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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이 3일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55보급창 이전과 북항3단계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3일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55보급창 이전과 북항3단계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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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관련해 부산시가 지역의 미군 시설인 55보급창·8부두의 이전을 공식화했다. 옮길 후보지로 신선대부두를 내세웠는데, 의견수렴 등을 놓고 난항이 예상된다. 당장 지역의 기초단체인 남구청과 박 시장과 같은 당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이 공개적 반대에 나섰다.

박형준 시장, 미군시설 이전 추진 본격화

3일 부산시청 9층에서 기자회견을 연 박형준 부산시장은 "수많은 논의 끝에 신선대부두 끝단의 해군작전사령부 인근 준설토 투기장을 55보급창·8부두 이전 후보지로 선정했다"라며 정부와 논의 내용을 공개했다. 박 시장은 "이전작업이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부산엑스포 유치의 세부 실천과제로 결정돼 속도감 있게 협의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면적 22만여㎡, 축구장 30개가 들어갈 만큼 넓은 55보급창은 후방에서 미군의 군수물자를 보관해 전국으로 보내는 역할을 해온 기지다. '세균실험실' 논란이 불거졌던 4만㎡ 면적의 8부두는 미군이 군수물자 하역부두로 사용해왔다. 두 곳 모두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민이 접근할 수 없는 금지의 땅이었다.

부산시가 이날 발표한 내용을 보면, 시는 55보급창 부지를 부산엑스포 행사로 활용한 뒤 동천변 친수공간, 국제금융업무 중심지로 조성한단 계획이다. 8부두 주변은 북항3단계 재개발사업을 통해 개발에 나선다. 부산항과 도심을 연결을 가로막은 벽을 걷어내고, 이 일대를 복합도시로 만들겠단 방침이다.

이전 문제를 부산의 숙원사업으로 표현한 박 시장은 단절과 제한의 공간이 이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기회를 맞게 됐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공식적인 첫발을 내딛는 만큼 앞으로 이전 후보지 지역의 주민과 자주 소통하는 등 의견수렴을 충분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주민 동의 얻으려는 노력 없어... 일방적 추진 안돼"
 
3일 부산시가 공개한 부산시 동구 55보급창 개발계획
 3일 부산시가 공개한 부산시 동구 55보급창 개발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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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론화 과정 없이 이전 후보지를 정해놓은 상황에서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박 시장과 같은 당 소속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이 바로 규탄 입장문을 내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부산 남구청은 "단 한 차례도 주민의견을 듣지 않고 강행한 부산시의 이전 결정은 지역의 갈등을 야기하는 매우 우려되는 행보"라며 "동의할 수 없고, 시가 직접 나서서 이전 필요성을 설명하고 주민 불편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대책을 촉구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남구갑) 역시 SNS에 올린 글로 함께 맞대응했다. 박 의원은 엑스포 유치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진심과 성의를 다해서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행정이 턱없이 부족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남구 주민들의 이해 동의가 없는 사업의 추진은 있을 수 없다"라고 못을 박았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가장 먼저 나온 언론의 질문도 여론수렴 여부였다. 지역 주민은 물론 미군과 국방부, 정치권, 지역 주민들과 협의가 진행된 부분인지 기자들이 물음표를 던지자 박 시장은 적기, 즉 시점을 강조했다.

그는 "엑스포·부산의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로 국민적 합의가 있는 사안"이라며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국방부는 물론 미군과 협의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라고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부지 확보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정상적인 준비에도 애로사항이 있단 건 분명하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께서도 큰 관심을 갖고 도와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부산시의 55보급창, 8부두 이전계획과 관련해 3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남구갑)이 공개적으로 비판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부산시의 55보급창, 8부두 이전계획과 관련해 3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남구갑)이 공개적으로 비판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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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55보급창, #8부두, #박형준, #박수영, #남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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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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