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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전 17대 국회의원).
 초대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전 17대 국회의원).
ⓒ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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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론을 맡아오던 법무법인 해광 소속 변호인단이 21일 사임했다. 지난 8일 덕수 소속 변호인단의 사임 이후 두번째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날(22일)로 예정된 재판의 정상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최근 한달간 두차례 파행됐던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은 당분간 공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광 변호인단(대표변호사 서민석) 사임의 공식적인 이유는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 때문이다. 변호인단이 이날 수원지방법원 담당 재판부(형사11부. 부장판사 신진우)에 제출한 사임서에는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사실과 다른 얘기로 비난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신뢰관계에 기초한 정상적인 변론을 할 수 없어 사임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의 아내 백정화씨는 지난달 말 해광 변호인단 해임신고서를 제출하며 비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임은 이례적인 면이 있다. 법적으로 변호인이 대리하는 피고인은 부인 백씨가 아닌 이 전 부지사이고, 이 전 부지사는 수차례 해광 변호인단과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공판(41차)에서 이 전 부지사는 부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변호인 해임과 관련해) 충분히 논의가 안 되고 (부인이) 의사를 표한 거 같다. 제 의사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에 따라 부인이 제출한 해임신고서는 배척됐다.

또 이달 8일 공판(42차)에서도 이 전 부지사는 자필 입장문을 재판부에 제출하며 해광에 대한 신뢰 뜻을 밝혔다. 재판부가 "피고인은 해광 소속 변호인단의 유지를 원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하면서 "오늘 해광이 불출석해서 다음 기일에 해광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따라서 부인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사임의 진짜 이유는 검찰이 제출한 이 전 부지사 신문조서의 증거 채택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해광과 함께 이 전 부지사를 변호해온 법무법인 덕수 소속 변호인단은 직전 공판(8일)에서 문제의 신문조서가 검찰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회유·압박에 의해 작성되었다고 주장하며 변호인을 사임했다.

덕수의 의견서는 이 전 부지사가 조율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배척됐지만, 그만큼 다음 공판(22일)에서 해광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전날 사임한 것이다. 이 재판을 잘 아는 법조계 인사는 "덕수가 구체적인 회유·압박 정황을 들며 (조서의) 임의성을 부정한 상황에서, 해광이 임의성을 인정할 수도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이화영, 쌍방울 김성태 통한 회유·압박에 검찰서 허위 자백" https://omn.kr/259kf )

해광은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부터 지금까지 이 전 부지사를 변호해왔다. 처음 변호를 맡을 당시에는 쌍방울 법인카드에 의한 단순 뇌물(특가법상 뇌물, 정지자금법 위반) 사건이었는데, 이후 1심만 10개월째 계속되면서 이재명 방북 비용 대납 의혹 사건으로 성격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난 4월 서민석 해광 대표변호사는 재판 및 수사기록 유출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돼 6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에도 서 변호사는 "관련 사건을 변론 중인 변호인을 검찰에서 소환하는 게 합당하냐"면서 "사임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광 변호인단도 사임하면서 이 전 부지사 재판은 변호인 부재로 인해 당분간 공전이 불가피해졌다. 사임한 해광과 덕수 변호인단 외에 서류상으로는 민주당에서 선임한 변호사(서상윤, 현근택)가 올라 있으나 그동안 법정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임한다 해도, 그동안 공판이 42차나 진행되고 증인만 수십명에 달하는 등 기록이 방대해 절대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왼쪽부터), 인권위원장인 주철현 의원, 정치탄압대책위원장인 박범계 의원, 인권위 상임고문인 민형배 의원이 지난 7월 24일 오전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한 검찰 수사에 항의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을 찾았다가 지검장과의 면담이 불발되자 청사 앞에 앉아 농성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왼쪽부터), 인권위원장인 주철현 의원, 정치탄압대책위원장인 박범계 의원, 인권위 상임고문인 민형배 의원이 지난 7월 24일 오전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한 검찰 수사에 항의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을 찾았다가 지검장과의 면담이 불발되자 청사 앞에 앉아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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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화영, #쌍방울, #해광, #덕수,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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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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