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올해 영화제에는 개막작인 '한국이 싫어서'(장건재 감독)를 비롯해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이 부산 영화의전당 등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올해 영화제에는 개막작인 '한국이 싫어서'(장건재 감독)를 비롯해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이 부산 영화의전당 등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 연합뉴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몇 가지 위험 요소에도 무난하게 막을 올렸다.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오후 6시부터 진행된 개막식은 관객은 물론 다양한 세계 영화인들과 부산시 관계자들이 자리를 채웠다.
 
약 5000여석 규모의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은 일찌감치 관객들로 가득했다. 영화의 전당 인근도로까지 통제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행사장 범위를 확대한 주최 측은 당초 예정보다 다소 일찍 레드카펫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인 주윤발, 특별 호스트로 자리한 송강호를 비롯해 존 조, 저스틴 전, 유지태, 차승원, 조진웅, 이주영, 유태오 등 대중 및 독립예술영화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배우들이 대거 레드카펫을 밟았다.
 
초청된 게스트 명단 대부분이 개막식에 참석했으며, 행사장 주변을 둘러싼 관객들도 이들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하는 모습이었다. 조직 개편 문제와 성폭력 문제 등으로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이 모두 사퇴해 대행 체제를 택한 와중에도 평시의 규모나 내실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영화 공로상 수상자에 배우 윤정희 선정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리는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박은빈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리는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박은빈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 연합뉴스

 
개막식 사회자로 예정된 배우 이제훈이 갑작스러운 건강 문제로 불참하게 됐고,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주연 배우인 고아성도 골절상으로 영화제를 찾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배우 박은빈이 단독 사회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개막작 동료 배우들이 더욱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행사를 빛냈다.
 
올해 한국영화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우 윤정희를 기리며 그의 친딸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씨가 직접 헌정 무대를 올렸고, 생전 고인과 인연이 깊은 이창동 감독이 시상자로 나서며 의미를 더했다.

시상과 함께 이창동 감독은 "수많은 스타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윤정희 선생님이 제겐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별이었다"고 기리며 "윤 선생께서 투병 중이실 때 진희씨가 10여 년간 얼마나 지극정성이었는지, 겪지 않아도 됐을 마음 고생을 얼마나 겪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이 자릴 지켜보고 계실 윤 선생님도 기뻐하실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주윤발은 수상 도중 무대에서 휴대폰 카메라를 작동시키며 관객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배우 유덕화, 이안 감독, 허안화 감독, 지아장커 감독, 박찬욱 감독 등이 영상 축전을 보내 의미를 더했다.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화려한 행사였지만 부산영화제를 비롯해 국내 영화제들이 직면한 예산 삭감 위기,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으로 인한 블랙리스트 재발 우려가 커지는 상황임도 무시할 수 없어 보였다. 과거 부산영화제 레드카펫에서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로 문화예술계 독립성을 외쳤던 영화인들을 올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총 69개국 209편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다. 커뮤니티 비프를 포함하면 26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와 함께 부산 남포동을 기점으로 시내 곳곳에서 진행되는 동네방네비프 행사도 변함없이 진행된다. 개막작은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이 싫어서>이고 폐막작은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다. 영화제는 4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부산국제영화제 BIFF 주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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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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