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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갓배마을 주민들이 공군 사격장 앞에 붙인 현수막이다.
 충남 보령시 갓배마을 주민들이 공군 사격장 앞에 붙인 현수막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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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격장으로 인한 소음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충남 보령시 갓배 마을 문제가 또다시 공론의 장으로 호출됐다.

갓배 마을 주민들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언론을 통해 마을 상황을 알렸다. 소음으로 인한 난청 피해 외에 원인 모를 암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2023년 현재까지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민피해가 심각한데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대천해수욕장 인근에 공군사격장이 위치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격장 폐쇄'를 요구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보령시 대천5동 동사무소 회의실에서는 갓배마을 주민들과 보령시민, 충남도·보령시 관계자들이 모여 토론 겸 면담을 진행했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민감한 주제인 만큼, 이날 토론은 시작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충남도와 보령시 측은 이날 영상촬영을 이유로 토론 참석을 주저해 충남도와 주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주민들이 '촬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자 토론은 예정 시간이 20분이 지난 후인 11시 20분에 시작됐다.

충남도 민관협치팀 관계자는 "영상으로 촬영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하고 왔다. 사견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초상권이 침해될 수도 있다"며 "영상 녹화가 필요하다면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갓배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돕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다.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다. 언성이 높았던 점은 사과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충남 보령시 대천5동 사무소에 모인 보령시민들과 갓배마을 주민들
 지난 20일 충남 보령시 대천5동 사무소에 모인 보령시민들과 갓배마을 주민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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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에 참석한 갓배 마을 주민 A씨는 "갓배 마을에서 50년 동안 살았다. 미군에서 육군으로, 육군에서 공군으로 바뀌면서 갖은 고통을 겪었다"며 "그들은 갓배 마을 주민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도 보령 시민들이다. 지난겨울에도 우리 늙은이들이 천막을 치고 농성했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 와서 얼굴만 내밀고 갔다. 그 세월이 50년이다"라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어디다 호소할 곳도 없다. 우리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와서 들어 보길 바란다"라고 했다.

주민 B씨는 "최근에도 두 번이나 보령시와 충남도를 만나 회의를 했다. 주민들의 의견은 충분히 전달했다고 본다. 이제 도와 시에서 답변을 해야 한다"며 "우리 주민들은 사격장 폐쇄와 이주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매달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대천(보령) 공군사격장은 1960년대 미군에서 사용했다. 이후 대한민국육군을 거쳐 지난 1991년 공군방공포병사령부로 소속이 바뀌어 관리돼 오고 있다. 공군 사격장과 주민들의 갈등은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사격장 주변의 갓배 마을 주민들은 공군사격장으로 인한 소음피해와 환경오염 등을 호소하고 있다.

태그:#갓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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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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