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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작가는 대화에서 ‘위대함’이란 ‘자신의 핸디캡, 약함을 기꺼이 드러내는 것’이며 ‘위대한 대화’란 나약한 면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모습이며 ‘서로의 삶을 포개는 것’이라고 밝혔다.
▲ r김지수 김지수 작가는 대화에서 ‘위대함’이란 ‘자신의 핸디캡, 약함을 기꺼이 드러내는 것’이며 ‘위대한 대화’란 나약한 면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모습이며 ‘서로의 삶을 포개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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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인간이 만들어 낸 기득권의 부조리를 깨기 위해 위협을 무릅쓰고 싸우는 외로운 '나'에게 용기를 주는 등대 같은 사람이 있다. 그의 언어에서 인간만이 가진 진정한 힘을 배우고 위로 받는다. 맑고 따뜻한 봄 햇살이 황사에 의해 뿌옇게 탁한 순간도 곧 지나가리니, 떨림과 울림으로 함께 공명되는 그의 북토크 현장을 찾아 '대화' 속 평범한 한 인간도 어떻게 경이로운 존재가 되는 지를 다시 깨닫게 된다.

"'대화' 그 자체의 위대함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인터뷰어로 목적 있는 대화를 했지만 점점 대화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신뢰와 우정의 자세로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해 보세요'라며 문을 열고 주파수를 맞추고 그 사람의 리듬과 맥락에 맞게 (그 사람이) 울릴 수 있는 연주가가 됩니다. 황홀하고 고독한 순간이죠."

김지수 작가는 패션지 <보그>와 <조선비즈> 문화전문기자로 활동했던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뷰어이다. 12일 오후 7시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동서양 지혜자와의 <위대한 대화> 김지수 저자 북토크 현장을 찾았다.

"모든 것에 보이지 않은 떨림이 있듯이 저 또한 떨림의 존재입니다. '너는 너, 나는 나' 그 떨림의 울림을 잇는 꼭짓점, 발견자이면서 (인터뷰)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인간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그런 간절함으로, 시대 흐름을 쫓아 더 나은 언어를 발굴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커피를 하루에 15~20잔 마시고 고양이를 안고 거실을 배회하며 글을 씁니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은 2015년 시작해 7년이 넘도록 진행되는 심층 인터뷰 칼럼으로 무명 레퍼부터 스타 배우, 스포츠 선수, 해외 석학, 주식 전문가 등 장르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해 화제가 되었다.
 
12일 오후 7시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동서양 지혜자와의 <위대한 대화> 김지수 저자 북토크가 열렸다.
▲ 김지수 12일 오후 7시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동서양 지혜자와의 <위대한 대화> 김지수 저자 북토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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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한사람 모두 경이롭습니다. 책 속 지혜자 18분의 통과하는 하나의 메시지는 '함께 가기 위해, 약해져라'였습니다. 타인의 대한 신뢰 없이는 자신의 약점을 보일 수 없습니다."

김 작가는 대체 불가한 인간의 대화가 최고의 '문학'임을 강조했다.

"최근 챗GPT의 피상적인 대화가 우려됩니다. 인간 대 인간의 대화에서 '위대함'이란 '자신의 핸디캡, 약함을 기꺼이 드러내는 것'이며 '위대한 대화'란 자신의 위대한 면보다 나약한 면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모습이며 '서로의 삶을 포개는 것'입니다."

인간의 대화, 스스로 구원하는 위대한 문학

"최근 쓴 작품이 내 생애 최고의 작품이며 최전선의 작품이라 애정이 깊습니다. 북토크에 참여해주신 분들도 '따라오신 언어의 동지'이며 18인의 인터뷰이들은 제가 정체성을 가져가게 구원해준 사람들입니다."

김 작가의 대화 역시 먼저 자신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저 스스로 강한 사람이 못 된다고 생각해요. 혼자서 독립하지 못하고 의존적이고 약한 사람입니다. 어릴 적 결핍과 결손, 폭력적인 어른들을 대하면서 존경하는 어른을 찾지 못했고 외롭고 뭔가를 알려주는 어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헬렌 켈러 같은 위인전을 보면서 등대 같은 지향점과 상호성을 찾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전학만 5~6번 갔죠."
 
