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9천' 상금을 놓고 예비부부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7월 2일 방송된 tvN 새 예능프로그램 < 2억9천:결혼전쟁 >(이하 2억 9천) 1회에서는 서로의 사랑을 증명하고 거액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하여 도전장을 던진 열쌍의 예비부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전자 예비부부들은 각자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한 자리에 모였다. 카지노 딜러 성치현·치어리더 김해리, 배우 최광원·아트디렉터 신혜선, 조정선수 김지혁·모델 아카데미 교수 김지언, 바 매니저 배민기와 모델 박아련, 국제커플인 홍한석·프랑스인 마리암, 국립발레단 단원 김태석·발레강사 백지윤, 왁킹댄서 이상민·오수현. 종합격투기 선수 홍준영·패션 디자이너 박나영, 막내커플인 김진우·이승연 커플. 연애 프로그램 <돌싱글즈>와 <나는 솔로>에 각각 출연했던 돌싱커플 유현철·김슬기 등이 차례로 입장했다.
 
각 예비부부들의 사연이 간단하게 공개됐다. 김해리와 띠동갑커플인 성치현은 남자가 지인들에게 빌려주고도 못받은 빚 때문에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안타까운 속사정을 밝히며 출전 동기를 고백했다. 3년째 동거 중인 홍준영-박나영 커플은 교제 3개월만에 박나영이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을 때 홍준영이 헌신적으로 간호해준 일화를 고백하며 "나에게 이렇게까지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구나"고 느꼈다는 순애보로 감동을 자아냈다.
 
제작진은 안내음성을 통하여 "여러분은 지금부터 2억 9천을 걸고 극한의 미션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모든 미션에서 살아남아 최종승리한 단 한 커플만이 상금을 차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진은 "과연 여러분은 2억 9천을 제외한다면 결혼에 필요한 모든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시냐"는 돌발질문을 던졌다. 예비부부들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살짝 당황하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김지언은 "서로의 최악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김슬기는 "내가 이 사람과 갈등이 생기거나 마음이 상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신혜선은 "이것 때문에 헤어지게 된다면? 닥쳐봐야 아는 것"이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첫 미션 장소는 갯벌, '신랑신부 입장'
 
 tvN 새 예능프로그램 < 2억9천: 결혼전쟁 >  한 장면.

tvN 새 예능프로그램 < 2억9천: 결혼전쟁 > 한 장면. ⓒ tvN

 
예비부부들은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은 복장 그대로 곧장 첫 미션에 투입했다. 미션장소는 놀랍게도 갯벌이었다. 어딘가 기묘하고 음산한 분위기로 편곡된 결혼행진곡을 BGM로 깔고 시작한 첫 미션은 바로 '신랑신부 입장'이었다.
 
예비부부들은 현 복장 그대로 지급받은 부케를 들고 함께 500미터 갯벌을 질주하여 결승점에 도착해서 먼저 화병에 부케를 꽂는 상위 일곱 커플만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미션이었다. 1위에게는 다음 미션에서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베네핏이 주어진다.
 
미션이 시작됐다. 예비부부들은 함께 손을 잡고 갯벌을 거침없이 질주했다. 피지컬 커플인 성치현-김해리가 초반부터 앞서나갔다. 본격적으로 발이 푹푹 빠지는 갯골 구간에 진입하여 커플들은 속도를 내지못하고 잇달아 넘어지기 일쑤였다. 가뜩이나 이동이 불편한 드레스를 입은 여성멤버들은 한번 넘어질 때마다 펄이 묻으며 드레스의 무게가 더욱 가중되는 부담을 안아야 했다.
 
15년 차 최장수인 이상민-오수현 댄서 커플이 역전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치고나갔다. 반면 초반에 넘어진 김지혁-김지언 커플이 꼴찌로 처졌다. 김지혁은 비상수단으로 김지언을 등에 업고 갯벌을 달렸지만 얼마가지 못해 갯골에 발목이 잡혔다. 차츰 체력의 한게에 부딪힌 예비부부들은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천천히 걸어가면서 페이스를 조절해야 했다.
 
이상민-오수현이 압도적인 격차로 1등을 차지했다. 두 사람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상민은 "재미있어서 오히려 조금 더 하고 싶었다"며 일등다운 여유를 드러냈다.
 
이어 성치현-김해리, 김태석-백지윤, 김진우-이승연, 배민기-박아련, 유현철-김슬기 커플이 차례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여섯 커플이 생존하며 이제 남은 자리는 하나 뿐이었다.
 
8위로 달리고 있던 최광원-신혜선 커플은 격차가 점점 벌어지며 패색이 짙어지자 최후의 수단을 선택했다. 최광원이 단독으로 질주하여 바로 앞에서 달리고 있던 홍준영-박나영 커플을 붙잡아버린 것.
 
