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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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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입시 전문가? 대통령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발언을 두둔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꺼낸 주장이다. '윤(尹)비어천가'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9일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에서 "윤 대통령은 검찰 초년생인 시보 때부터 수십 년 동안 검찰 생활을 하며 입시 부정 사건을 수도 없이 다뤄왔다"며 "특히 조국 일가의 대입 부정 사건을 수사 지휘하는 등 대입 제도에 대해 누구보다 해박한 전문가"라고 주장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도 이날 당정협의회 후 기자들을 만나 "저도 전문가이지만 (윤 대통령이) 특히 입시에 대해서 수사를 여러 번 하면서 상당히 깊이 있고 고민·연구해 정말 많이 배우는 상황이었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도 아닌 대통령이 즉흥적인 판단에 따라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 정책을 문제 삼아서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논리였다. 하지만 검사 출신 대통령이 입시 비리 관련 수사를 했다고 교육 및 입시 전문가라는 논리는 일반인이 볼 때도 비약적인 결론. 야당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선무당 짓으로 사람 잡는 대통령과 그에 조응해 춤추는 당정"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1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낯 뜨거운 용비어천가는 멈추시라. 대통령이 수사 지휘하듯 교육 정책을 뜯어고치려고 하는데 여당 정책위의장과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칭송만 하고 있으니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입시 비리 수사해 봤으니 해박한 교육 전문가라는 말이 가당키나 하나"라며 "그 말대로면 경제 수사한 검사에게 기업을 맡기고, 원전 수사한 검사에게 에너지 정책을 맡기면 되겠다"고 꼬집었다. 또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면 이런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떠드는 것이냐? 이쯤 되면 해명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잡이로 지시를 내리는 대통령과, 대통령의 말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칭송하기 바쁜 정부·여당을 국민께서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지시를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은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한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등을 그대로 존치시키고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출제하지 않겠다는 당정협의 결과에 대해 비판했다.

이재랑 대변인은 "(당정협의 결과는) 한 마디로 감기몸살 환자에게 얼음찜질을 대책으로 내놓은 격이다. 환자를 더욱 골병들게 할 대책"이라며 "문제 진단도 틀렸거니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되레 사교육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공정한 시험'을 강조하고 수능의 영향력을 확대할수록 변별력 확보를 위한 킬러 문항의 존재는 불가피해진다"며 "정시 확대와 킬러 문항 삭제를 함께 얘기하는 것은 '뜨거운 아이스티'를 달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 존치는 대입 경쟁을 고입 경쟁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라며 "킬러 문항 몇 개 손질해서 사교육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복잡다단한 한국의 교육 문제를 수박 겉핥기로 식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당정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당정이) 알면서도 이리 단순한 걸 대책으로 내놓았다면 이건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대통령의 의중을 받들기 위한 당정의 눈물겨운 노력에 가깝다. 참으로 딱하다"면서 "선무당 짓으로 사람 잡는 대통령과 그에 조응해 춤추는 당정 모두, 교육개혁 논할 자격 없다"고 강조했다.

태그:#윤 대통령, #수능 난이도, #국민의힘, #입시 전문가,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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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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