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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진주시농민회는 성명을 통해 ”유전자 변형생물체 주키니 호박 사태로 피해 본 농민들에 대해 즉각 보상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진주시농민회는 성명을 통해 ”유전자 변형생물체 주키니 호박 사태로 피해 본 농민들에 대해 즉각 보상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 진주시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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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때 모든 호박을 출하 금지하고 언론에도 나오면서 유전자 변형생물체(LMO)가 아닌데도 피해를 보고 있다.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졌고, 쌓여 있는 호박이 늘어나고 있다.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할 것이다."

경남 진주시 금곡면에서 오랫동안 시설하우스에서 호박을 재배·생산해오고 있는 김열 금곡호박작물반장이 7일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유전자 변형생물체의 주키니 호박은 일부다"라며 "그런데 다른 호박까지 피해가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3월 27일 국내에서 생산돼 유통된 주키니호박 종자 일부가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변형생물체로 판명났다며 해당 종자의 호박을 전략 수거·폐기 조치했다. 그러면서 이날부터 전국에 걸쳐 호박 출하를 금지했고, 전수조사를 거쳐 '유전자 변형생물체 음성'이 확인된 농가에 대해 3일부터 출하 재개하도록 했다.

주키니호박은 종자가 여러 종류인데, 이번에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종자는 2개 업체에서 농민들에게 판매했다. 이밖에 상당수 농가는 미승인 유전자 변형생물체 종자를 쓰지 않고 정부 승인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전수조사 결과, 주키니호박 농사 484곳 가운데 467곳(96.5%)은 미승인 유전자 변형생물체 종자를 쓰지 않았다. 미승인 유전자 검출은 2개 제품으로 해당 호박은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진주 금곡면은 시설하우스에서 호박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다. 김열 반장은 "금곡면 전체 호박 생산 농가는 160농가 정도인데, 미승인 유전자 변형생물체 종자를 사용한 농가는 2농가뿐이다"라며 "미승인 유전자 변형생물체 종자의 호박은 주로 여름철에 기온이 낮은 고지대에서 노지 재배되는 종자다"라고 했다.

이어 "한때이기는 하지만 정부에서 한꺼번에 출하 금지를 시키고, 언론에도 보도가 되면서 전체 호박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하소연했다.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 조처 이전까지만 해도 호박 1상자(10kg)에 2만 원 정도에 거래가 됐는데, 출하 재개 뒤에는 반토막이라는 것.

김 반장은 "출하가 재개됐지만 호박 값은 이전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호박을 찾지 않아서 팔지 못하고 쌓여 있는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농가마다 생계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음성으로 나온 호박은 먹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주키니 호박 사태로 피해 본 농민, 즉각 보상해야"

농민단체들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진주시농민회는 성명을 통해 "유전자 변형생물체 주키니 호박 사태로 피해 본 농민들에 대해 즉각 보상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잠정 중단됐던 출하가 재개됐지만,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농가에서 수확, 보관 중이던 호박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다"며 "최소 일주일 이상 유통이 안 된 농산물은 신선도 측면에서나 시장 상황에 맞춰보더라도 시장격리가 답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농민들은 "열심히 농사짓던 농민들의 영농의욕까지 꺽어 '일할 맛 안 난다'라고 하소연하고 있다"며 "대책을 논의 한다고는 하지만 선제적 발표를 통해 농민들에게 사기를 북돋아 주고 시장에도 안정감을 주어 가격폭락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당국은 적절한 대책을 조기에 발표하라"고 강조했다.

유전자 변형생물체 주키니호박 종자는 해당 업체에서 2015년부터 판매해왔고, 올해로 8년째인데, 정부가 늦게 적발을 해서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농민들은 "국민들이 먹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안정성이 최우선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며 "농민들은 농약 살포에 관한 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종자에 관해서는 농민들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라고 했다.

이어 "국가가 나서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해 내기 위한 첫 번째 단추인 종자에 관한 안전성 확보에 대해 다시 한번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며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어차피 일어난 일에 관해 문제점을 해결하고 다시는 똑같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재욱 경남도의원(진주1)은 7일 김정구 농협중앙회 진주시지부장을 만나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주키니호박의 안전성을 홍보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의원은 "진주 금곡면은 전국 주키니호박 생산량의 30% 이상을 출하하고 있는 주산지인데, 3일 재개된 첫 경매에서 전수 조사전 10kg 2만 원에서 1만 원에 거래되면서 당장의 보상 절차보다 이미지 실추에 따른 가격 하락과 판매 저조가 더 큰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욱 의원은 "2019년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1만 8000여 상자를 폐기하고 농가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가까스로 다시 주키니호박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았는데 이와 같은 사태로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라며 "향후 급식 이용 시설에 안전성 홍보를 주문해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주키니호박, #유전자변형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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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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