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 정규시즌이 막을 내린 프로농구에서 사상 첫 외국인 신인왕 탄생이 유력하다. 

올 시즌 신인상 후보로는 울산 현대모비스의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안양 KGC인삼공사의 렌즈 아반도, 서울 삼성 신동혁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이름은 필리핀에서 온 아바리엔토스다. 

프로농구는 올 시즌부터 아시아 쿼터를 필리핀으로 확대하면서 필리핀 선수들이 대거 진출했다. 이들은 기존의 외국인 선수와 달리 출전 시간의 제약 없이 한국 선수와 동등한 자격으로 활약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 선수도 해당 국가에서 같은 자격을 누리도록 하면서 아시아 리그 간 교류의 폭을 넓히기 위한 제도다. 

'춘삼이' 돌풍 일으킨 아바리엔토스 

현대모비스가 아바리엔토스를 지명한 것은 대성공이었다. 키 181㎝로 큰 신장은 아니지만 필리핀 특유의 농구 리듬에 화려한 개인기, 외곽슛, 패스 능력을 두루 겸비한 아바리엔토스는 별다른 적응 기간 없이 곧바로 현대모비스의 공격을 조율하는 '야전 사령관'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 50경기에 출전해 평균 13.4점, 4.8어시스트, 1.4스틸, 2.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신인 선수로는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현대모비스 팬들은 아바리엔토스에게 '춘삼이'라는 정겨운 별명까지 붙여주며 애정을 보냈다. 

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위권 정도로 평가받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던 현대모비스가 예상을 깨고 정규시즌 4위에 오른 배경에는 아바리엔토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아바리엔토스도 처음에는 다른 필리핀 선수들처럼 개인기만 화려하고 팀 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승부처에서 무리하게 슛을 시도했다가 조동현 감독으로부터 꾸중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동료 선수들과 손발을 빠르게 맞춰갔고, 슛의 정확도까지 높이면서 현대모비스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사상 첫 외국인 신인왕 넘어 '만장일치' 기대 
   
특히 지난 21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부딪혀 코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으나, 곧바로 24일 인삼공사와의 경기에 보호 마스크를 끼고 출전해 18점을 올리는 강한 투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만약 아바리엔토스가 신인상을 받으면 프로농구 역대 처음으로 외국인 신인왕이 된다. 아바리엔토스는 더 나아가 '만장일치' 수상까지 기대하고 있다.

같은 필리핀 출신이자 신인상 경쟁자인 아반도는 인삼공사의 정규시즌 우승에 기여했으나 개인 기록은 38경기에 출전해 9점, 2.2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아바리엔토스에 밀린다. 토종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나선 신동혁도 53경기에서 5.6점, 1.6리바운드로 존재감을 크게 보여주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득표율로 신인상을 받은 선수는 2001-2002시즌 김승현이다. 당시 총 77표 가운데 단 1표가 부족한 76표를 얻으면서 무려 98.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신인왕에 오른 바 있다.

과연 아바리엔토스가 첫 외국인 신인왕을 넘어 만장일치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