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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산불 피해를 보도하는 AP통신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산불 피해를 보도하는 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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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 산불 사망자가 93명으로 늘어나면서 미국에서 100여 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산불 참사로 기록됐다. 

하와이주 라하이나 카운티는 13일(현지시각)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현재까지 9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경찰에 따르면 실종자가 1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가, 수색 작업이 3% 정도밖에 진행되지 않아 인명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수도관 오염돼 마실 물도 부족 

이번 산불은 지난 8일 마우이섬 중부 쿨라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고, 서부 해변 마을 라하이나 인근과 쿨라 지역 인근 서쪽 해안 키헤이 등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여기에 허리케인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주거 지역을 덮치며 피해가 커졌다. 

AP통신은 "2018년 캘리포니아 북부 패러다이스에서 산불로 85명이 숨진 것을 넘어 미국 현대사에서 최악의 산불이 됐다"라고 전했다. 1918년에는 미네소타주 북부 칼턴 카운티에서 산불로 453명이 숨진 바 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라며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산불로 인한 재산 피해 규모가 60억 달러(약 8조 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산불 피해가 가장 컸던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에서만 불에 탄 면적이 총 2170에이커(8.78㎢)에 이르고, 주택과 건물 등 2천200여 채가 파괴됐다. 

또한 수천 명의 이재민이 지낼 숙소가 부족한 데다가 산불로 인해 상수도관이 오염되면서 주민들은 물도 마음껏 마시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우이섬을 찾은 일부 관광객들이 화재 진압 작업이 끝나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휴가를 즐기는 모습에 현지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산불 꺼지자 휴가 즐기는 관광객들... 주민들 '분통'
 
산불 피해가 발생한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관광 자제를 호소하는 배우 제이슨 모모아 인스타그램
 산불 피해가 발생한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관광 자제를 호소하는 배우 제이슨 모모아 인스타그램
ⓒ 제이슨 모모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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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섬의 한 주민은 영국 B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불과 사흘 전에 주민들이 (불길을 피하려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죽었는데, 바로 다음 날 관광객들이 같은 물 속에서 수영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 주민들은 비극 속에서 재미를 찾지 않는다"라며 "이곳에는 주민들이 살아가는 곳과 관광객이 휴가를 즐기는 두 개의 하와이가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영화 <아쿠아맨>의 주인공을 연기한 하와이 출신 배우 제이슨 모모아는 소셜미디어에 "마우이섬은 지금 휴가를 보낼 만한 곳이 아니다"라며 "상처를 치유하고, 슬퍼하며,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그린 주지사도 "당분간 정부와 지역 자원은 주민들의 피해를 복구하는 데 집중되어야 하고, 관광객들은 다른 섬을 방문해주길 바란다"라며 "마우이섬 내 호텔 객실은 이재민,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온 자원봉사자와 연방 공무원을 위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에어비앤비와 제휴를 맺고 집을 잃은 주민들이 3~9개월 정도 임대 주택을 장기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AP 통신은 "집을 잃은 주민들이 보험이나 정부 지원으로부터 재건 자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라며 "주민들이 그때까지 임대료를 내거나 새 주택을 구매하기 어려울 것이고, 부유한 사람들이 대거 들어와 '젠트리피케이션'이 벌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태그:#하와이 산불, #마우이섬,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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