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직격> 예고편의 한 장면

<시사 직격> 예고편의 한 장면 ⓒ KBS

 
현재 국내에 있는 미등록 외국인은 약 41만 명이다. 이에 법무부는 불법체류 감축 5개년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올해 들어 법무부는 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등록 외국인은 물론 이를 고용한 사업주도 단속의 부당성을 얘기하고 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지난 9일 KBS 1TV <시사 직격>에서는 '미등록 외국인 단속의 역설-불법이 필요한 사장님들' 편이 방송되었다. 전남 해남군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으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는 사업주와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를 만나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취재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12일 해당 편을 연출한 신민섭 PD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신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등록 외국인만으로는 인력난 해결할 수 없는 현실"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 KBS 1TV

 
- 지난 9일 방송된 KBS 1TV <시사 직격> '미등록 외국인 단속의 역설-불법이 필요한 사장님들' 편 연출하셨잖아요.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사람들이 좋아하고 동의하는 아이템은 아니라 취재하면서 또 거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어요. 실제로도 유튜브 라이브 보면 댓글들은 별로 안 좋더라고요. 그래도 시청률이 나름 선방한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내용은 어떻게 하시게 되었어요?
"같이 하는 메인 작가님이 이렇게 단속당해서 벌금도 물고 일손도 없어졌다는 농민의 제보를 받아서 그걸로 시작했습니다. 듣고 보니 이게 단속에 관해서 얘기할 때 인권적인 얘기뿐만이 아니라 한국인 고용주들의 얘기도 좀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취재를 시작했죠."

- PD님은 미등록 외국인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막연하게 생각했었죠. 그리고 주로 인권적인 측면에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정도로 우리 산업 현장에서 미등록자들한테 의존을 많이 하고 있었다는 건 이번에 하면서 구체적으로 알게 됐죠."

- 현재 미등록 외국인은 얼마나 되는지 파악된 게 있나요?
"법무부에서 매월 발표하는데요. 4월 기준으로 미등록자가 41만 명이었거든요. 아마 단속 후 좀 줄었긴 할 테지만 40만 명 언저리일 것 같아요."

- 미등록과 불법 체류가 같은 건가요 아니면 다른 건가요?
"같은 건데 어떻게 명명하느냐의 차이인 거죠. 법무부에서는 불법이라는 뉘앙스를 강조하기 위해서 불법 체류 외국인이라고 쓰는 것이고요. 반대에서는 그런 단순히 미등록자들인데 뭔가 범법을 저지른 것 같은 뉘앙스를 쓴다는 거죠. 그래서 미등록 외국인을 쓰자고 하는 거예요." 

- 처음에 취재는 뭐부터 하셨어요?
"저는 대구에서 한창 단속에 대한 시위가 있어서 대구 쪽 단속 사례들을 취재했고요. 그다음에 박영미 PD가 제보를 주셨던 여주 농민분 취재했고요."

- 공부도 필요하지 않나요?
"공부는 취재하면서 하는 거죠. 취재를 시작하면서 뭐를 문제 삼아야 될지 고민했었어요. 처음에는 이걸 인권 쪽으로 봐야 하나 고민 했어요. 그러나 그렇게 하면 뿌리 깊은 인식 좀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일반 시청자들이 보기에 설득력 있게 얘기를 하기가 좀 힘들겠다 싶어서 사업주들 얘기를 좀 들어야 되겠다고 했죠."

- 사업주도 외국인이 필요하고 외국인도 한국에서 일해야 하는 거죠?
"일단 외국인분들이 주로 몸을 쓰는 힘든 일을 하시니까요. 그런데 제조업이든 농업이든 어업이든 한국인들은 점점 줄어들고 그럼 공장은 어쨌든 작업을 해야 되는데 일손이 없으면 외국인들을 써야 되죠. 그런데 등록 외국인들만으로는 충원이 잘 안되니 어쩔 수 없이 미등록자들을 고용하는 거죠."

