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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서 최근 발간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 대해 군사기밀누설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국방부 검찰단 소환된 부승찬 "권력의 개 되지 마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서 최근 발간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 대해 군사기밀누설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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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오전 10시 군검찰에 출두했다. 지난 2월 출판된 회고록 <권력과 안보>에서 군사기밀을 유출했다는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다. 하지만 부 전 대변인은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서 회고록을 통해 역술인 '천공'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 관저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군검찰이 부 전 대변인을 소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군방첩사령부는 이미 두 차례 부 전 대변인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이날 통보된 시간에 맞춰 서울 용산 군검찰 건물에 들어간 부 전 대변인은 취재진에게 "제발 1980년대 군부 독재 시절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권력의 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찌 됐든 이번 정권에 맞서겠다, 너무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 국방부 검찰단 소환된 부승찬 "권력의 개 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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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조사에 어떻게 임할 계획인가.

"군사기밀이 없기 때문에 당당히 대응하겠다."

- 책에 기술한 한미 안보협의회(SCM) 내용은 이미 언론에 다 보도됐던 것이라는 입장은 변함이 없는가.

"그렇다. 이미 그런 내용을 가처분 소송 당시 법원에 냈다. 군사기밀을 누설할 만큼 내가 바보가 아니다. 15년 군사 기밀을 다뤄왔고 보안 점검을 해왔다. 이건 천공 언급에 대한 일종의 괘씸죄로 나는 보고 있다. 제발 80년대 군부 독재 시절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권력의 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 법원에서 출판금지 가처분이 이미 기각됐다.

"당연하다. 군사기밀보호법에 따르면 군사기밀은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어야 하고, 비밀이라는 게 구체성이 있어야 된다. SCM 관련 내용이 비밀이라고 해서 장관이 하품한 것까지 비밀이 될 수 있느냐. 군사기밀에 대한 기본적인 컨셉을 모르고 있다."

- 그런데 국방부는 항고를 했다.

"법리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으로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법원 결정문에 나와 있다. 피보전 권리가 없다, 이렇게 명확히 명시가 됐다. 창피한 줄 알아야지, 그걸 어떻게... 그냥 부승찬을 괴롭히겠다는 일념 하나로 보인다."

-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데, 앞으로 대응 계획은?

"대응할 게 뭐 있겠는가. 내용을 가지고 따지고 그 다음에 논리싸움을 하는 거다. 방첩사나 군검찰이나 명확히 알 거다. 이게 군사기밀이 아니라는 거."

- 경찰 조사도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에 두 번 출석했다.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 총선 출마 이야기도 있다.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나를 자꾸 그런 쪽으로 내모는 것 같은데... 어찌 됐든 이번 정권에 맞서겠다, 너무 비상식적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 본인이 제기했던 천공 의혹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변함 없나.

"육군참모총장이 나한테 했던 이야기다. 나는 군복을 15년 입었다. 보고 체계라는 게 있다. 총장한테 보고되는 게, 그냥 다 무시하고 소설을 보고 하는가. 비서 라인에서 팩트체크도 안 하고 총장한테 보고하는가. 군복을 입었던 분들은 다 알 거다. 그리고 중간에 내가 확인한 것도 있다."

- 사건이 불거진 후 남영신 전 총장과 대화는?

"전혀 없다. 그쪽에서 연락이 온 게 없고, 나도 안 했다."

5개월째 끝나지 않는 수사... 괴롭히기 양상으로 가나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서 최근 발간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 대해 군사기밀누설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서 최근 발간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 대해 군사기밀누설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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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개" "정권에 맞서겠다" 등 군검찰로 소환되면서 밝힌 부승찬 전 대변인의 발언 수위가 꽤 높다. 그가 이렇게 격앙된 까닭은 관련 수사가 '부승찬 괴롭히기' 양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관련 수사 및 법적 분쟁은 약 5개월째 진행 중이다.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주체도 경찰(명예훼손 혐의 수사), 국군방첩사령부와 군검찰(군사기밀유출 혐의 수사), 국방부(출판금지 가처분 신청) 등 여럿이다. 군사기밀유출 혐의는 이렇게 오랫동안 수사할 성격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유출의 결과물로 지목된 것이 출판된 책이기 때문에, 그 내용이 군사기밀인지 여부를 판단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사안의 시작은 지난 2월 3일 용산 대통령실의 고발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 전 대변인은 이날 회고록을 출판했는데, 그 안에는 지난해 3월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천공이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 육군서울사무소를 다녀갔다는 보고가 남영신 당시 육군총장에게 올라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내용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아직 책이 서점에 깔리기도 전에 대통령실은 "천공이 왔다고 들은 것을 들은 것을 들었다는 식의 떠도는 풍문 수준"이라고 일축하며 부 전 대변인과 기자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2월 23일에는 국군방첩사령부가 전격적으로 부 전 대변인의 집을 25시간 압수수색 하면서 군사기밀유출 혐의가 불거졌다. 이후 ▲방첩사 출석 조사(3월 10일과 4월 6일) → ▲경찰 출석조사(4월 19일과 27일) → ▲군검찰의 민간 출판사 압수수색(5월 9일) → ▲군검찰 출석조사(6월 28일) 등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이와 별개로 국방부는 지난 3월 3일 부 전 대변인의 책에 대한 출판판매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지난 5월 2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이 신청을 기각했지만, 일주일 후인 5월 29일 국방부는 항고했다.

태그:#부승찬, #천공, #국방부, #대통령실, #방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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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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