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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통일의 시작점은 청소년입니다. 학교와 교실입니다. 충남의 학교와 교실에서는 분단의 선(線)을 넘어 남북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수업과 토론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2023 충남학교 통일교실'(오마이뉴스-충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로 평화통일 교육 현장을 들여다보았습니다. [편집자말]
충남교육청 대강당에서 강연중인 김진환 통일교육원 교수.
 충남교육청 대강당에서 강연중인 김진환 통일교육원 교수.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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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곧 길이다."

지난 27일 충남 내포신도시 충남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평화의 길, 통일의 꿈'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는 고 신영복 선생의 말이 인용됐다. '충남 민주시민학교 평화통일 특강'으로 이루어진 이날 강연은 충남교육청민주시민교육과에서 주관했다.

강연자로 나선 김진환 국립통일교육원 교수는 "통일은 평화를 위한 하나의 옵션(선택)으로 고민해야 한다. 평화를 해치 방식의 통일에 대해서는 반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우리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은 점점 떨어지는 추세지만, 김 교수는 지난 201년 북한의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연평도 주민들이 갖는 전쟁에 대한 불안감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연평도 주민과 일반 국민들의 차이는 사회심리학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고통을 억누르고 망각하려고 한다"면서 "한국인과 외국인에게 각각 전쟁이 날 가능성에 대해 묻는다면 한국인들이 전쟁이 날 가능성을 더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유는 전쟁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한국에서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외면하려는 것이다. 고통의 진앙지에 가까울수록 고통을 외면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31일에 있었던 서울시에서 발생한 경계경보 오보 사태를 언급했다.

"지난 5월 31일 서울에서는 '경계경보 발령'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이날 서울지역 경계 경보 발령 문자를 받는 순간 3가지 이유 때문에 놀랐습니다다. 1983년 이웅평의 전투기 귀순 이후 40년 만에 발령된 실제 경보였기 때문입니다. 또 왜 피해야 하는지 어디로 피해야 하는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는 연평도 주민들이 (지금도) 갖고 있는 현재의 불안감을 800만 서울 시민이 똑같이 느낀 사건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지만 연평도 주민들은 이같은 불안감을 상시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쟁의 위험성을 애써 회피하는 방식으로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평화통일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내력이 세면 건물도 무너지지 않는다. 내력이 약하면 무너진다"면서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이 발휘하는 원심력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구심력이 필수다. 하지만 구한말 조선의 지배세력은 개화와 수구, 후원 국가별로는 친청, 친일, 친러, 친미로 나뉘어 다툼에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요즘처럼 한미일과 북중러의 팽팽한 대결 구조가 계속되는 시기에는 한반도의 '내력'이 약해지고 남북 관계 또한 대결구도로 치닫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남북 대화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던 지난 2000년과 2007년에 한반도 내력이 강해지고 남북한의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김 교수는 "싸우면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공허하다. 물론 평화가 찾아 왔다고 통일을 지향하지 않으면 그 또한 곧 불안해 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전쟁은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 자들이 일으킨다. 하지만 전쟁으로 죽는 것은 노약자와 어린이와 젊은이들이다. 평화 없는 통일은 공허하고, 통일 없는 평화는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처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31일 서울지역에 발령된 경계 경보 문자.
 지난 5월 31일 서울지역에 발령된 경계 경보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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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중인 김진환 통일교육원 교수
 강연중인 김진환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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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진환, #평화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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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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