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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요금과 텔레비전 방송수신료(KBS·EBS 방송 수신료) 징수를 분리하기 위한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앞에 화환들이 세워져 있다. 개정안은 윤석열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쳐 공포되면 바로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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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사장 후보자 선임이 무산된 가운데 이사회 내 여권 이사들간에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유력 내정설이 돌던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후보자로 선임하는 데 여권 이사 일부가 반대하면서 내부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KBS 이사회는 4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최종 사장 후보자 3명에 대한 면접 평가를 진행했다.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최재훈 KBS 부산총국 기자, 이영풍 전 KBS 신사업기획부장 등 3명이 최종 면접에 응했다.

이사회를 앞두고 KBS 안팎에서는 그동안 유력 내정설이 거론되던 박민 후보자가 1차 투표에서 후보자로 결정되리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현재 KBS 이사회 구도가 여당 추천 이사 6명, 야당 추천 이사 5명으로 여당 측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의외였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던 것. 대신 박민, 최재훈 후보자가 상위 득표자로 선정됐다. 1차 투표 결과는 이사회 규정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당초 이사회는 과반(6명)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는 구상이었다. 3차 투표까지 결정되지 않으면 사장 재공모가 이뤄진다.

서기석 이사장, 6일 회의 속개... "여권 이탈표 설득하려" 비판

때문에 즉각 결선 투표가 이뤄져야 했으나 서기석 KBS 이사장은 이날 오후 7시 정회를 선언했다. 1시간 가량 정회 끝에 서 이사장은 이사회 휴정과 함께 6일 회의를 속개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야당 이사들이 "4일 사장 선임을 하기로 규정한 사장 선임 규칙에 어긋난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사태를 두고 일부 여당 이사들의 '반란'이 있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정권의 의중과 다름없다고 평가되던 박 후보자를 선임하는 데 일부 여당 이사들이 반기를 들었고 과반을 차지한 여당 이사 6명 중 이탈표가 나온 것이다. 

복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5일 오전에는 여당 측 이사가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KBS 이사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여당 측 이사들의 뜻이 모이지 않았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면서 "여당 이사들 사이 여전히 이견이 있는 상황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역시 성명을 내고 "이번 연기는 정권 지지 속에 사장 선임이 당연시됐던 박민이 과반 득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혹시라도 결선 투표에 들어가서 정권 뜻과 다른 결과가 나올까 겁을 먹고 연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며 "여권 이사 중 이탈표를 설득하기 위해 시간을 번 것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했다.

서 이사장이 6일 이사회를 속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야당 측 이사들이 6일 이사회 속개는 규정 위반이라고 반발하며, 이사회 불참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 측 한 이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4일 사장 선임을 하겠다는 것은 이사들의 주장이 아니라 KBS 사장 선임 규칙에 명시된 내용"이라며 "그 규정을 무시하고 6일 사장을 선임하는 것은 규정 위반이 명백한데, 참여할 이유가 없다"라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