김 작가는 "‘대화’ 그 자체의 위대함을 말하고 싶었다"며 "신뢰와 우정의 자세로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해 보세요’라며 문을 열고 주파수를 맞추고 그 사람의 리듬과 맥락에 맞게 (그 사람이) 울릴 수 있는 연주가"라고 말했다.
▲ 김지수 김 작가는 "‘대화’ 그 자체의 위대함을 말하고 싶었다"며 "신뢰와 우정의 자세로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해 보세요’라며 문을 열고 주파수를 맞추고 그 사람의 리듬과 맥락에 맞게 (그 사람이) 울릴 수 있는 연주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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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로 잘 나가던 <보그> 잡지를 그만 두고 지금의 '인터스텔라'를 쓰기까지도 약할 때였다.

"패션지를 그만두게 되면서 광장히 약해져서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여러 곳에 이력서를 내야했습니다. 가장 낮은 자세에서 이력서를 <조선비즈>에 냈고 그것은 완전히 다른 세계로 결이 다른 텍스트를 써야했습니다."

그의 생존 이야기가 고스란히 북토크를 찾은 이들에게 전해졌다.

"<조선비즈>는 전통 언론사의 경제지이면서 디지털 언론의 속도감이 더해져 사회적 이슈와 정보전달이 디지털 광장에서 호소하듯 소리를 질러야 되는 중요성이 있습니다. <보그>지에서 오페라 같이 수려한 춤을 추듯 미학을 추구하면서 잡지 글을 써왔던 저는 '거리에서 발레 추듯' 드라마를 쓰는 것처럼 독자시선을 리드미컬 대화로 융합했던 것이 신선하게 받아져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 때의 약함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샴페인과 유명인들에 둘러싸여 파티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미소 짓는다.

그의 글에 실리는 그만의 색깔도 이야기 했다.

"저만 쓸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속에서 호감을 갖기 위해 수많은 작업을 합니다. 최근 읽은 <아버지의 해방일지> 같이 대화 문학 등을 통해 끊임없이 대화체에 대해 연구하고 대화 속 템포와 긴장, 호흡 사이에서 (대화로) 서사를 끌어가며 정보 순결성을 지키면서 (대화자의) 메시지의 본질 훼손 없이 수없이 많은 편집을 합니다."

그는 책 속 프롤로그에도 "태생적으로 '흔들리는 인간'으로 살다 보니 타인의 떨림을 더 잘 감지할 수 있게 됐다. 자기만의 언어로 서사와 지혜를 배치할 때 뿜어져 나오는 당신의 아름다운 경련을, 나는 마주 앉아 목격하고 혼자 흥분하곤 했다"고 표현하고 있다.

"'정교한 언어, 포용적인 언어'로 어른의 언어로는 이어령 선생님이 최고의 경지에 오른 시대의 선지자라고 생각합니다. '선한 사람이 이긴다는 것, 믿으세요.'"

그가 말한 '창조는 세계와의 마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故이어령 선생이 죽음을 앞두고 말씀하신 이 글이 가슴에 안긴다.

"나는 늘 밤을 부엉이처럼 뜬눈으로 지새워요. 이젠 어둠과 팔씨름을 해도 초저녁부터 져요. 빛나던 단추를 모두 뜯긴, 패전 장군의 군복 같은 수의를 입어야지요. 하지만 성냥팔이 소녀처럼 얼어 죽어도 그 입술에 행복한 미소를 잃지 않을 겁니다."
 
독자와 기념 사진도 찍어주는 김지수 작가
▲ 김지수 독자와 기념 사진도 찍어주는 김지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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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투데이안에 보내고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 올립니다.


태그:#김지수, #위대한 대화, #인터스텔라, #인터뷰어,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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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시각 및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좋고 싫음을 진검승부 펼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다는 증거가, 단 한순간의 아쉬움도 없게 그것이 나만의 존재방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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