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리그에서 최고령 선수인 1982년생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삼성 라이온즈의 영원한 마무리 투수일 것만 같았던 오승환은 난조 끝에 마무리에서 밀려나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선 뒤 지난 4일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SSG 랜더스의 구단 인수 후 첫 우승의 주역이었던 추신수와 김강민도 각각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만 41세 시즌을 치르는 베테랑의 부진은 '에이징 커브'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과연 오승환, 추신수, 김강민이 내년에도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1982년생보다 한 살 적은 1983년생으로 만 40세 시즌을 치르는 최형우(KIA)의 활약은 놀라울 정도다. 최형우는 타율 0.333 3홈런 1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41로 맹타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이 1.03으로 벌써 1.0을 넘어섰다.

※ KIA 최형우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제아무리 젊은 시절에 거포로 명성을 드날렸던 타자라 해도 나이가 들면 장타력부터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형우는 장타율이 0.512로 정상급이다. 그러면서도 15삼진 13볼넷으로 소위 '볼삼비'라 부르는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0.87로 나쁘지 않다. 여러 지표를 통해 최형우가 '회춘'했다는 호평을 듣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올해는 개막을 앞두고 최형우가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서게 될 공산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최형우는 2020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해 3년 총액 47억 원에 KIA 타이거즈와 잔류 계약을 체결했다. 최형우가 KIA에서 은퇴할 것을 사실상 확정하는 계약이기도 했다. 

하지만 FA 잔류 계약 이후 지난 2년간 최형우의 활약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2021년에는 망막 부상 등으로 인해 104경기에만 나서 삼성 라이온즈 시절인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경기에 출전한 시즌이 되고 말았다. 타율 0.233 12홈런 55타점 OPS 0.729로 개인 성적도 실망스러웠다. WAR은 0.19로 음수를 겨우 면한 수준이었다. 
   
지난해는 타율 0.264 14홈런 71타점 OPS 0.787로 2021년에 비해서는 반등했지만 여전히 최형우의 명성에는 어울리지 않는 결과였다. 만일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부진하다면 FA 3년 계약이 만료되면서 자연스럽게 은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올 시즌 극적인 반등에 성공한 최형우가 내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 예상된다. 

KIA는 나성범과 김도영의 연이은 부상으로 타선이 약화되었으나 4번 타자 최형우의 불방망이에 힘입어 6일 기준으로 13승 12패 승률 0.520으로 4위다. 부상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최형우가 버팀목 노릇을 한다면 KIA가 부상자 복귀 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시나리오도 얼마든지 기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즌 초반 최형우의 맹타가 '오버 페이스'가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다. 반등을 입증한 최형우가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 KIA의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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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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