- 등록 외국인은 많이 없나요?
"있긴 있는데요. 이게 매년 고용허가제 통해서 몇만 명씩 들어와요. 근데 필요한 만큼 TO가 없는 경우가 있고 그다음에,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어쨌든 한 4년 10개월 일하면 다시 돌아가야 돼죠. 그러니까 지속성이나 전문성을 기르기가 힘든 부분이 있는 거고요. 그다음에 고용허가제로 들일 수 없는 업종들도 있고요. 많은 이유로 인해 등록 외국인 고용만으로는 인력난을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인 거죠."

- 대구의 한 자동차 부품 업체는 미등록 외국인을 고용해 걸리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외국인 고용 하려고 했지만, 단속에 걸렸다는 이유로 불가능해졌다고 나오던데 왜 그런 건가요?
"그게 현행 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더 어려워하셨고요. 그러면 한국인을 구할 수밖에 없는데 오래도록 안정적으로 일할 한국인을 구하기는 쉽지 않아요. 때문에 알음알음 알바식으로 일할 사람들 구해서 하는데 숙련되지 않다 보니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상황이었던 거죠."

- 합법적으로 고용한다는데 그것까지 막으면 안 되지 않을까요?
"저희는 그런 문제의식에서 그분을 인터뷰한 거죠. 어쨌든 단속하고 처벌하려면 대책 마련하고 단속해야 하는데 그것마저 안 되니 사장님께서 굉장히 좌절하셨거든요. 그 부분은 저희가 다룬 거죠."

"굳이 예배 중에 들어와서 수갑 채워야 했을까"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 KBS 1TV

 
- 농가가 고용한 외국인 91%가 미등록 외국인이라던데 왜 이렇게 높은 건가요?
"거기는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특히 일할 젊은 사람들은 없는 실정이잖아요. 그러면 외국인들 받아서 일손을 채워야 되는데 등록 외국인 받기도 쉽지 않고 인원도 워낙 부족하다 보니 91%라는 수치까지 나오게 된 것 같아요."

- 대구의 한 외국인 교회에서는 예배 도중 경찰이 들이닥치는 일이 발생했던데 문제 있지 않나요?
"예배 중에 들어와서 그렇게 단속했다는 걸 문제 삼았죠. 그러니까 이간 종교에 대한 존중이 없었던 행위 아니었냐고 우리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고요."

- 그 교회 목사 만나보셨는데 뭐라고 하나요?
"목사도 인터뷰에서 나왔던 것처럼 경찰이 해야 될 일을 한 거기는 하지만 더 나은 방법이 있었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즉 굳이 예배 중에 들어와서 수갑을 채워야 됐었냐고 비판했죠."

- 올해 유독 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단속이 심하다고 나오던데 왜 그럴까요?
"법무부가 지금 41만 명인 미등록 외국인을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올 초에 되게 단속이 많이 이루어졌던 거고 그래서 실제로 2만 5000명이 감축됐어요. 그런데 법무부는 이걸 계속하겠다는 거죠."

- 왜 줄이려고 할까요?
"사실 단속 자체를 하지 말라고 하기 어렵죠. 어쨌든 등록되지 않은 자들이 늘어나는 게 국가나 사회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것이니까요. 그거에 대한 관리는 당연히 필요한 것인데 어떤 식으로 관리를 하느냐죠. 물론 단속도 필요하지만, 단속하게 되면 생각지 못한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거잖아요. 고용주들 입장에서는 단속으로 인해서 자기네 일하고 있던 미등록 외국인들이 없어져 버리면 당장 일이 안 되는 상황이니까요. 결국은 이건 사회 전체의 피해로 되돌아오는 거잖아요. 그런 결과까지 생각해서 단속을 진행하든 아니면 단속 이외의 어떤 방법을 생각하든 이런 게 필요한데 지금은 무작정 미등록 외국인에 대해 단속 일변도를 해서 비판한 거죠."

