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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 주최로 89차 부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날 참가자 다수는 피해자와 연대하고 일본을 규탄하기 위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31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 주최로 89차 부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날 참가자 다수는 피해자와 연대하고 일본을 규탄하기 위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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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의 하나인 자위함기를 달고 부산항에 입항했던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여파는 31일에도 계속됐다. 5월의 마지막 수요일, 부산의 일본 외교공관에서 펼쳐진 여성들의 시위에서도 욱일기 논란이 소환됐다. 과거사 사죄배상 없이 어떻게 전쟁범죄의 상징이 부산항에 들어올 수 있느냐는 분노였다.

"수요시위 전 긴급한 사안 하나를 안내합니다"

89번째 부산수요시위가 예고된 31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펼침막을 든 부산YWCA 사무총장 김정환 사무총장과 이경아 회원정책국장은 욱일기 관련 질문에 답답한 듯 한마디를 했다.

김 사무총장은 "식민시대·군국주의 상징물이 아니겠느냐. 진정한 사과도 없이 일본 군함이 이를 게양하고 들어오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피해를 준 나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다국적 해상훈련을 빌미로 욱일기를 사실상 허용한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문제가 크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이 되뇌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놓고 그는 "(이런 1인시위나 정기 수요시위는) 계속해서 과거를 반성하지 않았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진정한 사죄가 우선 돼야 함께 걸어갈 수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31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 주최로 89차 부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날 참가자 다수는 피해자와 연대하고 일본을 규탄하기 위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31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 주최로 89차 부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날 참가자 다수는 피해자와 연대하고 일본을 규탄하기 위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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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되자 검은 마스크를 쓴 부산여성행동 소속 회원들이 평화의 소녀상 옆자리를 메웠다. 민감한 현안인 탓에 부산수요시위의 시작도 욱일기 비판이었다. 89차 부산수요시위 사회를 본 최윤원 (사)부산여성의전화 활동가는 강제동원, 일본군'위안부' 논란이 한창인 시점에 전범기로 불리는 깃발이 우리 영해에 들어왔다는 것에 분노를 표시했다.

"오늘 수요시위 전 긴급한 사안 하나를 안내합니다. 지난 29일 욱일기를 단 자위대 호위함이 부산항에 입항했습니다. 욱일기는 일본제국주의가 사용하던 군기로 우리를 수탈한 전범의 상징입니다."

설명이 끝나자마자 최 활동가는 바로 "일본 정부는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존엄과 피해 회복에 나서야 한다"라고 선창에 나섰다. 그러자 이를 따라 20여 명의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나서라"라며 구호를 같이 외쳤다.

이어선 욱일기를 단 일본 군함을 향해 보란 듯 9명밖에 남지 않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꺼냈다. 하경해 부산여성의전화 대표는 "피해자 증언집이 나온 지 30년이 지났지만, 가해국 일본은 여성의 자발적 선택이었고 이미 모든 게 끝났다는 망언을 반복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성명에는 거듭 사죄배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참가자들은 욱일기 논란에 빗댄 듯 "일본이 도대체 무엇을 했고, 어떤 것이 바뀌었으며, 누가 치유가 됐느냐"라는 근본적 질문을 다시 던졌다. 그러면서 "국가적 배상, 진정성 있는 사과로 의무를 다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날 수요시위의 끝은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피해자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연대를 다지는 헌화 퍼포먼스였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들으며 참가자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국화꽃을 소녀상 옆 의자에 올렸다. 그리고 다음 달 마지막 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돌아올 90차 수요시위의 참여를 다짐했다.
 
31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 주최로 89차 부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날 참가자 다수는 피해자와 연대하고 일본을 규탄하기 위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31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 주최로 89차 부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날 참가자 다수는 피해자와 연대하고 일본을 규탄하기 위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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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에 참가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욱일기의 하나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지난 30일 부산 남구 백운포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해 있다.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에 참가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욱일기의 하나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지난 30일 부산 남구 백운포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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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부산수요시위, #욱일기, #일본 자위대함, #부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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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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