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적지에서 kt와의 주말 3연전을 스윕하며 파죽의 5연승을 내달렸다.

김종국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5-1로 승리했다. 지난 6일까지 kt에게 1경기 뒤진 8위에 머물렀던 KIA는 kt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5연승을 질주했고 kt는 물론 이날 두산 베어스에게 2-9로 패한 키움 히어로즈까지 제치고 단독 6위로 올라섰다(35승1무38패).

KIA는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선발 마리오 산체스가 6.1이닝5피안타10탈삼진1실점 호투로 만점 짜리 데뷔전을 치르며 승리를 따냈고 최지민과 전상현이 남은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서는 2회 고종욱을 홈으로 불러 들인 2루 땅볼을 친 박찬호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KIA는 최근 이 선수의 복귀와 함께 타격이 무섭게 살아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4홈런8타점7득점을 쓸어담고 있는 '나스타' 나성범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KIA 나성범이 안타를 쳐내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KIA 나성범이 안타를 쳐내고 있다. ⓒ 연합뉴스

 
최형우의 후계자로 영입한 거포 외야수

KIA는 2017 시즌을 앞두고 당시 FA 최대어였던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타자 최형우를 4년 총액 100억 원에 영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FA 역사상 최초로 100억 원 시대를 연 최형우는 KIA 이적 첫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42 176안타26홈런120타점98득점을 기록하며 KIA의 새로운 4번타자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KIA는 최형우를 영입한 2017년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던 두산 베어스를 4승1패로 꺾고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 우승은 현재까지 KIA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이 됐다. 2017년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KIA는 2018년 정규리그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에이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 무대로 진출했던 2021년에는 시즌 내내 10승 투수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부진 끝에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고 말았다.

더욱 큰 충격은 KIA 이적 후 4년 동안 한 번도 3할 타율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던 간판타자 최형우의 극심한 부진이었다. 최형우는 2021년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233 87안타12홈런55타점52득점에 그치며 KIA 이적 후는 물론이고 삼성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2008년 이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이미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최형우의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극적인 반등을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KIA는 2017시즌을 앞두고 최형우를 데려 왔을 때처럼 2021 시즌이 끝나고 최형우를 이을 새로운 간판타자를 외부에서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마침 FA시장에 KIA의 연고지인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라 NC 다이노스에서 대한민국의 간판 외야수로 성장한 나성범이라는 적임자가 등장했다. KIA는 2021년 12월 6년 총액 150억 원이라는 엄청난 거액을 투자해 FA 최대어였던 나성범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첫 시즌 활약만 보면 KIA의 나성범 영입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적 첫 시즌부터 전 경기에 출전하며 '모범FA'로 솔선수범한 나성범은 타율 .320 180안타21홈런97타점92득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KIA를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팀 내 타율과 안타,홈런,타점,득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나성범은 시즌이 끝난 후에는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로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최근 5경기 '4홈런8타점7득점' 맹활약

시즌 개막을 앞두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로 출전했던 나성범은 올 시즌에도 KIA의 간판타자로 활약할 거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비록 최형우가 작년 시즌에도 크게 반등하지 못했지만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또가 좋은 성적을 올리며 나성범과 함께 쌍포로 활약했다. 여기에 작년 14홈런91타점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한 황대인이 올해 더 성장한다면 KIA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중심타선을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WBC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나성범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고 검진 결과 왼쪽 종아리 근육손상으로 8주 진단을 받았다. 작년 시즌 전 경기에 출전했던 간판타자의 이탈은 KIA에게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성범은 5월까지 1군 복귀는커녕 퓨처스리그 경기조차 출전하지 못했고 일부 야구팬들은 나성범의 전반기 복귀가 힘들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나성범은 느리지만 착실하게 재활과정을 마쳤고 6월 중순 드디어 완치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6월20일부터 22일까지 롯데 자이언츠와의 퓨처스리그 3연전에 출전한 나성범은 9타수4안타(타율.444) 1홈런2타점3득점을 기록한 후 6월23일 kt전을 앞두고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그리고 나성범은 복귀 후 연일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8위에 허덕이던 KIA를 단 한 경기 차이로 5위를 추격하는 단독 6위까지 끌어 올렸다.

특히 나성범은 5연승 기간 동안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나성범은 최근 5경기에서 24타수9안타(타율 .375) 4홈런8타점7득점을 기록하며 KIA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8일 kt전에서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7-0 완승을 이끈 나성범은 9일 경기에서도 kt의 세 번째 투수 박영현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시즌 6호)을 터트렸다. 2점 차였던 접전을 경기 후반 4점 차로 벌린 결정적인 쐐기포였다.

KIA는 지난 5일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포수 김태군을 영입했고 6일에는 대만리그를 평정하던 산체스와 작년 KIA에서 활약했던 토마스 파노니를 데려오며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했다. 이는 KIA가 전반기 막판과 후반기에 가을야구를 위한 승부수를 띄운다는 의미였고 이는 현재 5연승이라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KIA 상승세의 비결은 트레이드도, 외국인 투수 교체도 아닌 '나스타' 나성범의 복귀와 맹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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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나성범 나스타 5경기4홈런8타점7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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