- 미등록 외국인이 불가피한 면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죠. 불가피하게 고용하고 어쩔 수 없이 미등록이 되는 경우들이 많죠."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 KBS 1TV

 
- 고용허가제에 대해 나오던데 그것도 문제인 건가요?
"고용와 일을 계속하고 싶은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어쨌든 기본 3년 일하고 원할 경우 1년 10개월 연장해서 4년 10개월을 있다가 체류하고 다시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와야 돼요. 근데 문제는 이렇게 돼버리면 일단은 계속 숙련공들이 사라지게 되는 거고 고용주 입장에서 5년, 10년 쭉 안정적으로 일할 사람이 필요한데 그런 사람들이 없어지는 게 하나 있고요. 외국인 입장에서도 본국 들어갔다가 다시 한국에 오려면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이미 고용허가제 통해서 새로 한국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다시 재입국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 4년 10개월은 어디서 나온 거죠?
"이게 아마 5년 이상 체류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아마 될 거예요. 그런 걸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하더라고요. 결국은 고용허가제의 취지는 이들을 노동 인력으로써 보는 거고 이들에 대해서 영주권을 주거나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 그럼, 법을 바꿔서 일할 사람은 비자 연장해서 일하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래서 더 오래 있을 수 있는 비자로 전환을 해준다든가 아니면 장기로 한 10년 한 번에 있을 수 있게 하는 제도를 고용노동부 쪽에서 하긴 해요. 근데 그게 굉장히 제한적이라서 일부의 외국인들만이 그런 제도를 통해서 오래 머물 수가 있거든요. 고용노동부가 대책을 세우기는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이게 어려운 문제라는 거를 느꼈어요. 단속하고 관리하는 건 필요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기에는 지금 상황이 굉장히 복잡하죠. 그러니까 느낀 점이라면 이 정도로 지금 한국에서 미등록 외국인들에게 노동력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는 거죠. 우리가 국내산 돼지고기, 국내산 채소라고 하지만 국내산이지만 실상 식재료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외국인들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상당수인 거잖아요. 그런 관계성을 생각해 보게 되는 아이템이었던 것 같습니다."

- 취재하시면서 대안도 생각했을 것 같은데.
"전문가들은 기왕 들어와서 미등록자이지만 어쨌든 성실하게 우리 사회 일원으로서 일을 하는 외국인들은 굳이 단속하거나 추방하는 대신 우리 사회 심사 자격 통과했을 경우에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정해 줘야 되지 않나라고 말씀 하시더라고요. 양성화 아니면 체류 안정화 등의 표현은 달랐지만, 기본적인 취지는 문제를 저지르지 않고 성실하게 일을 하는 미등록 외국인들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체류 자격을 부여해야 된다고 말씀 많이 하시더라고요.

이게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되게 진보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저는 그게 이제 현실적인 대안이라고는 생각했어요. 지금 있는 미등록자들을 잘 관리하면서 이들에게 체류 자격을 부여해 이들에게 세금도 걷고 그다음에 이들이 보다 안정된 노동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살펴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한국인 고용주들과 한국인 사업장 그리고 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다 이득이 되는 방안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 이것도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 때문 아닐까요?
"차별이라고까지 말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명백한 건 우리가 이들을 받아들일 때 일종의 노동력으로서만 생각하는 측면이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앞으로 계속 이런 시각으로 외국인들을 받아들이는 게 지속가능하고 갈수록 좀 다양화되는 한국 사회에서 맞는 거냐는 건 잘 모르겠습니다. 또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취재할 때 어려운 점은 뭐였나요?
"아무래도 이게 불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사업장에서도 되게 조심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그러니까 방송에 나갔다가 단속이 들어오면 어떡하냐고 하는 사업주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분들의 걱정이 많아서 섭외하는 데 나름 어려움이 있었던 게 하나고요. 그 외에 어려웠던 건 일반 사람들의 인식이 굉장히 불법 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기 때문에 그게 어려웠습니다."

- 취재했지만 담지 못한 게 있을까요?
"대구에서 미등록 외국인 두 분이 사시는 모습을 좀 찍긴 했는데 방송에는 안 나갔어요. 어떻게 사시고 미등록자로 사시는 거에 어려움은 뭐고 힘든 건 뭔지 들었는데 구성하고 분량 조절을 하다 보니 빠지게 되었습니다."
신민섭 시사 직격 미등록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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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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