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매치 4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와 향후 대표팀 운영 방향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매치 4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와 향후 대표팀 운영 방향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종로구 대한축구협회(KFA)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에 나섰다. 

축구대표팀 감독이 A매치 기간 전이 아닌 직후에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대표팀 부진에 대한 비판 여론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 코치, 베르너 로이타드 피지컬 코치, 파올로 스트링가라 코치 등 이른바 '클린스만 사단'이 모두 참석했다. 

지난 2월 취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까지 4차례 평가전에서 2무 2패에 그쳤다. 지난 3월 콜롬비아와 2-2로 비겼고, 우루과이에 1-2로 패했다. 6월에도 페루에 0-1로 패했고, 엘살바도르와 1-1로 비기면서 첫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결과 가져오지 못했지만, 3개월 동안 많이 배워"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실망스러웠다. 특히 골 결정력 부족에 대한 질타가 많았다. 4경기에서 4골에 그쳤고, 가장 최근 경기였던 엘살바도르전에서 슈팅을 14개나 퍼부었으나 유효슈팅은 4개에 불과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에 일본이 엘살바도르를 6-0, 페루를 4-1로 크게 이기면서 더욱 비교가 됐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엘살바도르전이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트피스에서 실점해 화가 난다. 4골 이상 득점할 찬스가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라며 마치 선수들을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다시 기자회견에 나선 클린스만 감독은 "나와 함께하는 코치들과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공유하고 싶었다"면서 "국가 대표팀은 클럽팀과 운영 방식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질문을 주고받는 기회를 지난 3월부터 갖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역대 외국인 사령탑 중 취임 첫 4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첫 감독이라는 지적에 겸연쩍은 웃음으로 "몰랐다"라면서 "1승도 중요하지만 계속해서 2승, 3승을 거두는 게 중요하다"라며 "지난 4경기에서 분명 좋은 경기력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는 가져오지 못했지만, 3개월 동안 많이 배웠다"면서 "9월(A매치 기간)에는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할 것이며, 아시안컵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더 구체적으로는 "일단 문전 앞에서 결정력을 높여야 하고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반대로 수비에서는 엘살바도르전처럼 종료 3분 전에 실점하는 장면이 나와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훈련 때 선수들이 많이 배우고 지시를 이행하려 노력한다. 이런 긍정적인 모습을 바탕으로 잘 준비하면 9월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스만호 전술? "선수들에게 맞출 것"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20일 엘살바도르전을 지켜보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20일 엘살바도르전을 지켜보고 있다 ⓒ KFA

 
일각에서는 공수의 핵심인 손흥민과 김민재가 부상과 기초군사훈련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김영권과 정우영 등도 부상으로 빠지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모든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에 따라 안현범, 김주성, 박용우, 홍현석, 박규현 등 새로운 얼굴을 대거 발탁하기도 했다. 

다만 기대만큼 K리그 경기를 많이 챙겨보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 모든 경기를 보지 못했지만 구단들의 경기를 다 한 번씩 보려고 했다"면서 "30~35명을 유심히 관찰하며 앞으로 다가오는 소집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시안컵을 앞두고 선수풀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매주 경기장에 와서 직접 보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안다"라고 덧붙였다. 

'빌드업 축구'를 끊임없이 강조했던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에 비해 전술적 색채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공격수 출신으로 공격 축구를 원한다. 체력적으로 많은 부담이 있기에 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면서 "상대에 따라 많은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선수들이 어떤 축구가 편하고, 잘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에서는 투톱 스트라이커로 나섰을 때 어려움이 있다고 느낀다. 득점뿐만 아니라 서로의 움직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면서 "나와 함께하는 선수들이 어떤 성향이고, 어떻게 100%를 끌어낼 수 있는지, 어떤 것이 가장 적합한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헤어초크 수석코치 "수비 조직력 보완 필요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KFA

 
특히 손흥민을 7번이나 10번 등 공격수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인 8번 역할을 맡긴 논란에 대해 "손흥민을 기용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를 제시한 것"이라며 "손흥민을 7번, 10번, 프리롤 등으로 여러 전술을 짤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어떤 선수들을 쓰느냐에 따라 (전술도) 달라진다. '이게 우리 축구다'라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표팀으로서는 준비의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한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 강국이지만, 아시안컵과는 1956년과 1960년 두 차례 정상에 오른 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아시안컵 조별리그 상대인) 요르단, 바레인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아시안컵을 준비하며 상대 팀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헤어초크 수석코치는 "아시안컵까지 많은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페널티 박스 안 결정력과 수비 조직력"이라며 "무엇보다 실점하지 않아야 한다. 거의 매 경기 실점했는데, 우리가 매 경기 2~3골을 넣을 순 없기에 실점을 하지 않게끔 발전하고 보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강한 팀을 만들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어디서든 코치진이 선수들을 지켜볼 것"이라며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다. 꼭 좋은 결과로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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