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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음성 메시지를 보도하는 미 CNN 방송 갈무리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음성 메시지를 보도하는 미 CNN 방송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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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 이후 처음으로 공개 메시지를 전했다. 

프리고진은 26일(현지시각)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11분짜리 음성 메시지에서 "우리는 불의로 인해 행진을 시작했다"라며 "사회가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공격 의사를 보이지 않았으나, 미사일과 헬리콥터의 공격을 받았다"라며 "그것이 러시아로 진격한 방아쇠가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무도 러시아 국방부와의 계약에 동의하지 않았고, 바그너 그룹은 7월 1일 이후 존재하지 않을 예정이었다"라며 "이번 '정의의 행진' 목표는 바그너 그룹의 파괴를 막고 특별군사작전에서 비전문적 실수를 저지른 이들의 책임을 묻는 것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바그너 그룹 '정상 운영'... 용병 모집도 계속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7월 1일까지 바그너 그룹을 비롯한 용병기업들이 정부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전투에 참가할 것을 요구했으나, 프리고진은 이에 반발했다.

다만 프리고진은 "우리의 목표는 시위를 벌이는 것이지, 정권을 전복하는 것이 아니었다"라며 "러시아 병사들이 피를 흘리는 것을 막기 위해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계획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법적 권한 내에서 바그너 그룹에 대한 해결책을 찾겠다고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바그너 그룹은 수도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했다가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철수했다. 다만 철수하고 나서 행방을 알 수 없었던 프리고진은 이날 메시지에서도 자신의 구체적인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해체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달리 바그너 그룹은 용병 모집을 재개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바그너 모집센터도 미 CNN 방송에 "러시아 연방 법률에 따라 정상 운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프리고진도 이날 메시지에서 "일부 용병은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하고 옮겨갔으나, 최소한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푸틴 "어떻게든 진압됐을 것"... 프리고진 이름 언급 안 해 

그러나 얼마 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사태는 모든 협박과 혼란이 실패할 운명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무장 반란은 어떤 경우라도 진압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바그너 그룹 지휘관과 병사들 대부분이 러시아의 애국자임을 잘 알고 있다"라며 "그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우들에 맞서도록 반란에 이용당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마지막에 반란을 멈추고 유혈 사태를 막은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 코앞까지 쉽게 진격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내가) 처음부터 유혈 사태를 피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와 서방 후원자, 모든 국가 반역자 등 러시아의 적들이 원하는 것이 동족상잔"이라며 프리고진을 비롯한 반란 주도자들을 비난했다. 다만 프리고진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반란이 또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란 주도자들을 비난하는 것과 바그너 그룹 용병들 및 그들의 지지 세력을 적대시하지 않으려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안보기관 책임자들과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들에 대한 신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반란 사태와 우린 관련 없어... 우크라 지원 계속할 것"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에 서방 첩보기관이 연루돼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란의 책임을 내부 균열이 아닌 외부 공격으로 돌리려는 의도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는 어떤 관련도 없다(had nothing to do)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라며 "이번 반란은 러시아 내부 투쟁의 일부"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결론 내리는 것은 이르다"라며 "어떤 일이 벌어지든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 정부 관계자는 CNN 방송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5억 달러(약 6537억 원) 규모의 새로운 군사 지원 패키지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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