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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 임시예산안 부결을 보도하는 CNN방송
 미국 하원의 임시예산안 부결을 보도하는 CNN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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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예산안 처리에 또 실패하면서 연방정부가 멈추는 '셧다운'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 하원은 29일(현지시각) 다수 공화당을 이끄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주도한 임시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했으나 찬성 198표 대 반대 232표로 부결했다. 

하원 의석은 공화당 222석과 민주당 212석으로 공화당 자력으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졌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국방, 안보, 재난 구호 등 필수 기능을 제외한 정부 지출을 약 30% 삭감하고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30일짜리 임시예산안을 내놓았으나 '친 트럼프' 성향 의원들이 이끄는 강경파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셧다운을 피하려면 의회가 내년도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 전에 정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시한을 불과 이틀 남겨두고 임시예산안까지 부결되면서 연방정부 폐쇄가 확실해졌다. 

강경파에 힘 잃은 매카시... 바이든 "셧다운, 수치스러운 일" 

매카시 의장은 기자들에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다른 방법이 있다"라고 말했으나, AP통신은 "매카시 의장은 하원을 이끌 정치적 영향력을 거의 잃어버린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라고 전했다. 

10월 1일 0시를 시작으로 셧다운이 되면 필수 업무를 하는 공무원은 무급으로 일하고, 나머지 공무원은 무급 휴직에 들어가야 한다. 국립공원은 2018년 셧다운 때도 관람객 방문을 허용했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문을 닫기로 했다.

현역 군인 130만 명도 무급으로 복무해야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합참의장 이취임식에서 "하원이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 군인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셧다운 기간에도 군인들은 전 세계에서 임무를 수행하겠지만, 급여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으나 사태를 바꿔놓지는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를 셧다운으로 몰아넣는 책임은 오로지 공화당 극우 강경파 의원들에게 있다"라며 "그것이 기본적인 사실"이라고 압박했다. 

옐런 미 재무장관 "셧다운되면 경제적 역풍 맞을 것"

CNN방송에 따르면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이날 연설에서 "셧다운은 농업 및 중소기업 대출부터 근로 현장 안전 검사, 어린이를 위한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저소득층 어린이 조기교육 지원)까지 많은 핵심 정부 기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 의원들이 위험하고 불필요한 셧다운을 막기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많은 가정에 피해를 주고, 우리가 현재 나아가고 있는 기반을 흔드는 경제적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 예산안 부결 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공화당 내 강경파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맷 게이츠 하원의원에 대해서는 공화당 의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화당의 마이크 롤러 하원의원은 "만약 셧다운이 된다면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라며 "게이츠 의원은 보수 공화당원이 아니라 사기꾼(charlatan)에 불과하다"라고 맹비난했다. 

공화당 강경파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포함해 내년도 예산의 대폭 삭감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방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매카시 의장을 끌어내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태그:#미국 하원, #셧다운, #케빈 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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