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로하스의 끝내기 홈런공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 감독은 이 공을 로하스에게 양보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로하스의 끝내기 홈런공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 감독은 이 공을 로하스에게 양보했다. ⓒ 연합뉴스

 
만원관중으로 꽉 들어찬 잠실야구장에서 '이승엽호'가 개막전을 끝내기 승리로 장식했다.

두산은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치열한 난타전 끝에 12-10 연장 11회 끝내기 승리를 거두었다. 4시간 43분 동안 펼쳐진 '대혈투'였다. 

과정은 험난했지만, 어쨌든 이겼다. 정식으로 감독 데뷔전을 치른 이승엽 감독은 개막전에서 승리를 맛봤다. 11회말 호세 로하스의 끝내기 3점 홈런이 터지는 순간 이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포옹을 나누며 그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7회말 원점으로 돌려놓은 두산, 연장 가서도 집중력 유지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두산이었다. 1회말에만 상대 선발 댄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3점을 뽑아냈다. 기립박수 속에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3루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로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그러나 그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제구 난조를 겪었다. 2회초 전준우에게 솔로포를 헌납한 데 이어 4회초에는 1사 만루서 안권수의 2타점 적시타, 안치홍의 1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빼앗겼다. 

알칸타라가 내려간 이후 불펜의 부진으로 5회초와 6회초에 각각 3점, 1점을 내줬다. 결국 두 팀의 격차는 5점 차까지 벌어졌다. 그 사이 타자들은 스트레일리에게 추가점을 얻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패색이 짙게 드리웠다.   

그러나 7회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젔다. 이유찬의 1타점 희생플라이와 로하스의 1타점 적시타로 3점 차까지 따라붙더니 4번타자 김재환이 롯데의 여섯 번째 투수 구승민의 3구를 잡아당겨 동점 3점포를 쏘아올렸다. 8회말에는 이유찬의 스퀴즈 번트까지 나오며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9회초 안권수, 11회초 잭 렉스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다시 롯데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으나 해결사가 나타났다. 로하스였다. 11회말 무사 1, 3루서 문경찬의 초구를 공략,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냈다. 위기에 몰렸던 두산은 로하스의 한 방에 경기를 매조졌다. 

'새 얼굴' 활약 반가웠던 두산, 과제도 남았다

두산 입장에서는 홈런이 없었다면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다. 홈런으로 팬들을 열광케 했던 김재환과 로하스, 소위 말해 '제 몫을 해야 하는 선수'들이 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리드오프 정수빈의 3안타 활약도 있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 이외에도 경기를 빛낸 선수들이 존재했다. 주전 유격수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나간 이유찬도 그중 한 명이었다. 8회말 스퀴즈 번트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루로 이동한 이후 11회초 불안정한 포구 때문에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긴 했어도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

마운드 쪽에서는 방출 후 재입단으로 눈길을 끈 고봉재(1이닝 무실점), 추가 실점 위기서 팀을 구한 최지강(⅔이닝 무실점)의 호투가 돋보였다. 특히 지난해 육성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최지강은 개막전서 데뷔 첫 승을 기록하게 됐다.

아쉬운 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다른 것보다도 마무리투수 홍건희가 9회초 1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게 뼈아팠다. 선두타자 유강남을 볼넷으로 루상에 내보내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고, 상대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나마 9회초 1사 3루서 등판해 1⅔이닝을 실점 없이 책임진 박치국의 호투가 위안거리였다.

화끈한 공격력은 확인했다. 로하스, 양의지가 가세한 타선도 한층 강력해졌다. 정수빈 덕분에 테이블세터 고민도 조금이나마 덜었다. 결국 마운드가 문제다.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빠진 상황에서 4월을 보내야 한다. 마운드 과부하에 대한 우려를 씻어낼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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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이승엽감독 KBO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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