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조성한 민간정원, 국가 인정 받으니 감사"

창녕 제1호 민간정원 '만년교정원', 23일 현판식... 5천여평에 전통방식 조성

23.06.22 17:30l최종 업데이트 23.06.22 18:08l

큰사진보기
▲ 경남 창녕군 영산면 동리에 있는 창녕 제1호 민간정원 ‘만년교정원’.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큰사진보기
▲ 경남 창녕군 영산면 동리에 있는 창녕 제1호 민간정원 ‘만년교정원’.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23년간 정원을 조성해 왔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소홀히 할 수 없었고, 그동안 했던 일과 힘듬은 말로 다 표현을 못할 정도다. 개인이 넓은 정원을 가꾸기가 정말 힘들다. 그런데 이번에 국가로부터 '민간정원'이라는 인정을 받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전정귀 경남 창녕 만년교정원 대표가 현판식을 하루 앞둔 22일 밝힌 소감이다. 전 대표는 1999년부터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고, 산림청·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으로부터 '민간정원' 인정을 받아 23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진행한다.

만년교정원은 이전에는 '우포빛나라수목원'으로 불렸다. 이 정원에서 150m 정도 거리에 신라시대 창건한 다리인 '만년교'(보물)가 있어, 이번에 국가로부터 민간정원 지정을 받으면서 이름을 바꾼 것이다.

정부는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을 지정해오고 있다. 순천만·태화강이 국가정원이고, 양평 새미원과 거창 창포원, 영원 동-서강정원, 정읍 구절초정원, 담양 죽녹원, 경주 천년숲정원, 강화 화개정원이 지방정원으로 지정돼 있다.

민간정원은 2015년 8월 충남 천안 '아름다운정원 화수목'이 첫 지정된 이후 경남 32곳을 포함해 전국 103곳에 있다. 민간정원은 '수목원·정원의 조성과 진행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되고 있다. 만년교정원은 경남 11번째, 창녕 1호다.

만년교정원 규모는 1만 8000m²(약 5000여평) 규모이고, 조경수와 초화류 1500여 종이 자라고 있다.

'생각하는 창작 정원'을 내세우고 있는 이 정원은 '우주에서 본 정원'이라 해서 거꾸로 선 나무가 있고, '우물안 개구리', '하트 연못', '석빙고 모형'이 있으며, 우포늪 모양을 1/1만 5000 크기로 축소해 놓았다.

이날 현판식은 성낙인 창녕군수를 비롯해, 오부영 한국민간정원협회장, 윤수근 한국조경수협회 회장, 박정기 한국조경수협회 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박정기 이사는 "전정귀 대표가 오랜 세월 손수 만든 정원으로 짧은 기간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상업적인 정원과는 격이 다르다"며 "일본식 조경의 들여쌓기 석축과 서양식 정원의 기하학식 디자인을 배제하면서 한국의 미학을 잘 구현했고, 우포늪을 가진 창녕의 정원답게 수경관을 많이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라고 했다.

또 "깊은 우물부터 연못, 지상 동굴, 둑방길을 연상케 하는 돌담길까지 높낮이를 둠으로써 '평면성의 극복'이라는 설계언어에 충실한 정원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이사는 "기후변화 시대에 정원은 공적 영역으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관광자원화에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전라도, 경기도, 울산 등 다른 광역지자체에서는 조례를 만들어 민간정원에 대해서도 지원을 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아직 근거가 미약한데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정귀 대표는 "여태까지 제가 좋아서 정원을 가꾸어 왔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는데, 이번에 국가에서 인정을 해주었다"며 "경남도나 창녕군에서도 관련 조례가 만들어져 더 많은 사람들이 정원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