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부가 제3자 변제를 통한 강제동원 문제 해법안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김영환 총북도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이를 옹호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제3자 변제를 통한 강제동원 문제 해법안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김영환 총북도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이를 옹호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 페이스북

관련사진보기

 
"새 정부에 의한 새로운 강제동원 해법은 주권과 국익 차원에서 내린 용기 있는 결단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중략) 더구나 지금처럼 세계가 다시 진영화되고,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지뢰밭이 널려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한일관계를 장기간 충돌로 몰고 가는 것은 자해 행위에 가깝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

"정부의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대부분의 양국 국민은 마음을 열고 문화적으로 교류하고 있는데, 양국 정부만 기 싸움을 하는 형국이 정상은 아니다. (중략) 국가의 실익을 위해 피해국이 갈등 해결을 주도해 풀어가는 진정한 '극일선언'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 우선 두 명의 장관께 감사드린다. (중략)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은 "지고도 이기는 길"을 가고 있다. 진정 이기는 길은 굴욕을 삼키면서 길을 걸을 때 열린다. 일본의 사과와 참회를 요구하고 구걸하지 마라!" -김영환 충북도지사


윤석열 정부가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의 사죄·배상이 빠진 '제삼자 변제' 방식을 골자로 하는 해법을 발표하자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은 이를 적극적으로 엄호하는 모양새다. 이들 단체장은 정부의 조처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용기 있는 결단"으로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 방어 나선 국힘 지자체장... 반응은?

지난 7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은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을 국익 차원의 결단으로 풀이했다. 평소 정치적 발언을 아끼는 박 시장은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정치적 딱지가 '친일'이라는 손가락질임을 감안할 때 국익을 위해 독배를 마시는 용기를 보여준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공개 의견을 밝혔다. 악화 상태의 한일관계를 장기적으로 방치하는 건 국가적 손실이란 주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같은 날 관련 글에서 "국제 정치와 외교 무대에서 많은 실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 힘을 실었다. 굴욕외교 후폭풍이 거세지만, 오 시장은 "양국 발표, 언론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자신감과 자존감 경쟁에서도 우리가 우위에 있다"라고 확신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기꺼이 친일파'를 자처하며 한발 더 나아갔다. 8일 김 도지사는 "윤 대통령과 박 장관의 애국심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 통 큰 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온다"라며 "박정희의 한일협정,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딛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라고 대통령의 대응을 호평했다.
 
국힘 소속 지자체장의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해법안 두둔을 놓고 반발하는 시민사회. 9일 부산시청 앞에서 150여개 단체로 꾸려진 양금덕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추진위가 박형준 부산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항의방문을 진행하고 있다.
 국힘 소속 지자체장의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해법안 두둔을 놓고 반발하는 시민사회. 9일 부산시청 앞에서 150여개 단체로 꾸려진 양금덕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추진위가 박형준 부산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항의방문을 진행하고 있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국힘 소속 지자체장의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해법안 두둔을 놓고 반발하는 시민사회. 9일 부산시청 앞에서 150여개 단체로 꾸려진 양금덕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추진위가 박형준 부산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항의방문을 진행하고 있다.
 국힘 소속 지자체장의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해법안 두둔을 놓고 반발하는 시민사회. 9일 부산시청 앞에서 150여개 단체로 꾸려진 양금덕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추진위가 박형준 부산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항의방문을 진행하고 있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국민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사저널·시사리서치가 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무선 10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를 보면 정부 강제동원 제삼자 변제안에 대해 '찬성한다'라는 의견은 37.8%(적극 찬성 22.2%, 어느 정도 찬성 15.6%)에 불과했다. 반면 '반대한다'라는 의견은 59.5%(절대 반대 47.4%, 대체로 반대 12.1%)에 달했다. 나이와 지역별로는 70세 이상,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응답에서 '반대'가 높았다.

강제동원 피해자와 함께하는 시민사회는 정부의 해법안을 두둔하는 단체장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했다. 150여 개 단체가 결집한 양금덕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추진위는 9일 부산시청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판하는 항의방문에 나섰다.

추진위는 "국민이 격분하고 있고, 고령의 피해자들은 '굶어죽어도 그런 돈은 받을 수 없다;고 절규하는 마당에 시장이 윤 대통령과 일본을 정당화하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런 망언은 신종 친일파의 커밍아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라고 규탄했다.

이지희 부산대 학생,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유동철 포럼지식공감 대표, 김동윤 평화통일센터 하나 대표 등은 현장 발언에서 "가해자 일본이 반성할 생각이 없으니 엎어놓고 가자는 격으로 이를 어떻게 용기로 포장할 수 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오세훈, #윤석열 정부, #박형준, #김영환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