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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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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첫 공판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팡이를 짚고 출석했다. 지난달 26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받은 뒤 정확히 열흘 만의 첫 외부 일정이다.

이날 공판에서 이 대표는 따로 발언 기회를 얻어 "저에 대한 수사가 지금도 계속되지만 몇 년째 하는가"며 "검사가 수십 명이 투입돼서 수백 번 압색을 하고 있다. 제가 살아있는 한 (수사를) 계속하지 않겠냐"라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재판장님 죄송하지만 청이 하나 있다"며 "보석 조건 때문에 정진상 피고인과 전혀 접촉을 못하는데, 이 법정 안에서라도 휴정하거나 재판이 종료되면 대화는 하지 않을 테니 신체접촉만 할 수 있도록 그것만 부탁한다. 한 번 안아보고 싶다"라고 요청했다.

재판장인 김동현 부장판사는 "그 정도는 가능하다"며 이 대표의 요청을 허락했다.

실제 오전 11시 48분께 김 부장판사가 "오늘 재판을 여기서 마친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다가가 안았다. 그리곤 정 전 실장의 등을 두 번 토닥이며 악수했다. 정 전 실장은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했다.

이 대표는 2010~2018년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사업자에게 사업 정보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줘 이익 7886억 원을 얻게 했다는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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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건강 상태 고려해 1시간 20분 만에 공판 종료

재판부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첫 공판을 1시간 20분 만에 끝냈다. 검찰은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와 관련해 공소사실을 설명하는 모두발언만 30분가량 진행했다. 당초 대장동 개발 특혜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등을 포함해 4시간 30분 정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 대표 측 요청에 따라 다음 기일에 나머지 사안을 설명하기로 했다.

검찰은 "위례 신도시 사업은 이 대표가 성남 시장 재선을 위해 진행했고 이를 위해 불법·졸속으로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공개돼선 안 되는 비밀도 남욱 등 민간업자들에게 유출해 공정성을 훼손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검찰은) 위례사업 전제가 입찰 시간이 부족하니 불법했다는 건데 입찰 규정이 없어 수의계약도 된다"면서 "(내가) 유착했으면 조용히 수의계약하면 되는데 공개 입찰까지 거쳤겠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간개발이나 환지사업을 해주지 않았고, 자신들이 산 땅 위주로 해달라는 주민을 빙자한 민원도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며 "성남시 차원에서 (민간업자 요구를) 단 하나도 한 게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영학 녹취록을 콕 집어 언급하며 "녹취록을 보면 제가 그들을 얼마나 혐오하는지 자기들끼리 스스로 이야기를 한다"며 "이들이 성남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게 저의 중요한 내심 목표 중 하나였다. 검찰이 그런 기록을 다 가지고 있는데 제가 무슨 유착을 했다는 건지 피고인 입장을 떠나서 모멸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종일 재판을 열어 검찰의 나머지 공소요지와 변호인의 공소사실 입장을 듣고 모두절차를 끝내겠다고 했다. 20일에는 위례 관련 서증조사를 진행한 뒤, 11월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재판 말미 이 대표가 밝힌 입장 전문이다.

"먼저 이렇게 많이 배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영장심사 때 백현동 관련된 검찰의 주장을 봤고, 이번에 오늘 예정된 게 아니지만 대장동 배임죄나 또 비밀을 이용했다고 기소가 됐는데, 정말로 상식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이게 기본적으로 말이 되는 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민간 사업자였던 사람들은 제가 혐오해 마지않는 부동산 투기세력들이고, 이들이 성남에서 발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게 저의 내심의 목표 중 하나였는데, 실제로 그들이 유동규 본부장을 통해서 뇌물을 주고 부정거래를 했지만 저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제 입장에서는 단 한 개도 들어준 게 없습니다.

민간개발을 해달라는 거 절대 안 해줬고, 환지사업으로 해달라는 것도 끝내 안 해줬고, 자기들이 산 땅 중심으로 사업지역 지정해 달라고 주민들 빙자한 그런 민원들도 전혀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결합개발이 아니라 따로 해달라는 것도 안 들어줬고, 입찰하지 말고 경쟁하지 말고 자기들을 사업자로 지정해 달라는 것도 저희 성남시 차원에서는 단 한 개도 해준 게 없습니다.

남욱 같은 경우도 보시면 1800억 들여서 땅을 사 갖고 토지 저당 등기까지 다 했는데 공모 경쟁하면서 그게 다 없어져버리지 않았습니까. 지금 위례 신도시도 그렇습니다. 제가 (민간업자와) 유착됐다고 하는데 만약에 조금이라도 유착되거나 관련이 있었으면 그 후에 대장동이든 하나도 안 봐줄 리 없지 않습니까. 얼굴 한 번 안 봤습니다.

위례 부분도 보면 그 유명한 (정영학) 녹취록에도 나오지만, 제가 그들을 얼마나 혐오하는지 자기들끼리 스스로 말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노출된 이후에 그들끼리 한 녹취록을 보면 제가 자기들을 미워해서 숨어있었다고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검찰이 그런 기록을 다 갖고 있는데 어떻게 2013년부터 어떤 유착이 있었다는 건지 저는 모멸감을 느낍니다. 피고인의 입장을 떠나서.

제가 너무 길게 말씀드리면 재판에 지장 있으니 줄이겠지만, 조금 전에 위례사업 관련해서도 그렇습니다. 이거 수의계약해도 되는 겁니다. 제가 유착이 있었으면 수의계약 했지 요란하게 공개입찰을 거치면서 하겠습니까. 그냥 계약해도 됩니다. 그걸 몰랐겠습니까. 녹취록에도 다 나오지 않습니까. 수의계약해도 되는데 유동규가 짱구 굴려서 공모경쟁한다고. 재판장님이 많이 살펴주겠지만 저에 대한 수사가 지금도 계속되지만 몇 년째입니까. 도대체 검사 수십 명이 투입돼서 수백 번 압색하고 제가 살아있는 한 계속하지 않겠습니까.

재판장님 죄송하지만 청이 하나 있습니다. 보석 조건 때문에 제가 정진상 피고인과 전혀 접촉을 못하는데. 이 법정 안에서라도 휴정하거나 재판 종료되면 대화는 하지 않을 테니 신체접촉을 할 수 있도록 그것만 부탁드립니다. 한번 안아보고 싶습니다."

태그:#이재명, #정진상,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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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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