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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UN광장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개청 기념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 재외동포청 개청 기념행사에서 축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UN광장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개청 기념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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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후보이던 2021년 11월 15일 당시, "물가 급등은 정부 책임"이라는 취지로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는 돈 뿌리기 그만하고 물가 대책에 주력하라"면서, "밥상 물가와 연료 가격 등이 크게 들썩이며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골이 패인 국민 생활에 주름이 늘어나고 있다"고 썼다.

이어 그는 "물가안정은 한국은행의 주요 책무다. 최근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서 한국은행이 적절히 대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최근의 물가상승과 관련, 특히 서민이 민감하게 여기는 품목들의 가격 급등 현상과 관련하여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21년 11월 15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2021년 11월 15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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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지난 10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10월에 비해 3.2%나 상승해 거의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각종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써서 문재인 정부를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문 정부는 서민에게 중요한 식료품이나 생활물가 상승에 대해서도 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가격이 오른 후에서야 황급히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윤 후보는 소비자물가가 올랐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윤석열 정부의 성적표도 좋지 않다. 2022년 12월에 발표한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무려 5%까지 오르는 등 외환 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론 문재인 정권 말기 때와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요동쳤고, 우리나라 물가 상승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통계청은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연속 3%를 기록하며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라면과 같은 먹거리 식품의 물가상승률이 오르면서 대다수 국민들의 체감폭은 크지 않고, 오히려 상황이 나쁘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라면 물가상승률 13.1%... 2년 전과 비교 먹거리 10개 중 8개 10% 이상 올라 
 
삼양식품이 내달 7일부터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21일 밝혔다. 봉지면 기준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은 각각 8.7%, 9.3% 오른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삼양식품이 내달 7일부터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21일 밝혔다. 봉지면 기준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은 각각 8.7%, 9.3% 오른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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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라면의 물가 상승률이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14.3%) 이후 최고인 13.1% 올랐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라면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13.1%, 2년 전보다는 24.1%나 상승했다. 라면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부터 무려 8개월 연속 10%선을 넘고 있다. 

라면뿐만이 아니다.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 세부 품목 112개 중 잼(35.5%), 치즈(21.9%), 어묵(19.7%), 피자(12.2%), 두유(12.0%), 커피(12.0%), 빵(11.5%), 햄버거(10.3%), 김밥(10.1%), 김치(10.1%) 등  31개의 물가 상승률이 10%가 넘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12개 중 79.5%인 89개의 품목이 10% 이상 올랐다. 

라면(24.1%), 빵 (21.7%), 우유(16.6%), 아이스크림(19.6%), 김치(21.2%), 커피(24.7%), 소주(9.7%), 김치찌개백반 (15.0%), 자장면 (19.2%) 등 삶과 밀접한 식품들의 물가 상승률이 크게 오르면서  국민들은 전기·가스 요금에 이어 먹거리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무능, 국민에겐 고통"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민생 안정 정책을 새정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취임 1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민생과 물가를 안정시킬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전 정권 때리기를 이어가며 대다수 문제 상황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경향을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K-방역은 '정치방역'"이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문 정부 국방체계(5.11), 방만한 지출 지적(5.16) 등 계속해 전 정부를 탓해왔다(관련 기사: "지난 정부에서..." 윤 대통령 2년차 첫 국무회의, 또 '문 정부 탓' https://omn.kr/23y4c ).

문재인 정부 시절에 그토록 문 대통령을 비난했던 언론들도 윤석열 정부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특히 일부 언론은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악화된 경제지표를 떠안았을 뿐이라며 윤 대통령을 비호하고 있다.

"정부의 무능과 부패로부터 국민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는 취지로 말했던 윤석열 당시 후보의 말을, 되돌려줄 때가 아닌가 싶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물가 상승률, #소비자 물가, #라면, #윤석열,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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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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