘기를 하면서도 선을 타는 요령이 생긴 건 제가 직접 아이를 키우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이슈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실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이 정도면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겠다는 감이 오는 거죠. 아이가 모르는 걸 저에게 질문했는데 저도 잘 모를 때 이거는 방송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엄마들도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저도 공부하고 다른 부모님도 방송을 보면서 함께 공부하는 거죠."

한국의 세서미 스트리트를 만들겠다

- 시청자 게시판에 딩동댕 유치원과 아이를 같이 키우는 것 같다는 게시글이 있습니다. 아이를 함께 키우는 마음으로 딩동댕 유치원을 제작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울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요.

"가르기를 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의 모토가 '알고 이해하면 함께할 수 있다'에요. 상대가 왜 이러는지 알면 이해할 수 있고 그러면 함께할 방법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안 그렇죠. 계속 가르기를 하잖아요. 남자와 여자를 가르고 인종과 장애여부에 따라 가르잖아요."

- 가르기 하지 않는 사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국 어른들이 해결해야죠. 뉴스에 나오는 사회 이슈들이나 가르기를 하는 상황은 어른들 때문이죠. 요즘은 6,7살만 돼도 친구들한테 몇 평 사는지 묻고 구분 짓거든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이게 더 심해지고요.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들은 얘기가 있어서 그런 거에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사회적 감수성을 다뤘던 <딩동, 고민있어요> 프로그램에선 어른들이 보기에 불편한 아이템들이 꽤 있었어요. 예를 들면 여자아이에게 엄마가 분홍색 옷이나 원피스 입으라고 하는 내용이 있고,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 데 어른들이 보기에 불편할 수 있잖아요. 어른들이 정신 차려야죠. 저부터 정신차려야 하는데 이렇게 말해놓고 아이들에게 소리치네요.(웃음)"

- 앞으로 딩동댕 유치원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요.

"입사 15년 차인데 15년 전에도 육아프로그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회의를 하면 '세서미 스트리트' 얘기가 매일 나왔어요. 15년 전에도 독보적인 롤모델이었죠. 저희를 평가해주실 때 '한국의 세서미 스트리트'라는 말을 해주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반만 따라가도 좋을 것 같아요. 세서미 스트리트에는 다양한 배경의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우리는 아직 엄두도 못 내는 부분도 있죠. 앞으로 더 다양한 배경의 아이들이 나올 수 있는 여건과 사회적인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앞선 다양성을 따라가고 싶어요. 너무 사대주의인가요? 그래도 해보고 싶습니다."
 
EBS 1TV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 이지현 PD
 EBS 1TV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 이지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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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서미 스트리트는 1969년 방송을 시작한 미국 어린이 TV 프로그램이다. 세계 150여 국가에서 방영됐으며 에미상을 216번, 그래미상을 11번 수상했다. 세서미 스트리트의 핵심 가치는 다양성과 포용성이다.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지닌 캐릭터를 출연시켜왔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제이슨(1975년), 시각장애가 있는 아리스토텔레스(1981년), 휠체어를 탄 타라(1993년) 자폐가 있는 네 살 소녀 줄리아(2017), 한국계 미국인 7살 소녀 지영이(2021년)가 등장했다. 그 외에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나 위탁가정 출신, 교도소에 부모가 있는 캐릭터 등 다양한 배경의 캐릭터들이 나왔다.
 

태그:#딩동댕유치원, #별이, #자폐, #장애,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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