부케를 꽂는 것은 커플이 함께 결승점을 통과해야만 인정된다. 최광원이 홍준영을 붙잡은 사이에 신혜선이 따라올 수 있는 시간을 벌려는 전략이었다. 제작진은 룰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석하며 최광원과 홍준영의 육탄전을 제지하지 않았다. 이로써 하위권 커플들에게도 모두 기회가 생겼다.
 
두 남자가 격돌하는 사이에 박나영이 혼자서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홍준영은 최광원을 충분히 제압할 수도 있었지만 "격투기 선수인 내가 일반인에게 초크 기술을 쓰는게 맞나 싶어서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홍준영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최광원과 대치하는 사이에 신혜선이 결승점에 도착했다. 이어 최하위권 커플들까지 역전을 노리고 점점 다가오기 시작했다.
 
홍준영과 최광원은 서로를 붙잡고 몸싸움을 계속하면서도 조금씩 결승점으로 접근했다. 여기에 기회를 엿보던 홍한석이 부케를 들고 결승점으로 전력질주하면서 혼전이 벌어졌다. 세 커플의 치열한 접전에서 간발의 차이로 최광원-신혜선 커플이 마지막 꽃병에 부케를 꽂는 데 성공하며 최후의 승자가 되는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이로써 홍준영-박나영, 홍한석-마리암, 김지혁-김지언 커플은 1차 미션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살아남은 일곱 커플들은 열흘간의 합숙장소인 '2억9천캠프'로 이동했다. 신혼집같은 아기자기한 펜션을 기대했던 예비부부들은 교도소를 연상시키는 캠프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예비부부들은 각자 방을 선택하고 함께 촬영한 웨딩 사진을 걸어놓은 뒤 죄수복을 연상시키는 커플 유니폼으로 환복했다. 커플들은 각자 셀카를 찍고 장난을 치는 등 꽁냥거리는 분위기를 연출하며 빠르게 캠프에 적응했다. 하지만 오로지 다음 미션에만 집중하며 몸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는 커플도 있었다.

그런데 탈락한 세 커플이 캠프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캠프의 방은 아직 한 자리가 남아 있었고, 남은 세 커플이 최후의 생존자를 놓고 '데스매치'를 벌이게 된 것. 생존자들은 뜻밖바의 반전에 당황했고, 세 커플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생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데스매치 대결종목은 '사랑의 거짓말탐지기'였다. 실제 범죄수사에 사용되는 거짓말탐지기를 활용하여 '당신에게 이 결혼이 손해라고 생각하나?' '2억9천의 출연자중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나' '당신은 여자친구에게 밝힐 수 없는 과거가 있나'는 곤란한 질문을 잇달아 던지고 동공지진이 온 출연자들의 반응이 관전포인트였다. 또한 다음주 계고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예비부부들의 치열한 육탄전 미션들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게 바로 "커플 파탄 전쟁"
 
 tvN 새 예능프로그램 < 2억9천: 결혼전쟁 > 한 장면.

tvN 새 예능프로그램 < 2억9천: 결혼전쟁 > 한 장면. ⓒ tvN

 
'예비부부판 오징어게임'으로 불리는 < 2억 9천 >은 현대 대한민국 사회에서 결혼 준비 비용 평균이 2억 9천만 원에 이른다는 한 결혼정보회사의 통계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결혼이란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 거래이자 투자이자 계약이기도 하다. 연출자인 이원웅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요즘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 첫 번째가 돈 문제더라"라며 "딱 떨어지는 3억보다 2억 9천이라는 숫자가 주는 미묘한 느낌이 들었다. 프로그렘 제목에 이런 숫자를 잘 쓰지 않는데 그걸 넣어서 지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상금액수를 제목으로 사용한 파격처럼 < 2억 9천 >은 작정하고 예비부부들을 긴장과 갈등으로 몰아넣는 서바이벌이자 어쩌면 '욕먹을 채비'를 미리 각오하고 보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 스스로가 1회 첫 만남부터 출연자들의 갈등을 일으키는 미션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과연 몇 커플이나 떨어져나갈까" "커플 파탄 전쟁이다"라고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이원웅 PD 역시 "현장에서 후회하시는 커플이 너무 많았다. 나가고 싶다고 싸우고 제작진 욕하고. 마이크 꽂혀 있는데 모르고. 진짜 욕도 많이 했다. 일단 출연자 선정부터 제일 힘들었다"고 고백하며 프로그램 제작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첫 미션에서 근사한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상금을 얻기 위하여 처절하게 갯벌을 질주하는 커플들의 모습, 내가 살기 위하여 남의 발목을 잡는 것을 마다하지않는 진흙탕 싸움은 '결혼도 인생도 실전 서바이벌'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출연자들은 과연 그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서로에 대한 애정을 얼마나 지켜낼 수 있을까.
2억9천 결혼전쟁 서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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