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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주공원에 심어진 기념나무와 함께 그 앞에 제막된 기념비.
 부산민주공원에 심어진 기념나무와 함께 그 앞에 제막된 기념비.
ⓒ 강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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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했던 핵폭탄으로 인한 한국인 피해자 2세들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으로 대를 이어 피폭 후유증에 시달리다 사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6일, 한국원폭피해자2세환우회(회장 한정순)는 오는 5월 28일 합천원폭자료관 광장 김형률추모비 앞에서 열리는 '고 김형률 등 원폭피해자2세 추모제' 소식과 함께 대를 이은 피폭 후유증으로 앞서간 피해자들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고 김형률(1970~2005년) 인권평화활동가는 지난 2003년 3월 11일, '원폭피해자에게도 인권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원폭피해자 2세라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고, 한국원폭피해자2세환우회를 만들어 원폭 피해자 2세 문제를 국내외에 알렸다.

고인은 폐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30%밖에 되지 않는 '선천성 면역 글로블린 결핍증'이라는 희귀병을 앓으면서도 원폭피해자 2세들의 인권과 비핵평화를 위해 활동했으며, "핵 없는 세상을 일구기 위해 삶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외쳤다.

고인은 한국원폭피해자2세환우회 초대 회장으로 있으면서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단체, 언론사 등을 찾아다니며 활동했다. 그는 '한국인 원폭피해자와 2세 환우들의 진상규명 및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실태조사에 나섰으나 2005년 5월 29일, 3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떴다.

한국원폭피해자2세환우회는 부산 민주공원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제를 열어 오다가 최근에는 합천에서 이어오고 있다.

단체는 이날 김형율 인권활동가처럼 대를 이은 피폭 후유증으로 앞서간 2세 환우들이 많다며, 원폭피해자2세환우 11명이 각종 암과 폐렴 등 질병에 시달리다 대부분 많지 않은 나이에 타계했다고 밝혔다.

부천에 살았던 A(1963~2009년)씨는 근이양증, 대구에서 생활했던 B(1961~2010년)씨는 간암, 경북 경산에 거주했던 C(1974~2012년)씨는 뇌성마비와 폐렴, 합천에 사는 D(1947~2012년)씨는 유방암, E(1966~2010년)씨는 합천에 살다가 간암으로 각각 투병하다 타계했다.

또 대구에 살았던 F(1960~2008년)씨는 간암, 합천에 거주했던 G(1962~2019년)씨는 위암, H(1957~2020년)씨는 근이양증, I(1960~2016년)씨는 합천에 살다가 유방암에 이어 위암으로 전이, 대구에 살았던 J(1950~2019년)씨는 전립선암, 경남에 거주했던 K(1959~2015년)씨는 간암으로 앓다가 세상을 떴다.

한정순 회장은 "한국 원폭 피해자 2세가 1만명 안팎 정도로 파악된다"며 "고 김형률 회장을 비롯해 먼저 간 한국원폭피해자 2세들을 함께 기리며 추모제를 연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제는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한국원폭피해자2세환우회,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합천지회가 주최·주관하고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원폭자료관,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합천평화의집,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일반핵평화연대 등 단체가 협력해 열린다.

태그:#핵폭탄, #히로시마, #김형, #한국원폭피해자2세환우회, #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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