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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수협 신진도 위판장에서 오늘 잡힌 수산물에 대한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서산수협 신진도 위판장에서 오늘 잡힌 수산물에 대한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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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민들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지만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가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수산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 피해가 크다."

9일 오후 2시 충남 태안경찰서 앞에서 만난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아래 연합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연합회는 지난 2일 충남 태안경찰서에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 교수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서균렬 교수는 여러 매체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비판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서 교수는 "방사성 물질은 무거워서 가라앉더라도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로 침투할 우려가 있다"며 "그렇게 안전하면 도쿄 식수로 사용해라"라고 말했다.

연합회 관계자들은 고발인 조사에 앞서 만난 기자에게 "서 교수가 최근 언론을 통해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우리 어민들은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 조장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군산지역 횟집들은 문을 닫을 정도의 여파가 이어지고 어가들이 크게 떨어져 고발하게 되었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회는 정부의 미온적인 대책도 지적했다. 이들은 "어민들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분명히 반대한다. 하지만 근거 없는 괴담 수준의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어민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태안경찰서는 2시간 정도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관계자를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인 조사를 마쳤고 고발 대상자인 서 교수 관할인 강남경찰서로 이관해 피고발인 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수산물 정말 급락했을까?
 
 
태안경찰서 앞에서 만난 어민들은 홍게는 8만~9만 원에서 3만 원으로, 우럭은 1만 4천 원에서 6천~7천 원으로 가격이 반토막이 났다고 주장했다.
  
실제 어민들의 주장을 확인하고자 바로 서해안 최고의 위판 실적을 자랑하는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에 위치한 서산수협 신진도 위판장을 찾았다. 이날 오후 3시경 도착하니 신진도 위판장에서는 경매가 한창 이루어지고 있었다.
  
서산수협 신진도 위판장 소속 A 경매사는 "요즘 주로 위판되는 어종은 꽃게, 갑오징어, 아귀 등으로 수산물 가격의 변동이 거의 없다"며 "그날 어획량에 따라 다르지만 꽃게의 경우 1kg당 3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많이 위판되는 날은 2만 6천 원대로 떨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A 경매사는 "위판 가격은 예년과 비슷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 논란에도 큰 영향은 못 느끼고 있다"며 "노량진 시장 시세를 봐도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 수산물 소비 급감에 따른 가격 하락이 있다면 중매인들이 제일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아직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서산수협 모항 위판장 B 경매사도 "우럭 양이 많지 않지만 안강망배 우럭은 1만 1천~1만 4천 원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낚싯배로 잡은 것은 1만 8천~1만 9천 원대로 위판되고 있다"며 어민들과 상반된 주장을 했다. 

서산수협 한 관계자는 "실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수산물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며 "어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7일과 8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수협중앙회가 전국 수협의 임원 등을 대상으로 한 연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수협이 정부의 눈치도 봐야 하고 어민들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생각해야 해서 이도 저도 못 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태그:#태안경찰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서산수,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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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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