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주장으로서 토트넘의 첫 승리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2-0으로 이겼다.

지난주 원정으로 치른 개막전에서 브랜트퍼드와 2-2로 비겨 아쉬움을 남겼던 토트넘은 홈팬들 앞에서 '강호' 맨유를 잡으면서 시즌 첫 승리를 올렸다.

손흥민, 끊임 없는 공간 창출로 맨유 무너뜨려 

올 시즌 새롭게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으며 '공격 축구'를 천명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손흥민을 왼쪽에 세우고 히샤를리송을 최전방,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오른쪽에 배치하는 공격진으로 나섰다. 

손흥민은 전반 1분 만에 슈팅을 날리긴 했으나, 이날 경기 내내 직접 골을 노리기보다는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데 집중했다.

손흥민의 지휘 아래 토트넘은 전반 막판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전반 39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페드로 포로가 슈팅을 때렸으나 골대를 맞고 나왔다. 곧이어 사르 패스가 올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어 또 골대를 맞았다.

맨유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전반은 0-0으로 끝났으나, 기세가 오른 토트넘은 후반 들어 공세를 강화했다. 

특히 손흥민은 중원에서 이브 비수마, 제임스 매디슨과 쉴 새 없이 공을 주고받으며 맨유 수비진의 틈을 넓히는 데 노력했다. 반면에 맨유는 토트넘의 공격 전개를 막아내느라 이렇다 할 반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마침내 토트넘은 후반 4분 쿨루세브스키가 오른쪽에서 넘긴 컷백이 수비를 맞고 굴절되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사르가 감각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맨유의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현지 매체도 극찬 "손흥민, 케인과 헤어진 충격 벗어났다"
   
뒤늦게 반격에 나선 맨유도 후반 6분 앙토니 마르시알이 회심의 슈팅을 때렸으나 골대를 맞고 나왔다. 토트넘은 후반 25분 히샤를리송이 교체되어 빠지면서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손흥민이 공격을 이끈 토트넘은 후반 38분 벤 데이비스의 왼발 슈팅을 맨유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걷어내려다가 오히려 골대로 들어가는 자책골이 나오면서 2-0으로 쐐기를 박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42분 쿨루세브스키와 포로를 불러들이고 수비를 보강하며 굳히기에 나섰다. 예전 같았으면 손흥민이 교체된 경우가 많았으나, 새 체제에서는 손흥민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경기 막판 맨유의 헤더를 골피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쳐낸 토트넘은 승리를 확정 짓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주장 손흥민이 공식전 데뷔승을 거뒀다. 특히 골은 넣지 못했으나,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끈 손흥민을 향해 현지 매체의 극찬이 쏟아졌다.

<로이터통신>은 "손흥민이 옛 파트너 해리 케인과 헤어진 충격에서 벗어난 듯 보였다"라고 평가했고, <풋볼 런던>도 "손흥민이 측면에서 자신의 모든 경험을 쏟아내며 맨유 수비진을 끌어내리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스카이 스포츠>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나 날카로웠던 손흥민의 슈팅 장면을 언급하면서 "토트넘은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발한 플레이를 펼친다"라며 "케인이 없어도 토트넘은 꼭 경기를 봐야 할 팀"이라고 강조했다.

시즌 첫 승리를 거두며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진 토트넘은 오는 26일 본머스와의 원정 경기에 나선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