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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8일 올린 페이스북 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8일 올린 페이스북 글.
ⓒ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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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의정부 H초등학교 두 초임교사 극단 선택이 세상에 알려진 뒤 이틀 만에 이 지역 유초중고 350여 곳에 "신규 교장(원장) 임용장 전수식에 사용할 축하영상을 찍어 보내라"는 내용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교사들의 반발로 이 지시는 취소됐지만 일선 학교는 물론 경기 교육지원청에서도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란 비판이 나온다.

"신규 교장 임용장 전수식에 사용하려고 하니...보내라"

16일, <교육언론창>이 경기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경기지역 학교에 확인한 결과 경기도교육청은 교장 신규임용 발령장을 받는 이 지역 유초중고 350여 곳에 "교장(원장) 임용 발령식에 사용할 축하영상을 찍어 보내라"는 지시를 지난 9일 내렸다.

이 교육청이 이런 지시를 정식 공문으로 내린 것인지, 메시지를 보낸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이 지역 교육지원청에 이 같은 지시를 내렸고, 교육지원청은 교장(원장) 신규 임용 대상자가 있는 학교에 이 같은 지시를 이첩한 사실은 확인됐다.
 
"너무 늦게 알게 되어 죄송합니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경기도 의정부시 H초등학교 정문에서 지난 2021년 스스로 생을 마감한 두 명의 젊은 교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너무 늦게 알게 되어 죄송합니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경기도 의정부시 H초등학교 정문에서 지난 2021년 스스로 생을 마감한 두 명의 젊은 교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전국초등교사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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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이런 지시를 내린 지난 9일은 경기 H초 교사가 억울하게 사망한 한 사실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진 지 이틀만이다.

앞서 지난 8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2021년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선생님 두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면서 "최근 여러 사태로 인해 일선에 계신 선생님들의 충격이 얼마나 클지 걱정과 함께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 교육감이 이런 글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경기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축하영상' 제작 지시를 내린 것이다.

경기지역 한 고교 교사는 "지금 교사들은 집단 우울증에 가까운 무기력증을 앓고 있는데 교장 승진 발령장이 그렇게 중요한가"라면서 "학교 교무부장이 직원들에게 축하영상 촬영 부탁하러 뛰어다니고 학교마다 비교가 될 테니 억지춘향 촬영해서 보내려고 하는 게 눈에 선하다"고 비판했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도 <교육언론창>에 "축하영상을 찍으라는 교육청의 지시를 보고 뜨악했다"면서 "몇 년 전엔 교장 신규임용식에서 이런 요구가 없었는데 왜 이번에 이런 부적절한 요구를 했는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집단 우울증에 시달리는데 억지춘향 축하영상"?

경기지역 한 중등학교 교장도 "경기도교육청이 임태희 교육감이 참여하는 신규 교장 임용장 전수식에서 교사들 심정과는 상반된 보여주기 식 잔치를 벌이려고 황당한 지시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축하영상을 지난 9일 보내라고 했다가, 그날로 바로 취소했다"면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4일 신규 교장(원장) 임용장 전수식을 열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태그:#경기도교육청, #교장 축하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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