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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열린 경비 대책회의를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 경비대책회의 참석하는 윤희근 청장 윤희근 경찰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열린 경비 대책회의를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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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뒤 집회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의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5월 31일엔 고공 농성을 하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 간부가 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맞아 머리가 찢어졌고, 하루 전인 30일엔 또 다른 금속노련 간부에 대해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 부위를 짓누른 상태에서 뒷수갑을 채우는 일도 벌어졌다. 

경찰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단됐던 집회·시위 강제 해산 및 검거 훈련을 시작했고, 윤희근 경찰청장은 "필요한 경우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준비해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요구했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윤 대통령은 노조의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더니 5월 23일 국무회의에서는 "경찰과 관계 공무원들은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가 불법 집회, 불법 시위에 대해서도 법 집행 발동을 사실상 포기"했다며 강경진압과 대응을 부추겼다.

윤석열 대통령의 오류와 잘못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왜냐하면 곤봉을 휘두르고 캡사이신을 분사하고 강경 대응을 한다고 해도 집회와 시위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이 불법 집회 해산을 위해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을 예고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건설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경찰이 ‘예비캡사이신’이라고 적힌 가방을 챙기고 있다.
▲ 건설노조 결의대회에 등장한 경찰 "캡사이신" 경찰이 불법 집회 해산을 위해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을 예고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건설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경찰이 ‘예비캡사이신’이라고 적힌 가방을 챙기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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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5년 11월 14일 박근혜 정권의 노동정책을 반대하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민중총궐기 집회가 열렸다. 

이날 경찰은 갑호비상령을 내린 뒤 경찰버스로 차벽을 세우고 살수차를 동원했다. 당시 경찰은 최루액이 담긴 물대포를 발사했고, 캡사이신도 분사했다. 경찰의 대응으로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고 머리와 가슴 윗 부분에 물대포를 맞은 농민 백남기씨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찰이 강경 진압하면 더는 집회와 시위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절대 아니다. 2015년 11월에 열린 민중총궐기 사건을 계기로 박근혜 퇴진운동은 더 거세졌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집회와 시위를 끝까지 막아낸 우익 보수 대통령은 없다. 그들의 강경 진압과 대응은 오히려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굳은 결심만 갖게 만들었다. 실제로 국민들의 집회와 시위는 더 격렬해졌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에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집회의 자유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대통령도 막지 못하는 국민의 권리이자 최후의 투쟁 수단이다. 

곤봉을 휘두르고 캡사이신을 분사하고 물대포를 쏘겠다고 위협을 하면 할수록 집회와 시위에 나서는 이들은 더 강해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윤석열, #윤희근, #경찰, #캡사이신,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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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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